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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안 May 09. 2022

자격증공부 (생활스포츠지도사 필기시험 후기)

2023년 2급생활스포츠지도사 필기 공부하는 방법

 생활스포츠지도사 2급 필기시험을 봤다. 가채점을 해보니 평균 73점으로 합격이다. 실기도 합격하면 올해 취득하는 첫 번째 자격증이다. 작년에 행정사 시험에 합격한 이후 공부한다고 시간낭비만 하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공부를 했으면 써먹어야지 뭣하러 공부를 한단 말인가? 자본주의 세상에서 돈이 되지 않는 일은 쓸모없는 일이다. 돈을 벌겠다고 사업을 시작했지만 잘 안된다. 공부가 더 쉽다는 걸 느낀다. 학창 시절에 장승수라는 분이 쓴 책이 유행했었다. 책 제목이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였다. 이 분은 서울대에 들어갈 때 이 책을 썼다. 검색해 보니 나중에 사법고시에 합격해서 지금은 변호사를 하고 있는 듯하다.
공부가 쉽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재미있다는 생각이 든다. 돈을 벌려는 노력은 일이다. 반면, 돈이 안 되는 쓸모없는 것에 노력을 집중하는 것은 놀이이다. 달리기를 하는 것도 놀이이고, 활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자격증을 따려고 공부하는 것도 놀이이다. 네덜란드 문화학자인 요한 하위징아는 인간의 본질이 <놀이>라면서 호모 루덴스라는 말을 만들어 냈다. 자격증에 도전하는 것 자체가 재밌다.


 스포츠지도사 자격증에 관심을 가진 것은 6년 전 히말라야 트레킹을 다녀올 때부터였다. 해발 900미터에서 걷기 시작해서 5400미터까지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코스였다. 보통 9박 10일이 걸린다. 처음에는 네팔의 울창한 밀림지역에서 시작하지만 해발 2500미터가 되면 눈발이 날리고, 해발 3000미터가 되면 고산병이 시작된다. 해발 4000미터가 되면 나무는 없어지고 풀만 듬성듬성 보인다. 그리고 산소가 희박해져서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고 밤에도 깊은 잠을 못 잔다. 해발 5000미터에서는 공기량이 해수면에 비해 절반밖에 안되고 만년설이 있다. 해발 5400미터를 걸어서 넘던 그 하루는 살면서 가장 힘든 날이었다. 이 여행을 위해 나는 등산 책을 읽었다. 일본 생리학자이자 등산가가 쓴 책이었다. 해발 100미터 올라갈 때마다 0.6도씩 떨어지고, 고산지대에 올라가면 부족한 산소에 몸이 적응하기 위해 혈액의 구성성분이 바뀐다는 걸 배웠다. 흥미진진한 책이었다. 자연도 신기하고 자연스럽게 적응하는 사람의 몸은 더 신기하다. 


스포츠지도사 자격증은 1년에 한 번 시험을 볼 수 있다. 두 달 전에 수험서를 구매했다. 아무런 공부도 안 하고 기출문제를 풀어봤는데 평균이 65점이나 나왔다. 그냥 봐도 합격할 가능성이 있어서 공부를 미루다가 일주일 전부터 시작했다. 하루에 기출문제 한 개씩 5년 치를 풀었다. 시험과목은 총 7개 중에 5개를 자유롭게 선택하는 방식이었다. 나는 사회학, 스포츠심리학, 생리학, 운동역학, 윤리를 선택했다. 사회학과 윤리는 문제를 잘 읽어보니 답이 보였다. 소비자 심리학을 공부했었기 때문에 스포츠심리학을 선택하였지만 겹치는 내용이 거의 없었다. 생리학은 가장 공부하고 싶은 과목이었다. 평소에 마라톤, 요가, 건강 관련 책들을 꾸준히 읽어온 덕분에 공부가 재미있었다.

 시험장에 시간 맞춰 가보니 응시생들로 가득 차 있었다. 자리에 앉아  주위를 슬쩍 둘러봤다. 대부분이 20대처럼 보였다. 나이도 많은데 이 자격증에 응시한다는 게 민망했다. 옆 자리를 보니 스포츠머리를 한 분이 40대처럼 보였다. 그 앞에도 40대처럼 보였다. 시험감독이 느슨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긴장하지 않고 시험을 치렀다. 다른 과목들은 쉬웠으나 심리학과 생리학에서 새로운 유형의 문제가 많이 출제되어 과락이 걱정되었다. 당일 오후 3시에 답안이 공개되어 가채점을 해봤다. 생리학에서 50점을 맞았지만 전체 평균은 73점으로 합격 안정권이었다. 시험 본 날에는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혼자 맥주를 홀짝이면서 영화를 한편 봤다.




생활스포츠지도사 시험 준비 팁

1. 사람들이 가장 많이 보는 책을 산다. 온라인 서점에 들어가서 수험서들의 판매량을 보고 결정한다.

2. 7과목 중 자신 있는 5과목을 선택한다. 한국 체육사는 외울 것이 많다. 운동역학은 약간만 이해하면 풀리는 문제가 많다. 계산문제 때문에 운동역학을 피하지만 실제로 계산문제는 3개 내외이고 상식적으로 풀리는 문제가 많아 공부량이 적다. 운동생리학은 가장 재밌는 과목이라고 생각하지만, 시험 범위가 넓기 때문에 합격을 위해서는 전략적으로 회피하는 것도 방법이다. 수험자들은 사회학, 교육학, 윤리가 가장 쉽다고 말한다.

3. 기출문제 위주로 공부한다. 문제와 답만 외워서는 안 된다. 기출문제를 풀고 해설을 보며 이해해야 한다. 생활스포츠지도사는 문제은행 방식이 아니다. 그렇지만 전체 문제의 70% 이상은 기존에 나왔던 문제를 살짝 변형하는 수준이다. 5년 치 기출문제만 풀고 이해했다면 평균 60점 이상은 확보할 수 있다.

4. 공부기간은 기출문제를 풀어보고 결정한다. 평균 60점이면 누구나 합격이기 때문에 70점을 목표로 공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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