제 소설 장르는 BL입니다

10-1. 갑자기 로맨스요?

by 음미숙

웹 소설을 연재한 지 6개월 만에 온 출간 제의 메일을 시작으로 한 달 만에 총 3편의 작품을 런칭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글을 쓰는 지금도 여전히 놀랍다.

벌써 2025년도 끝나가고 있다. 올 한 해를 원 없이 글을 쓴 것 같다. 앞으로도 아무 걱정 없이 글만 쓰고 싶다. 올해 계약한 웹 소설에는 처음 데뷔했던 웹 소설 장르 BL 말고 로맨스도 한 편 있다.

호기롭게 BL 장르로 시작한 나는 어쩌다 로맨스로 살짝 방향을 틀었을까?

두 개의 BL 웹 소설을 완성하고 첫 번째 작품 계약까지 완료했을 때였다. 기다렸던 공모전이 다가왔고 당연히 BL 장르로 참여하려고 했다. 시놉시스도 BL에 맞춰 다 적어놨는데.

그랬는데 친구가 BL 말고 로맨스는 어떠냐, 제안해주었다. 몇 년 전 로맨스를 쓰긴 썼었다. 그 당시에는 한 편당 5천 자 가까이 써야 했고 회사 일이 많아지면서 완결까지 쓰지 못했다. 요즘엔 한 편당 3,200자이니 과거에 비하면 쓸만했다.

다시 시놉시스를 엎었다. 수 역할을 여자 주인공으로 바꿨다. 15세 이용가로 설정했기에 로맨스로 바꾸는 작업은 어렵지 않았다.

이번 공모전은 타 플랫폼과 동시 연재가 가능하여 기존에 BL을 연재했던 곳에도 무료 연재를 시작했다. 잠깐 잊고 있었다. BL을 보는 독자들이 많은 곳이라는 것을.

조회수가 첫 작품보다도 안 나왔다. 정말 벽보고 글 쓴다는 말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기승전결부터 정성과 애정을 담아 쓰기 시작한 소설이라 꼭 출간이라는 날개를 달아주고 싶은 작품이었다.

오로지 공모전만 바라보고 글을 썼다. 하지만 경쟁률이 엄청난 공모전에서 내 작품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글을 쓰는 내내 행복했지만, 한편으로는 불안한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악플도 무섭지만, 무플은 더 무섭다. 무관심이 더 상처가 큰 법, 나의 로맨스 웹 소설은 조회수뿐만 아니라 무플을 유지하며 점점 가라앉고 있는 듯했다.

그러던 어느 날, 연재 플랫폼의 알람이 울렸다. 첫 댓글이 달린 것이다. 이쯤 되니 악플도 감사할 지경이다. 빠르게 플랫폼에 들어가 보고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전혀 생각지도 못했고 나한테는 이런 기회가 올 줄 몰랐다.
바로 플랫폼 이벤트 작품에 선정된 것이다.

왜죠? 왜 제 작품을 선택하신 거죠?

무료 연재 표지도 나름 신경 써서 만들었으나, 완성해 놓고 보니 미적 감각이 제로인 내가 봐도 너무 유치해 보였다. 소설 내용도 댓글이 없으니, 피드백을 받지 못해 재밌는지도 몰랐다. 물론 내가 쓴 글이라 나는 재밌었다.

로맨스 소설을 매일 쓰면서 6월 출간을 앞둔 BL 소설 원고를 다듬는 중이었다. 곧 웹 소설 작가로 데뷔로 하고 지금 쓰는 소설은 이벤트 작품으로 선정도 되고, 매일 기분이 좋았다. 남자 친구한테 프러포즈 받은 것 다음으로 행복한 일이었다.

출퇴근하는 길에 실실 웃는 날이 늘어났다. 언제쯤 내 작품이 플랫폼 메인에 소개될까, 기다리던 중 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출판사에서 메일이 한 통 도착했다. 나는 또 당연히 블로그 도서 협찬 메일인 줄 알고 클릭했다가 내 눈을 의심했다. 읽고 또 읽어도 협찬 메일이 아닌 로맨스 소설 계약 제의 메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