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증 취득에 늪으로 빠져들다.
11월 5일, 토요일 sqld 자격증 시험을 봤다. 시험장을 나와 버스를 타려고 기다렸다. 다른 수험생이 전화 통화하는 것이 들렸다. '정말로 다 찍었어'라고 말했다. 어려웠다. 시험시간 1시간 30분을 전부 다 사용했다. 강의실에 30명이 있었는데 꼴찌로 답지를 제출하고 나왔다. 결과는 한 달 후에 나오는데 합격을 확신할 수 없다. 60점만 넘으면 합격하기 때문에 고득점을 받을 필요는 없다. 그러나 헷갈리는 문제가 너무 많았다. 느낌으로는 한 두 문제 차이로 붙거나 떨어졌을 것 같다.
시험에 돈, 시간, 노력을 투입했기 때문에 떨어지면 꽤 속상할 것이다. 시험을 늦게 접수해서 서울에는 시험장이 없었다. 아침에 일찍 버스를 타고 춘천에 있는 한림대에 가서 시험을 치렀다. 비용이 크다. 시험 접수비 5만 원, 교통비 2만 원, 수험 책 2.7만 원으로 총 10만 원을 소비했다. 시간적 비용은 7일이다. 다른 일들을 등한시하며 시험공부를 했다.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sqld시험을 신청했다. 데이터분석전문가 자격증(ADP)을 따려고 준비하다가 데이터 분석 실무에서는 sql도 필요한 스킬이라는 걸 알았다. sql은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하는 언어이다. 시험 후기를 읽어보니 비전공자도 3~4주 정도만 공부하면 붙는다고 하였다. 쉬운 시험 같았다. 책은 한 달 전에 구입했고 시험공부는 딱 7일간 했다. 공부를 해보니 단순 암기가 아니고 이해가 필요한 부분이 많았다. 절대적 공부시간이 필요했다.
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머리 아파서 일부러 회피하며 신경 쓰지 않았다. 장기적으로 보면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는 다른 사람들과 협업하고 있어서 내가 노력해도 실패할 수 있다. 반면에 자격증 시험은 내 노력에 따라 합격과 불합격이 결정된다. sql은 프로젝트를 관리하는데도 알면 좋은 지식이기도 하다. 그런 논리로 자격증 공부에 더 집중했다.
운동도 하지 않고 밥도 대충 먹었다. 2년 정도 꾸준히 하던 운동을 요즘 안 하고 있어서인지 잠을 5~6시간씩만 자도 피곤하지 않았다. 꼭 해야 할 일들을 하고 사무실로 이동하는 시간을 빼고 sql공부만 했다. 시험 보기 하루 전에는 새벽 6시부터 밤 10시까지 공부했다. 밥 먹고, 프로젝트와 관련해서 소통한 시간을 다 합쳐도 2시간 정도이다. 그러므로 순공부 시간은 14시간쯤 된다. 태어나서 가장 열심히 공부한 날 중 하루였을 것이다.
처음 계획과 다르게 이 시험에 일주일이란 시간을 통째로 갈아 넣었다. 다음 일로 또 넘어가야 한다. 본업이라고 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관리하며 이제는 ADP시험에 집중할 차례다. 자신감이 좀 떨어졌다. 앞으로 3주밖에 안 남아서 절대적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집중력을 갈아 넣어야 한다. 집중력이 없으면 어떤 일도 성취할 수 없다. 카톡 보는 시간을 줄이고, 네이버 들어가서 뉴스 읽는 시간을 줄이고, 살 것도 없으면서 당근마켓 열어보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 공부를 시작한지 5분도 안되서 손이 가는 스마트폰은 멀리 던져두려고 한다. 지난 일주일의 시간이 합격으로 보상받기를 기도하며 3주만 더 달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