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첫 15분

by 이주희

2020년 7월, 별거를 시작하고 기록해둔 글을 다듬었습니다.


이혼한 한 여성 방송작가가 쓴 '내 삶에 알맞은 걸음으로'를 읽다 알랭 드 보통이 한 영화에 대해 '첫 15분은 괜찮다'라고 했다는 구절을 읽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

15분이면 보통 영화의 1/8쯤 될까? 평화롭고 걱정이 없는 앞부분이 15분이라는 말도 되고, 그 평화로움이 권태로 넘어가지 않는 한계가 15분이라는 말도 될 것 같다.

인생이란, 어쩌면 고비와 갈등이 있어 더 볼 가치가 있는 영화가 되기도 하고. 어떻게 생각하면 누구와 만나도 갈등 없이 평화로운 기대감에 가득한 시간은 초반 1/8 정도밖에 안 된다는 말도 될 것이다.


그놈이 그 놈이겠지.

혼자 사는, 혹은 혼자 지내며 1/8만 계속 맛보며 연애를 반복하는 그런 삶이 오히려 롤러코스터같은 요동침 없이 편안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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