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의 의무

by 이주희

진지한 관계를 시작하면 서로 지켜야 할 것들이 있다.

오늘 하루 머릿속에 많은 생각이 오갔지만,

‘지금 그런 게 없으니 얼마나 편하고 좋은가?’

라는 마음으로 마무리하려고 한다.

누군가를 만나면서, 혹은 결혼 생활을 하면서

때로 숨 막혔지만 지켜야 할 선은 지키며 지냈다.

우리 집 가훈처럼 무슨 일이 일어나면 ‘남에게는 너그럽고 나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대는 적도 여전히 잦다.

사울레이터 전시장에서 찍어왔어요.

이렇게 지킬 건 지켜보았자 내가 돌려받은 건 그에 비해 너무 초라하다 못해 심각한 배신이라고 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수 차례의 실패 뒤에도 다시 그런 의무를 다해보고 싶은 사람이 언젠가 눈앞에 나타날까? 잘 모르겠다.


그래도 좀 더 조심하며, ‘그렇다고 막살지 말아야지’ 하는 다짐을 애써 해 본다.

돌다리도 두들기는 심정으로, 이런 나를 걱정하는 주변 사람들에게 KS마크를 ‘쾅!’ 받을 때까지

호기심이 나를 망치지 않게, 피할 건 피해 가며

그렇게 살자, 좀. 포기하지 말고. 잠깐의 기분 좋음에 한눈 팔리지 말고.


같은 주제로 벌써 세 번째 글쓰기다. 앞의 두 편은 발행하기 어려울 것 같다. 많이 순화하고 순화한 이번 편, 시간이 많이 흐른 후 읽을 땐 ‘그땐 그랬지.’라는 마음으로 웃어보일 수 있다면 참 좋겠다.

세상에는 역시 ‘기본’조차 지키지 못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는 걸 새삼 느끼며... ‘너무 쉽게 누군가를 믿지 말 것’ 이라는 쓰라린 교훈을 가슴에 새긴다.


이렇게 또 세상의 때를 조금 묻혀가나보다. 어쩔 수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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