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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안 Nov 30. 2023

인공지능 시대, 무용한 인간이 될까 두렵다면

전략

인공지능이 발달하면 자동화로 인해 모든 직업이 사라질지도 모른다. 유발 하라리는 인공지능 시대에 무용 계급(uesless class)이 등장하며 21세기식 신카스트 제도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예측한다. 무용 계급이란 인공지능이 기존의 경제구조를 파괴하고 많은 노동력을 대체해 쓸모가 없어지는 인간들을 말한다. 소수의 인공지능 엘리트들이 모든 부를 독점하며 군림하고 대다수는 가난해지며 불평등의 정도가 더 커질 것이라고 본다. 

    유발 하라리의 예측은 암울하지만 불평등은 이미 도를 넘었다.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등 거대 테크 기업의 창업자들 재산은 각각 100조 원을 훌쩍 넘는다. 일반 노동자가 수 만년을 다시 태어나 일만 해도 얻지 못할 액수의 부이다. 2022년 한국의 GDP는 1.67경 달러이다. 실리콘 밸리가 있는 캘리포니아의 GDP는 3.59경 달러이다. 미국의 주 하나가 한국보다 경제규모가 두 배 가까이 된다. 애플의 시가총액은 2000조 달러로 유럽의 한 국가, 그리스 전체 GDP와 맞먹는다. 인터넷 기업일수록 승자독식하는 경향이 있다. 인공지능 시대에는 지금보다 더 소수의 기업이 거의 모든 부를 독차지할 개연성이 충분하다.


내 일자리는 안전한가?

인간은 낮 시간 동안 일을 하며 인생의 3분의 1은 직장에서 보낸다. 일은 꼬박꼬박 들어오는 월급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수단일 뿐 아니라,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힘의 원천이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가장 먼저 하는 말이 자신의 직업이다. 직업을 자신의 정체성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자 인생에서 중요한 가치관은 다르다.) 직업은 공동체에 기여하고 있으며 사회의 구성원임을 내포한다. 

    실직하면 경제적 타격은 물론 심리적 타격이 크다. 한 연구에 따르면 실직자들은 6개월 내에 우울증 발병률이 3배나 높아진다. 실업률은 알코올 중독과 높은 상관관계가 있다. 실직하였을 때 열심히 구직활동을 하여도 반복적으로 실패하면 무기력증에 빠지고 구직을 완전히 포기하게 된다. 

    인공지능의 발전은 사람들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인공지능에 의해 사라질 일자리를 예측하기는 하나의 산업이 된 듯하다. 맥킨지, 베인앤컴퍼니, 보스턴컨설팅그룹과 같은 유수의 컨설팅 회사들은 한 번에 수백억씩 받으면서 기업에게 주로 '경영 의사결정' 컨설팅을 한다. 이 컨설팅 회사들은 트렌드를 예측하고 일자리 전망 보고서를 매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이슈는 인공지능에 빠르게 대체될 위험한 직업과 덜 위험한 직업을 판별하는 일이다.

출처: 맥킨지, 미국 노동부 2016년

2016년 매킨지와 미국 노동부의 연구결과이다. 동그라미의 크기는 일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나타낸다. 파란색일수록 현재 기술로 자동화되기 쉽고, 빨간색일수록 자동화가 어렵다. 숙박/음식 서비스업과 제조업의 육체적 노동은 2016년 기술로 당장 자동화될 수 있다. 전문직, 경영 관리 산업에서 전문성을 발휘하는 업무는 자동화되기 어렵고, 교육 서비스는 자동화가 매우 어렵다. 

    그러나 2022년 챗GPT(ChatGPT)가 상용화되면서 그 예측이 바뀌었다. 챗GPT는 생성형 인공지능이다. 언어, 이미지를 인식하고 사람처럼 말을 하거나 그림을 그린다. 

출처:- 맥킨지 2022년

맥킨지의 2022년 연구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30년까지 성장하는 직업은 의료 전문가, 의료 보조자, 기술자, 웰빙, STEM(과학, 기술, 엔지니어링, 수학)이다. 감소하는 직업은 음식 서비스, 고객 상담과 판매, 사무원이다. 2016년 교육서비스는 대체되기 가장 어려운 산업으로 꼽혔으나, 2022년에는 교육서비스도 인공지능으로부터 안전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온라인 교육이 널리 퍼졌고, 인공지능은 거의 공짜로 개인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1:1 맞춤형 교육으로 발전할 수 있음을 상상케 한다. 

