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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쓰러진 나무는 소리를 냈을까?

by 안전모드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커다란 나무가 쓰러졌다
쿵~
소리가 났겠는가?
안 났겠는가?


아무도 없는 깊은 숲속에서 커다란 나무 한 그루가 쓰러졌다.

쿵! 하는 소리가 났을까?

아니면 아무도 듣지 않았기에 소리는 존재하지 않은 것일까?


우리는 흔히, 인간이 듣지 못하면 그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 착각한다.

그러나 숲속에는 여전히 바람이 불고, 나뭇잎이 흔들리며, 새와 사슴이 살아간다.

나무가 쓰러지는 소리는 그들에 의해 들리고, 자연 속에서 분명히 존재한다.

결국,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라 해도 현실에서는 분명히 일어나는 일들이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기억하는 과거의 장면은 어떨까?

내가 보았던 한 순간이 실제였을까, 아니면 내 마음이 만들어낸 환상이었을까?

우리 인간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걱정하며 스트레스를 받고, 실제 경험하지 않은 사건마저도 마치 벌어진 일처럼 믿어버리며 고통스러워 한다.

하지만 반대로, 분명히 존재했던 일조차도 외면하고 부정할 수도 있다.

그것은 우리의 선택에 따라 현실이 될 수도, 잊혀질 수도 있다.


이 질문은 도덕적 책임과 행동의 결과에 대한 깊은 성찰로도 이어진다.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우리가 하는 행동은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질까?

우리의 행동이 관찰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여전히 도덕적일 수 있을까?


우리 사회는 높은 도덕성을 자랑한다.

카페 테이블 위에 놓인 스마트폰을 아무도 훔쳐가지 않는 것이 그 증거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만약 CCTV가 없다면?

아무도 지켜보지 않는다면, 우리는 여전히 같은 선택을 할 수 있을까?


나는 한때 그 답을 안다고 생각했다.

도덕성이란 외부의 감시가 아니라 내면의 원칙에서 비롯된다고 믿었다.

그러나 어느 날, 내 눈앞에서 벌어진 현장을 목격했을 때, 나는 모든 것이 흔들리는 경험을 했다.

내가 본 것이 진짜인지, 혹은 내 마음이 만들어낸 것인지조차 혼란스러웠다.

내 기억이 틀렸다고 스스로를 속인다면, 그것은 없는 일이 되는 것일까?

아무리 부정해도 나는 그 장면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결국, 그 순간은 엄연한 현실이었고, 나는 그것을 목격했다.


숲속에서 나무가 쓰러지듯, 누군가 보든 보지 않든 진실은 존재한다.

문제는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행동하느냐에 있다.


도덕적 책임도,
기억도,
그리고 우리가 마주한 현실도,


결국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어쩌면 우리 모두는 각자의 숲속에서 쓰러진 나무를 경험하며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때론 아무도 우리의 아픔을 듣지 못할 수도 있고, 우리가 본 진실을 부정당할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아가는가이다.

진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때 비로소 우리는 스스로를 지킬 수 있고,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진실은 때로 고통스럽다.

하지만 우리가 그것을 부정하고 외면하는 순간, 진실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더욱 깊은 혼란 속으로 몰아넣는다.

결국,

우리는 진실을 마주할 용기를 가질 때 비로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스스로에게 솔직할 용기가 우리의 삶을 결정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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