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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안 Nov 15. 2023

노력하면 된다X , 전략적 사고O

전략 2

마크 저커버그는 하버드를 중퇴하고 페이스북을 창업하였을 때 <빠르고 움직이고, 파괴하라>를 모토로 일했다. 마윈은 알리바바로 중국 인터넷 산업을 정복하고 <알리바바는 1001번째 실수였다. 절대 포기하지 마라>라고 말했다.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의 공동창업자로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스타 경영자로 <무엇인가 충분히 중요하다면, 승산이 없을 것 같아도 그것을 하라>고 조언했다. 리처드 브랜슨은 많은 역경을 이겨내며 버진 그룹을 만든 자수성가형 사업가이다. 그는 재무제표를 볼 줄 모르는 괴짜 CEO로 유명하며 <마지막에는 '집어치우고, 그냥 해!'라고 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경영철학은 창업가의 열정을 자극한다. 누구나 새로운것에 도전하고, 말 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고 싶을 것이다.


성공한 CEO들에 대한 책을 읽거나 강의를 들으면 눈이 번쩍 뜨이는 통찰을 얻는 듯하다. 이런 이야기로 자극을 받고 열정이 생겨도 막상 행동하려고 하면 무엇을 해야 할지 헷갈린다. 가장 어려운 질문은 <무엇에 매진해야 하는가?>이다.

    파일럿이 목표와 경로를 정하지 않고 비행기를 이륙시키면 어떻게 될까? 아마도 이리저리 비행하다가 연료를 다 소모하고 원하지 않는 곳에 착륙하게 될 것이다. 목표와 경로를 계획하지 않고 무작정 뛰어드는 창업가는 열정과 돈과 시간을 낭비하기 쉽다. 창업 실패의 비용은 크다. <하면 된다>는 조언들이 공허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창업가는 <어떤 사업에 도전할지, 어떤 방식으로 제품을 만들지, 어떻게 자금을 조달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무엇을?'과 '어떻게?'를 결정하는 것이 전략이다. 창업가가 파일럿이라면 어디로 갈지 목표부터 분명히 정하고, 목표로 가는 다양한 경로 중에서 가장 저렴하고, 빠르고, 안전한 경로를 선택한다. 지도가 없을 때에도 추정을 통하여 최적의 경로를 설계하는 일이 전략이다. 비행기를 조종하다가 예상치 못한 난기류를 만나면 경로를 바꿀 수도 있다. 전략을 달성하기 위한 작은 선택들이 전술이다. 창업이라는 불확실성이 높은 일을 시작할 때는 전략적 사고가 성공확률을 높인다.


전략이 만든 차이

제프 베이조스는 1994년 인터넷에서 책을 팔겠다는 아이디어로 아마존을 창업하였다. 아마존은 전자상거래 사업을 넘어서 '모든 것을 파는' 기업이 되었다. 아마존 웹 서비스(AWS)는 클라우드 산업에서 35%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높은 이익을 내고 있다. 킨들은 전자도서를 읽을 수 있는 태블릿이고, 알렉사는 비서 역할을 하는 인공지능 스피커이고, 아마존 고는 직원이 없는 무인 소매점이고, 아마존 프레쉬는 미국에서 월마트와 경쟁하는 식료품 유통점이다.

    블루오리진은 베이조스가 설립한 항공우주 기업이다. 베이조스는 거의 모든 사업에서 큰 성공을 거두며 독점기업을 만들지만 블루오리진 만은 낙오자다. 사람들을 재활용 가능한 로켓에 태워 우주까지 올려 보내는 프로그램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편 테슬라의 공동창업자인 일론 머스크는 블루오리진이 설립되고 2년 후에 민간 우주기업인 스페이스 X(Space X)를 설립했다. 그들은 팰런 9이라는 로켓을 상업용 및 군사용으로 우주궤도에 보냈다. 블루오리진의 무인 로켓 두 대가 공중분해 될 때, 팰컨 9는 추진로켓을 대서양에 띄운 드론 선박에 착륙시켰다.

