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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안 Apr 24. 2023

소사업 마케팅은 다르다.

영업, 마케팅, 소사업 마케팅 모델

비행기 조종사가 아무 계획 없이 비행기를 이륙시키면 어떻게 될까요? 연료만 낭비하고 원하지 않는 곳에 착륙하게 될 겁니다. 사업가는 매일 문제에 부딪히고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사업 의사결정은 계획입니다. 고객을 발굴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야 하고, 성장 하기 위한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합니다. 

아이젠하워는 2차 세계대전 중 유럽연합군 사령관으로 근무하고 미국의 34대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그는 나치로부터 유럽을 재탈환하기 위한 책임을 지고 노르망디 상륙작전 전투를 감독하며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전투를 위한 준비에서 계획은 쓸모없다. 그러나 계획은 모든 것이다.> 모든 전문가는 계획을 갖고 행동합니다. 사업주는 이익을 내는 사업을 위해 마케팅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영업과 마케팅은 무엇이 다른가?

사람들은 대개 <영업은 파는 것이고, 마케팅은 홍보나 광고 같은 거다.>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사업은 팔아야 하기 때문에 영업의 필요성은 쉽게 이해하지만, 마케팅은 막연하고 개념적인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마케팅은 그렇게 애매모호한 개념이 아닙니다.


영업

영업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비자나 기업에 파는데 필요한 모든 행동을 말합니다. 영업사원은 가망고객을 발굴하고, 가망고객 중 제품이나 서비스에 관심이 있는 잠재고객을 판별하여 구매를 설득합니다.

영업은 고객의 관계에 따라 세 단계로 구분합니다.

가망고객(prospects):- 가망고객은 당신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아직 당신의 존재조차 알지 못할 수 있습니다.  

잠재고객(leads):- 가망고객과 소통하여 당신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알립니다. 가망고객이 제품에 관심이 있고, 구매할 예산이 있고, 구매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요건을 다 갖췄다면 잠재고객입니다. 잠재고객은 판매를 위해 설득하는 대상이 되는 사람들입니다.

구매고객(customer):- 잠재고객이 당신에게 이미 지불하였다면 비로소 구매고객이 됩니다. 재구매를 하도록 사후관리의 대상이 되는 사람들입니다. 

영업사원은 어떻게 가망고객을 발굴할 수 있을까요? 마케팅 노력이 가망고객을 발굴하고, 가망고객을 잠재고객으로 전환하는 좋은 방법입니다.


마케팅

마케팅 기법들을 예시로 설명합니다. 요가원을 신규 개업한 상황입니다.

시장조사:- 기존에 나온 보고서와 온라인 조사를 통하여 요가원의 주된 회원은 20~30대 직장인임을 발견하였습니다. 조사자료를 토대로 20~30 여성을 타겟고객으로 정합니다. 입지는 시청 통계자료와 상권분석 시스템을 통하여 20~30대 여성 직장인이 가장 많이 이동하는 지역에 장소를 선정합니다. 자료를 직접 수집하거나 이미 만들어진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활동이 시장조사(market research)입니다. 시장조사는 통계지식과 전문적인 조사능력이 필요하며 매우 중요한 마케팅 활동입니다.

브랜드:- '요가인'이라고 이름을 짓고 로고를 만들었습니다. '바쁜 직장인 여성들이 스스로 돌보고, 건강하고, 행복해질 수 있도록 요가인이 도와드립니다'라는 구호를 만들었습니다. 20~30대 직장인 여성이 요가하려면 '요가인'으로 가야 하는 생각을 떠올리게 만드는 모든 활동이 브랜딩(branding)입니다. 

광고:- 이름, 로고, 구호를 넣은 큰 간판을 제작하여 내걸었다면 광고(advertising)입니다.

판촉활동:- 기존 회원이 친구를 추천하여 신규등록하면, 두 사람에게 각각 3만 원짜리 요가매트를 선물로 증정하는 이벤트를 벌였다면 판촉활동(promotion)입니다.

PR:- 요가원이 여성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화재를 얻고 있음을 알게 된 지역신문 기자가 '요가인'에 대해 기사를 썼다면 PR(public pelations)입니다. 

