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두 끼 걸렀다고 밤에 잠이 오지 않는
인간은 얼마나 고단한 존재인가
새벽 한 시, 위장을 타고 들어간 뜨뜻한 밥 한숟갈에
다시 정신이 돌아온다
가만히 거실에 앉아 귀를 기울이면
하루에도 몇번씩 집밖에서 들려오는 사이렌 소리
저안에 누가 타고 있을까
예전의 나처럼 누구하나는 어찌할 줄 몰라 발을 동동 구르고 있으려나
직업이 되어버려 냉담하던 두 대원의 사무적 태도에
저기 탄 누구도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예전 살던 곳은 여기서 오분 거리
소방서 바로 앞에 살 때는 오히려 사이렌 소리를 한 번도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다.
막상 서에 들어오면 사이렌을 끄게 되어서 그랬을까
아직은 저 멀리 서있는 죽음이란 녀석도
처음 발걸음을 옮길 땐 퍽 요란한 소리를 내다가도
거의 다와갈수록 은밀하게 조용해지는
구급차의 사이렌 같은 게 아닐까
야심한 시각
어쩌면 모든 게 다 잠든 것 같고 멈춘 것 같은 이때
문득 적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