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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안 Jan 22. 2024

한 입 베어문 사과, 빨간색 콜라의 힘

AI시대 브랜딩 1

아이폰 16과 갤럭시S 24 중 어느 것을 사야 할까? 경쟁이 치열하다. 아이폰과 갤럭시에는 핵심 부품이 30개 정도 들어가고 각각의 부품은 다시 수십 개의 부품들로 이루어진다. 스마트폰을 선택할 때 이 부품들을 다 조사하고 비교분석해서 사는 사람들이 있을까? 물론 성능뿐 아니라 애프터서비스나 할인행사와 같은 정보도 중요하다. 대부분의 사람은 복잡한 정보를 처리할 시간이 없다. 어떤 걸 살지 결정하기 위해서는 정보를 압축하고 단순화해야 한다. 스마트폰을 선택한 이유를 물어보면 대답은 다양하다. 대개는 좋은 카메라, 빠른 속도, 강화된 보안성 등을 말한다. 그냥 쓰던 것을 쓴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스마트폰처럼 기술적으로 복잡한 제품일수록 핵심정보에 집중해야 어떤 걸 살지 결정하기 쉬워진다.


코카콜라가 더 맛있는 이유

1980년대 업계 2위였던 펩시콜라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블라인드 테스트를 실시했다. 상표를 보여주지 않고 코카콜라와 펩시콜라를 마시게 하였다. 결과는 펩시의 승리였다. 많은 사람들이 코카콜라 보다 펩시콜라가 맛있다고 평가했다. 이것이 광고로 나가고 펩시콜라는 시장 1위로 올라섰다. 위기감을 느낀 코카콜라는 펩시콜라가 단맛이 더 강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여 새로운 콜라를 내놓았다. 그러나 반전이 있었다. 코카콜라를 마시던 소비자들이 코카콜라를 원래대로 되돌려 놓으라고 대대적으로 항의한 것이다. 코카콜라는 결국 원래의 코카콜라로 돌아갔고 다시 시장 1위를 탈환하였다. 펩시콜라의 블라인드 테스트는 조작된 것이었을까? 그렇지 않다. 실제로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사람들은 펩시콜라를 더 좋아했다. 이유를 분석한 전문가들은 사람들이 콜라를 마실 때는 블라인드 테스트처럼 한 모금씩 마시는 것이 아니라 330ml의 한 병을 천천히 나눠 마시기 때문에 맛이 다르다고 말했다.

    나중에 신경과학자들은 블라인드 테스트를 반복하였다. 67명의 피실험자들을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장치에 들어가게 한 후 콜라를 마시게 했다. 먼저 본인이 어떤 브랜드를 마시는지 모르는 상태에서는 모두 측중격핵(달콤함을 느끼는 부분)이 활성화되었다. 그리고 브랜드를 알려주었다. 그러자 측중격핵 외에 전전엽두 피질의 활동이 크게 증가하였다. 이 부위는 정서적 판단을 할 때 활성화 되는 부위다. 실험 결과는 코카콜라가 펩시콜라 보다 정서와 기억을 훨씬 더 강하게 활성화시키는 것을 보여주었다. 코카콜라라는 브랜드를 알고 마실 때 이전의 좋은 감정이 되살아나고 즐거움에 대한 기대를 형성한 것이다. 사람들이 코카콜라를 마시는 것은 설탕물을 마시는 것이 아니라 긍정적인 기억을 맛보는 것이다.

    블라인드 테스트는 큰 쓸모가 없다. 현실세계에서는 누구도 블라인드로 콜라를 마시지 않는다.

숨은 욕구를 알아내는 기법

사람들이 자신조차 미처 인식하지 못한 마음을 알아내기 위한 방법 중에 ZMET Zaltman Metaphor Elicitation Technique이라는 기법이 있다. ZMET은 심층면접에 참가할 사람들로부터 어떤 브랜드를 보고 떠오르는 그림이나 사진을 가져오게 한다. 그다음 심층면접을 통해 그것에 대해 이야기를 듣는다. 면접자는 조사대상이 브랜드에 대해 어떤 은유를 사용하는지 그 이유가 무엇인지 조사하며 숨은 욕구를 찾아낸다.

    예컨대 코카콜라는 브랜드콘셉트를 개발하기 위해 ZMET을 이용했다. 조사에 참여한 사람들은 코카콜라를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사진이나 그림을 가져오도록 요청받았다. 코카콜라의 브랜드 이미지는 '갈증해소, 즐거움, 긍정적인 열정'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한 참가자는 의외의 사진을 가져왔다. '관중이 가득 차 있는 축구 경기장에서 명상에 잠겨 있는 붉은 가사를 걸친 라마 승려'를 가져왔다. 연구자는 기존의 이미지와 상반되는 이 그림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기 위해 심층면접을 실시했다. 그 결과 코카콜라는 '고요함, 고독, 긴장해소'와 같은 상반되는 이미지도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와 같이 접근법을 통해서 코카콜라는 젊고 열정적인 이미지뿐 아니라 사람들과 연될되고 가족적이라는 이미지의 광고를 만들고 있다.


다시 아이폰16과 갤럭시S 24중 어떤 걸 사야 할까? 왜 그것을 사느냐고 물어보면 이유를 말하겠지만 진짜 이유가 아닐 수도 있다. 과거의 경제학 이론은 모든 사람들이 지성을 이용해서 합리적으로 구매결정을 한다고 보았다. 그러나 노벨상을 받은 대니얼 카너먼과 트버스키는 인간이 비합리적인 경제적 선택을 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사람들은 모두 자신이 합리적인 소비자라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렇게 보이기를 바라기 때문에 이유를 댄다. 사실은 한 입 베어 문 사과 로고나 GALAXY 란 글씨 때문에 샀을 가능성이 있다. 만약 아이폰과 기능과 가격이 똑같지만 사과 로고가 없는 스마트폰이 있다고 치자. 그래도 사겠는가?

    브랜드는 로고, 슬로건, 상표로 이루어진다. 브랜드는 성능, 품질, 서비스와 같은 모든 정보를 압축한다. 브랜드는 사람들이 실제로 인식하는 것보다 훨씬 큰 영향을 미친다.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브랜드 구축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브랜드 이미지 만들기에 대해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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