이메일 마케팅:- 요가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 이메일주소를 얻고, 정기적으로 요가에 대한 칼럼과 할인행사를 알리면 이메일 마케팅(email marketing)입니다.

판매:- 요가에 관심을 갖고 찾아온 사람에게 요가원의 시설을 안내해 주고, 어떤 프로그램이 좋을지 상담을 해서 가격을 제시하고, 돈을 지불받았다면 판매(sale)입니다. 

마케팅은 위의 모든 활동과 영업까지 포함하는 과정입니다. 마케팅은 어떤 사람들의 욕구를 만족시킬지 타깃고객을 정하고, 어떻게 그들이 우리를 선택할지 만들기 위한 전략입니다. 사람들이 흔히 마케팅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전술입니다. 전략과 전술은 다음과 같은 차이가 있습니다. 

전략(strategy)은 장기적 목표를 정하고 어떻게 그것을 성취할지 계획하기입니다. 높은 산 꼭대기에 오르는 것이 목표라면 꼭대기까지 가는 여러 가지 경로가 있습니다. 전략은 여러 가지 경로 중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가장 빠르고 쉬운 경로를 선택하는 과정입니다.

전술(tactic)은 목표에 가까워지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들입니다. 높은 산에 오르는 것이 목표라면 스틱을 쓰거나, 배낭 무게를 줄이거나, 음식물을 선택하는 작은 행동들이 전술입니다.  

열심히 일하는데 성과가 없다면, 전략 없이 온갖 전술들을 무작위로 시험하고 있는건 아닌지 자문자답 해 보아야 합니다. 예컨대 별생각 없이 홍보용 팸플릿을 만들어서 사무실에 먼지가 쌓일 때까지 쌓아두거나, SNS마케팅이 인기라고 하니 인스타그램에 비즈니스 계정을 만들어 여러 가지를 올려보다가 방치하는 식입니다. 성공하기 위한 계획이 필요합니다.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그 전략을 토대로 적절한 전술을 선택해야 합니다. 


소사업 마케팅은 대기업의 그것과 다르다. 

필립 코틀러의 '마케팅 원리'는 전 세계 대학에서 마케팅 교재로 가장 많이 쓰입니다. 깨알 같은 글씨로 700페이지에 달하는 이 책은 STP와 4P를 설명하고 실제 기업들의 마케팅 사례가 풍부합니다. 많은 영감을 얻을 수 있는 책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규모 사업가는 책을 본 후 실천할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대기업에 적합한 마케팅 이론과 사례들만 다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기업과 소사업의 마케팅이 달라야 하는 이유는 그 목적과 자원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대기업 CEO들의 경영 우선순위는 '주주가치 제고'입니다. 경영을 잘해서 주가를 끌어올리고 수십, 수백만명의 주주를 행복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반면에 소사업은 당장 수익을 내고 현금이 들어오도록 하는게 중요합니다. 
'도브'는 시장조사로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의 기준을 제시하는 대중매체 때문에 여성들이 낮은 자존감 문제를 겪고 있다는 걸 알아냈습니다. '진정한 아름다움을 찾자'라는 캠페인을 벌이기 시작했고, 2013년에 만든 영상은 역대 최고 광고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사회에 긍정적 메시지를 스토레텔링으로 전달한 덕분에 '도브'는 브랜드 가치를 크게 높였습니다. 이런 사례를 접하면 소사업도 따라고 해보고 싶습니다. 브랜드 구축이 이익을 높이는데 핵심요소임을 알아도 소사업은 그럴 시간적 여유가 없습니다. '도브'가 대중의 지지를 받으며 크게 성장한 것은 캠페인을 시작하고 10년이 훨씬 지나서입니다. 

소사업은 예산도 적습니다. 사업이 수익을 내려면 비용은 줄이고, 이익은 늘려야 합니다. 공급업체로부터 원재료를 싸게 사서, 효율적으로 생산하고, 인건비를 줄이는 방법으로 원가절감을 하면 수익을 약간 개선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마른 수건 쥐어짜기' 경영방식으로 승부를 보려고 하면 '규모의 경제' 효과 때문에 소사업은 대기업을 이길 수 없습니다. 소사업은 돈, 시간, 인력의 자원이 훨씬 적습니다.

