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이 있는 삶을 영위하기 위해 넘어서야 하는 고정된 시간
서촌에 나와 있습니다. 이번 주는 또 다른 이동 들을 하고 있는데요. 오피스 타운(을지로)을 지나오면서 마주친 풍경을 보며 느낀 소회를 몇 자 적어보려 합니다. 어떻게 보면 시간에 대한 이야기가 될 수도 있고, 효율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도 있습니다. 분명 혼자 일을 하면서 보내는 분들도 극히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될 것이라 봅니다.
9to6 또는 10 to 7. 아침에 눈을 떠서 잠을 자는 시간까지 우리는 매일 8시간가량 일을 하거나 공부도 하고, 그 부수적인 것들을 합니다. 8시간이 앞뒤로 1~2시간이 더 붙어버리면 더 많은 일을 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고 다양한 시간을 쓰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인간이 집중할 수 있는 집중 시간은 정해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하나의 일을 한다고 간주되는 직장인들에게는 정말 많은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저녁이 있는 삶도 보장되어야 합니다. 모든 직장인들의 공통된 희망 사항 이겠죠.
하지만, 여기서 이야기는 달라지죠. 8시간이라는 시간이 달라집니다. 변수들이 발행하게 되는 것이죠. 회의를 기다리는 시간 - 회의를 하면서 보내는 시간, 한 가지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투입하는 시간 - 미션을 마치고 쉬는 시간 - 오히려 쉬는 시간도 없을 때, 외부 미팅을 위해 이동하는 시간 - 미팅을 하고 돌아가는 시간 - 미팅 시간이 길어져서 직퇴(바로 퇴근)를 하는 경우도 발생하곤 하지요. 외부 미팅이 길어져서 다시 오피스로 돌아와 남은 시간, 즉 야근까지 하게 되면 8시간 + alpha 의 시간을 쓰게 됩니다. 과연 그 모든 시간이 의미 있는 시간으로 생각을 할 수 있을까요?
홀로서기를 한 이후부터 하루 8시간 이상을 쓰는 일이 줄어들었는데요. 하지만 간혹 집중력 - 효율이 떨어지는 날을 빼곤 8시간 이하로 모든 일들을 처리하는 것 같습니다.(하지만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욕심이 솟구치는 요즘이긴 합니다.) 자유로워지면서 일련의 일을 하는 프로세스가 단순해지고, 몸소 체득된 것들을 자연스럽게 외부로 발산하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을 겁니다.
과연 하루에 주어진 8시간을 100% 잘 쓰고 계신지 물어보고 싶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24시간이 누군가에게는 매우 부족할 수도 있으며, 충분히 남아서 잉여스럽게 보낼 수도 있습니다. 점심시간에 샌드위치를 먹으며 멀티태스킹으로 칼퇴근을 유도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아침 출근 후 피는 담배 한 모금, 출근 후 동료 들과 함께 보내는 커피 브레이크는 매우 달콤하게 느껴질 수 있지요. 하지만 이러한 와중에도 윗분들의 의사결정, 커뮤니케이션 오류로 인해 일이 미뤄지거나 퇴근에 임박해서 일이 떨어지게 되어 야근을 하기도 합니다. 8시간을 알차게 보내고 났더니 또 다른 시간을 일하거나 써야 하는 경우가 생기게 됩니다. 저녁이 있는 삶에 대한 쿠폰이 또 하나 없어지는 것이 되는 것이죠.
업무 집중시간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한때 실행했던 기업도 있고요. 지금은 어떨까요? 정말 자율적으로 일을 하는 문화가 형성이 되었습니다. '자율 출근 제도'라 해서 외부에서 주어진 업무를 마무리하는 것이지요. 그야 말로 자신이 유급에 해당되는 시간을 잘 활용해야 하는 부담이 있습니다.(자율 속에 주어진 통제, 반드시 필요하죠) 모든 직장인들에게 공통적으로 나눠진 8시간 ~ 9시간이라는 '규칙'이 어떤 이들에게는 늘어나거나, 그 이상 늘어나 밤을 꼬박 지새우는 경우까지 발생됩니다. 저녁이 있는 삶을 지켜주는 문화는 아침부터 시작된다고 봅니다. 1~2분이 하나-둘 쌓이다 보면 큰 버퍼/파도가 되어 돌아오는 것이 시간이라 생각됩니다. 분명 저녁이 있는 삶을 약속하고 계획했던 사람들에게는 차질이 발생되겠죠.
결론은 8시간을 잘 극복해서, '저녁이 있는 삶'을 보내자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요.
저녁이 있는 삶을 보내기 위해서는 함께 일을 하는 사람들의 시간을 존중하며 - 명확한 커뮤니케이션 - 문제 해결에 대한 노력 - 우리가 소비하는 시간에 대한 명확한 이해 - 효율을 찾으려는 노력 등등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오늘도 야근으로 인해 힘든 저녁을 보내실 분들을 위해 '저녁이 있는 삶'의 행운을 보내 봅니다.
야근을 해야 돈을 많이 번다고 생각하는 리더 분들이라면, 조금 다르게 생각해주셨으면 합니다. 업무의 효율과 능률, 직원 들이 일을 잘하고 못하고는 야근에서 오는 것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