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가 이유식을 시작하고 몇 달간 직접 야채 다지기와 육수 만들기를 했다. 소금이 거의 들어가지 않은 이유식은 미리 만들어둘 수도 없어, 노동 강도가 상당했다. 다양한 식재료를 골고루 맛보게 하고 싶은 엄마의 욕심이었다.
그러다 아이들이 어린이집의 점심을 먹게 된 시점쯤에 더 이상 직접 만들지 않았다. 대신 괜찮다는 이유식 업체를 물색해 돈을 주고 배달을 받았다.
쌍둥이 키울 때는 이렇게 이유식을 시키는 일이나 하원 후 애들 아빠가 오기 전까지 아이를 보는 일 등 많은 부분을 다른 사람의 도움으로 버텼다.
지난달부터 깜빡임이 심해진 거실 등을 뜯어보았더니 형광등이 아니고 LED 등이었다. 주인 분께 연락을 했는데 안정기를 보내줄 테니 달아보라고 했다. 간단하다는 말에 알겠다고는 했지만 태어나 한 번도 전기를 만져본 적 없는 나는 덜컥 겁부터 났다.
얼마 전 연락 온 전남자친구에게 새벽에 이 얘기를 문자로 남겼다. 질문에 대한 답이 왔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안정기 설치 얘기를 꺼낼 것이냐 고민했다. 어제 만난 친구에게 이 고민을 전했더니 더 만나볼 게 아니라면 자기와 둘이 해보자고 했다.
결국 한 다리 건너 아파트 관리를 업으로 하는 분과 연락이 닿았다. 감사하게도 공구까지 양주에서 챙겨서 오시겠다고 한다. 나는 ’혼자 해보면 어려울까요?‘라며 한 발 물러나려 했지만, 처음이면 어려울 거라고 한다.
그래서 오늘도 내가 할 일을 외주를 주었다는 느낌이 든다. 요즘 사실 때때로 그런 생각이 든다. 내 앞에서 웃고 있는 사람들을 마주할 때, 내게 따뜻하게 대해주는 친구와 있을 때. 하지만 나는 사실 이 모든 일의 총합을 한 사람과 함께하고 싶다. 그 한 사람과 ‘외주’가 아닌 ‘우리’의 시간을 오롯이 보내고 싶다. 이 또한 이유식을 만들던 그때처럼 욕심이라고 해도 말이다.
https://youtu.be/Lh2fTp6dckw?si=JV8p_7rbCI9S1T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