소사업이 극적으로 수익을 개선하는 방법은 마케팅 능력의 개선입니다. 당신의 사업에 딱 맞고 실행할 수 있는 마케팅 모델이 필요합니다. 


내 사업에 딱 맞는 마케팅 계획을 세워라.

소사업은 마케팅 개념 없이 영업 노력만 기울이는 경우도 많습니다. 영업은 전화, 인터넷, 이메일을 통하여 직접 소통하기 때문에 설득력이 높은 커뮤니케이션 방법입니다. 사업 종류에 따라 고객과 직접 커뮤니케이션 하는 방식의 영업이 매우 중요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영업과 마케팅의 차이에서 설명하였듯이, 영업은 마케팅의 일부이기 때문에 영업이란 전술만 수행하면 전략적 목표를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어렵습니다. 

(그림 A) 커뮤니케이션 단계별 고객 (출처: 새태 경영컨설팅)

(그림 A) 영업 깔때기는 당신과 고객의 관계를 분석하여 단계별로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 알 수 있는 도구입니다. '인지' 단계에서는 고객에게 당신을 알려서 가망고객을 발굴합니다. 고객의 상태가 '관심', '고려' 단계라면 잠재고객인지 판별하여 구매를 설득합니다. 지불하였다면 구매고객으로 '전환'되어 사후관리를 합니다. 모델을 만들고 시각화하면 고객과의 관계를 잘게 쪼개어 분석할 수 있습니다. 고객이 어느 단계에 있는지 알 때 당신은 무엇을 해야 할지 정할 수 있습니다.

(그림 B) 소사업 마케팅 모델 (출처: 새태 경영컨설팅)


(그림 B) 소사업 마케팅 모델은 '타깃고객'을 결정하고, 그들이 있는 매체를 찾아 브랜드를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다음은 '콘텐츠'로 브랜드가 어떻게 고객의 삶을 더 낫게 만드는지 스토리텔링으로 관심을 갖게 만듭니다. '상담'을 통하여 구매결정을 이끌어 내고, 고객의 기대에 부응하는 '제품전달'로 장기적인 관계를 만듭니다. 이 모델은 사업가가 고객별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객은 구매를 위해 비교적 많은 정보를 얻어야 할 때 많이 사용하는 모델입니다. 법률, 경영컨설팅, 스포츠 서비스가 그 예입니다. 


모델링의 효과

모델이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계, 패턴, 규칙을 찾아내서 모형화하는 것을 말합니다. 마케팅 모델을 만드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사업가가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있습니다. 마케팅 지식이 아무리 많아도 실천하지 못하는 이유는 헷갈리기 때문입니다. 모델은 단계별 행동이 있기 때문에 헷갈리지 않습니다. 두 번째는 자동화로 효율을 높입니다. 예컨대 마크 저커버그는 48달러짜리 회색 반소매 티셔츠만 입습니다. 600조 원 가치의 기업을 운영하는 이 스타 경영자는 매일 아침 뭘 입을까 고민하는 것을 시간 낭비라고 여깁니다. 매일 아침 자동으로 같은 옷을 입습니다. 중요하지 않은 일에 들어가는 시간과 에너지를 아껴 사업을 성장시킬 아이디어를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모델을 미리 만들어 두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를 헷갈리지 않고 즉각 행동하는 효율성이 생깁니다. 


소사업가는 비교적 빨리 성과를 내는 마케팅 모델이 필요합니다.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전략을 세우고 적절한 전술을 숙고하여 모델을 만듭니다. (그림 B)와 같이 마케팅 모델을 한 장에 그림으로 만들면 무엇을 해야 할지 헷갈리지 않습니다. 사업별 다른 모델이 필요하지만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새로운 것을 창조하려면 너무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기 때문입니다. (그림 B) 소사업 마케팅 모델을 이해하고, 소소하게 수정하여 자신만의 모델을 만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이 글은 새태 경영컨설팅 웹사이트 함께 게시됩니다. http://www.saetae.marketing에 방문하면 모델을 PDF로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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