제프 베이조스 vs 일론 머스크

제프 베이조스와 일론 머스크, 두 명의 억만장자는 항공우주 산업에서 경쟁하고 있다. 베이조스가 머스크보다 2년 일찍 창업했지만 블루오리진의 존재는 미미하다. 스페이스 X만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우주 산업이라는 원대한 비전은 동일했지만 그들의 전략은 뚜렷한 차이점이 있었다.

    저널리스트 스티븐 레비가 와이어드에 기고한 글에 따르면, 블루오리진은 초기 몇 년 동안 '회사라기보다는 동호회와 비슷했다'라고 한다. 베이조스는 '그라다팀 페로치떼르(Gradatim Ferociter)'라는 라틴어로 회사의 목표를 만들었는데, 그 뜻은 '한 걸음씩 담대하게'였다. 베이조스는 아마존 사무실 책상들을 직접 조립해서 쓸 정도로 절약 정신을 강조하는 경영자이다. 블루오리진도 초기에 직원수를 70명 이하로 유지하며, 6개월 간격으로 새로운 버전의 로켓을 선보이고자 했다. 이런 작은 성과들은 결국 유인 궤도 비행체라는 큰 사업으로 천천히 전환해 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일론 머스크는 2002년 더 경제적이고 재사용 가능한 로켓을 만들며 우주 개척을 열어가겠다는 목표로 스페이스 X를 설립했다. 머스크와 베이조스의 목표는 같았지만 스페이스 X는 블루오리진과 정반대의 전략을 선택했다. 베이조스는 자신의 돈으로 블루오리진을 설립하여 운영하는 개인 기업을 고집했다. 반면에 일론 머스크는 벤처투자자로부터 종잣돈을 얻어 기업의 자금을 조달했다. 스페이스 X는 위성을 궤도에 쏘아 올리기 위해 정부가 발주하는 사업에 항공우주 분야의 거대기업들과 경쟁입찰에 참여하였다. 블루오리진이 비용을 아끼며 장기적 성장을 추구하것과 대비하여 스페이스 X는 처음부터 수익성을 추구했던 것이다.

    블루오리진은 정부가 발주하는 사업에 시험적으로 참여하여 '승무원 지원 사업'을 따내 2500만 달러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블루오리진은 한 걸음씩이라는 원칙에 따라 우주선 개발에 집중한다는 큰 사업의 입찰에 참가하지 않았다. 이때 스페이스 X와 보잉이 그 프로젝트를 따냈고 초기 비용으로 4억 4000만 달러라는 거액을 받았다. 몇 년 뒤 나사(NASA)에서 진행했던 프로그램의 감사 결과를 공개했는데 스페이스 X는 이 프로젝트에서 총 77억 달러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베이조스는 자신이 한 결정을 잊고 '왜 우리는 여기에 입찰하지 않았죠'라고 큰 소리로 외쳤다고 한다. (출처:- 아마존의 전기 '언바운드')


2013년 블루오리진의 직원이 250여 명일 때, 스페이스 X에 직원은 2750명 있었다. 향후 스페이스 X는 블루오리진에 연전연승하며 급성장했다. 베이조스는 '태양계에서 존재하는 행성 중 지구가 단연 최고의 행성'이라고 믿었고 건강한 사람을 우주로 보내서 더 많은 자원을 가져와야 한다고 말한다. 머스크는 우주산업이 일종에 보험이라고 주장한다. 지구의 재난이 닥칠 때를 대비해 화성에 식민지를 개척해야 한다고 말한다. 두 기업의 다른 DNA를 갖고 있었다.

    블루오리진이 먼저 시작하여 선점 효과를 누릴 수도 있었으나 그 우위는 오래가지 못했다. 현재 블루오리진은 직원은 400명이고 스페이스 X의 직원은 4500명이다. 베이조스는 매년 아마존의 주식을 10억 달러(약 1.3조 원)씩 팔아 블루오리진에 투입하고 있다. 블루오리진은 베이조스 개인의 자금에 의존했다. 그러나 머스크는 정부 사업에 참여하며 스페이스 X의 성장 비용 대부분을 미국의 납세자들이 부담하게 만들며 사업을 키웠다.

비전이 똑같고 자원이 비슷했던 두 기업은 창업자의 전략에 따라 운명이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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