    인공지능이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많다. 연구에 따라 다르지만 2030년까지 전 인구에 40%는 다른 직업으로 바꿔야 할 수도 있다. 기업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자동화를 도입하고 있다. 기계는 24시간 일해도 지치지 않고, 불평하지 않고, 시킨 일을 오차 없이 수행한다. 마트의 점원처럼 반복적인 업무일수록 자동화 가능성이 높다. 생성형 AI가 나오면서 지식을 파는 전문직 직업도 더는 안전하지 않다. 예컨대 세무사의 주 업무인 세무 기장대리와 신고대리는 반복적이고, 패턴이 있고, 모든 거래정보가 디지털화되면서 자동화가 쉽다. 인공지능은 이미 변호사 시험을 통과하였고, 인공지능이 쓴 판결문은 완성도가 70%에 달한다. (참조 기사)


일자리를 지키는 방법은?

인공지능의 최우선 원칙은 보안과 통제여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사람 모습을 한 대화형 인공지능을 공개했는데 욕설과 인종차별 발언을 내뱉는 바람에 큰 비판을 받고 공개를 철회했다. 기계가 사람들의 편향과 공격성까지 학습한 것이다. 인공지능 기술 발전에 대한 기대가 높은 만큼, 인공지능이 인간을 파괴할지도 모른다는 공포도 크다. 예컨대 이미지 센서로 사물을 식별하는 알고리즘과 드론을 결합하면 살인로봇을 만들 수 있다. 바퀴벌레 크기의 드론이 날아다니면서 인간만 식별해 죽인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유발하라리는 <호모데우스>에서 인공지능 시대에 유망한 직업으로 철학자를 추천한다. 인공지능이 모든 것을 자동화하는 날이 오더라도 의사결정은 최종적으로 가치 판단으로 귀결된다. 예컨대 자율주행 차가 돌발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100% 확률로 1명을 죽이거나 90%의 확률로 2명을 죽이거나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가정해 보자. 공리주의와 통계에 익숙한 대부분의 사람은 100%로 1명을 죽이는 게 낫다고 판단할 것이다. 그러나 100%로 죽는 게 운전자 자신이라면? 혹은 자신의 딸이라면? 그리고 그 사고의 책임은 누가 져야 하는가? 자율주행 차가 어떤 선택을 할지 그 알고리즘은 사람이 통제해야 한다. 이 알고리즘은 확률과 통계를 넘어서는 가치 판단이 필요하고 그 일을 하는 직업이 철학자이다. 

    인공지능 시대에 대비하는 한 가지 방법은 평생교육이다. 변화에 따라 새로운 것을 익히고 훈련해야 한다. 온라인 교육을 이용해서 새로운 지식을 쌓고 자동화 가능성이 어려운 직종으로 이직해야 한다. 매킨지의 연구에 따르면, (적어도 2030년 까지는) AI가 가장 접근하기 어려운 분야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는 사람의 온기가 필요한 직업이다. 의료보조원, 정신과 의사를 말한다. 두 번째는 전략이 필요한 직업이다. 관리자, CEO, 알고리즘 엔지니어, 통계학자, 입법자를 말한다.


딥 블루와 알파고의 차이가 주는 교훈

체스 프로그램인 딥 블루(Deep blue)는 1997년 그랜드마스터 가리 카스파로프를 이겼다. 그로부터 19년이 지난 2016년 구글의 알파고(AlphaGo)는 바둑 챔피언 이세돌을 이겼다. 바둑은 가로 19줄 세로 19줄의 판 위에서 이루어지는 게임으로 경우의 수가 무한하다. 바둑은 첫 수가 12만 9960가지이고 체스는 첫 수가 400가지이다. 체스보다 바둑을 예측하기가 훨씬 어렵기 때문에 알파고가 출현하는데 시간이 더 걸렸다.

    인공지능이 하는 일은 패턴을 찾고 자동화하는 것이다. 딥 블루는 사람이 컴퓨터에게 패턴을 일일이 가르쳤다. 알파고는 패턴을 스스로 찾아내며 학습한다. 학습하는 인공지능은 인간의 능력으로는 볼 수 없는 패턴까지 찾아낸다. 인공지능은 바둑처럼 규칙에 얽매인 한정된 세계에서 잘 작동한다. 예컨대 '세무 기장'은 지식을 기반으로 한 전문적 과업이지만 세법이라는 명확한 규칙에 따라 작동하는 일이다. '세무 기장'은 인공지능에 쉽게 대체된다. 

    딥 블루와 알파고의 차이는 한 가지 교훈을 준다. 규칙이 있고 협소한 분야에서 전문화된 직업은 인공지능에 먹잇감이 된다는 점이다. 인간의 강점은 체스와 같이 협소한 분야에서 전문화되는 것보다 불확실성이 높은 열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다. 맥킨지는 CEO를 인공지능에 대체되기 어려운 직업으로 분류했다. CEO의 주요 과업이 '전략적 사고'를 바탕으로 무엇을 할지 의사결정을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사람이 CEO가 될 수는 없다. 인공지능 시대에 대비하려면 '평생학습'을 수용해야 하고 '전략적 사고'라는 스킬을 배워야 한다.



다음에 계속... 평생학습, 인공지능 시대에 필요한 스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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