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소설 장르는 BL입니다

9. 계약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by 음미숙

계약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제목 그대로다. 소설을 완결했다고, 출판사와 출간 계약을 했다고 끝이 아니었다. 본 게임은 그때부터 시작이었다.

출판사에서 교정을 봐 주기는 하지만, 먼저 작가가 맞춤법은 한 번 검수하고 보내야 한다. 소설을 여러 번 다시 보면서 어색한 문장을 뽑아냈다. 처음에는 의욕에 넘쳐 지겨워질 때까지 읽고 또 읽었다.

그 후, 소설을 쓸 때는 처음부터 맞춤법에 신경썼다. 덕분에 두 번째 작품은 무난하게 출간할 수 있었다.

먼저 웹 소설 플랫폼에 출간 심사를 하여 출간 일정과 프로모션을 안내받는다. 언제 출간할지도 궁금했고 당연하게 프로모션을 받고 출간하겠지만, 혹여라도 통과하지 못할까 봐 두근거렸다. 초보 작가는 그 과정 하나하나가 다 걱정이었다.

플랫폼 프로모션이란 10% 할인, 신인 작가 홍보 등등 다양한 방법으로 광고해 주는 것이다.

출간 일정이 나올 때쯤에 표지 시안서를 작성하고 출판사에서 보내준 교정본을 또 검토한다. 작품 소개 글을 출판사에 보내고 나서 한숨 돌릴 수 있었다.

드디어 작품이 출간되었다. 이미 계약 제안이 왔을 때부터 나는 길거리에서 실실 웃을 정도로 행복했다. 출퇴근하는 길이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었다.

하지만 상자를 열어보니, 결과는 냉담했다. 무료 연재 때는 항상 웃던 독자들의 반응은 날카로웠다. 순간 마음이 철렁했지만, 귀한 조언이라고 생각했다. 다음 작품은 더 열심히 써서 긍정적인 반응을 받고 싶다고 다짐했다.

무료 작품이 유료 작품이 되었을 때 독자들의 따끔한 반응에 잠시 놀랐지만, 유익한 경험이었다. 독자를 끌어당기는 글을 쓰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계약서에 서명하는 것을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처럼 출간하고자 하는 마음도 깊이 생각하는 것이 좋다. 예상치 한 악플에 크게 상처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나도 가슴이 너덜너덜했지만 그래도 기회가 있다면 출간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쓴 글은 웹 소설 연재한 지 6개월 만에 작가로 데뷔했다고 자랑하는 글이 아니다. 유명한 작가님처럼 내 작품이 좋은 성적을 거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더더욱 과시하는 것이 아니다.

책 읽기 좋아하는 내가, 글쓰기를 배운 적 없는 내가 작가가 되길 원하는 마음으로 간절히 노력해서 꿈을 이뤘다. 내가 해냈으니 이 글을 읽는 나와 같은 뜻을 가진 분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내가 책을 읽고 리뷰를 쓰는 이유, 웹 소설을 연재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많은 분이 독서를 시작했으면 하는 마음에 매일 읽고 쓰기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독서와 글쓰기를 시작하면서 내 삶은 많이 달라졌다. 남들 앞에서 말도 잘 못하던 내가 용기 있게 의견을 말할 수 있게 되었다. 독서하며 알게 된 지식으로 다른 사람과의 대화도 자연스럽게 이끌어갈 수 있게 되었다.

어느 순간 나와 대화하고 싶은 사람이 많이 늘어났다. 내가 긍정적으로 바뀌니, 주변에서 나를 통해 힘을 얻었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책 덕분에 나를 사랑하는 방법을 배웠다. 글쓰기를 통해 꿈을 이루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는 행복한 날보다 행복하지 않은 날이 더 많다. 독서를 하며 어려운 일이 다가와도 침착하게 벗어날 수 있었고 슬퍼도 금방 털어내고 웃을 수 있었다.

이 모든 것이 독서와 글쓰기의 힘이라고 믿는다. 나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많은 분들이 느낄 수 있도록 앞으로도 열심히 키보드를 두드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