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국 없는 설날

by 이주희

흔했던 것이 사라질 때

나이 듦을 느끼곤 한다.

떡국도 그렇다.

엄마와 같이 살 때,

정확히는 가족이 모여살 때

우리 집에 나와 남동생과 엄마와 아빠가 함께 살 때는

일 년에 못해도 서너 번은 떡국을 먹었던 것 같다.


세월은 흘러

이제 인스턴트 떡국을 사지 않으면

좀체 떡국을 먹을 일이 없다.

떡볶이나 가끔 해 먹지, 떡국은 손이 많이 가기 때문이다.

시판 사골곰탕에 불려놓은 떡을 넣고 조미료를 좀 치면

먹기엔 그럭저럭 괜찮지만

그렇게 해서까지 ‘떡국’이라는 이름을 붙여 먹고 싶지는 않다.

부순 김가루 말고

우리 엄마도 사실 그렇게까지 한 적은 없지만

계란 흰자와 노른자를 분리해 지단을 부쳐 예쁘게 고명을 올린

그런 떡국을 먹지 못할 바엔.


그래서 나는

혼자서 떡국을 챙겨 먹지 않는 어른이 되었고

그런 채로 마흔 살을 맞이했다.

설이 되어도

떡국 없이 더하기 된 나이가

낯설지 않다.

앞으로 내게 더 무엇이 자꾸 이렇게 없는 채로 익숙해질까.

그렇다고 네 식구 모여 살던 그때가

절절히 그리운 것은 아니다.

다만 이렇게 변해가는 내 모습도

썩 마음에 들지 않을 뿐.

살면서 또 많은 것이 내게서 빠져나가고,

나는 그것이 있었던 시절을 회상하고

어떨 때는 없는 것이 들어와 생기기도 하는

그런 게 인생이려니 하고, 나이 마흔 설날쯤에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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