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조용히 등불을 밝혀주는 일
살다 보니 부모가 된다는 것은
아이의 길을 대신 걸어주는 일이 아니라
그 아이가 자기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조용히 등불을 밝혀주는 일이라는 걸 조금씩 알게 되더라.
때로는 말 한마디가 힘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아무 말 없이 곁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아이에게는 큰 울타리가 되고 안정감이 되기도 하지.
그래서 오늘은
아빠가 살아오며 마음속에 남아 있던 생각들을
너희에게 편지로 남겨 보려고 한다.
사람들은 종종 묻는단다.
인생의 승자는 어떤 사람일까.
아빠는 이제 이렇게 생각한다.
항상 최선의 선택을 하는 사람도 아니고
언제나 멋져 보이는 사람도 아니라는 것을.
삶의 흐름을 받아들이고 다시 일어설 줄 아는 사람.
그 사람이 결국 멀리까지 가는 사람이다.
용기를 내어 모험에 뛰어들기도 하고
어느 순간에는 믿음을 가지고 결과를 받아들이기도 하는 사람 말이다.
결과가 기대와 다를 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괜찮다.
인생은 한 번의 시험이 아니라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가 여러 번 주어지는 긴 여행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종종 말한다.
“꿈을 빨리 찾아야 한다”고.
하지만 아빠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꿈이 있으면 그 방향으로 달려갈 수 있지만
꿈이 아직 보이지 않는 시간도
결코 헛된 시간은 아니기 때문이다.
방황하는 시간에도 그 나름의 의미가 있다.
그 시간 속에서 우리는
지도에 없는 길을 발견하기도 하고
생각하지 못했던 세상을 만나기도 한다.
삶의 모습이 다양한 만큼
삶을 살아가는 방식 또한 끝없이 다양하다.
그래서 세상은 아름답고
그래서 인생은 예측할 수 없어 더 흥미로운 것인지도 모른다.
살다 보면 누구에게나
앞이 보이지 않는 것 같은 순간이 찾아온다.
내가 가는 길이 맞는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막막해지는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세상의 정답을 찾으려고 애쓰기보다
너희 안에 있는 나침반을 바라보았으면 한다.
세상은 수없이 많은 길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그 길들의 다양성 속에는
수많은 가능성이 숨어 있다.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을 뿐
세상에는 생각보다 더 많은 길이 존재한다.
딸들아,
살면서 조심해야 할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다른 사람의 삶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이다.
남들이 가는 길이 더 안전해 보일 때도 있고
더 빠른 길처럼 보일 때도 있다.
하지만 그 길을 계속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내 마음의 목소리가 점점 작아지게 된다.
그래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내 마음과 직감을 따를 용기이다.
우리 마음은 생각보다 정직하다.
그리고 종종 우리보다 먼저
우리가 원하는 방향을 알고 있기도 하다.
마음이 복잡할 때는
잠시 걸음을 멈추어 보거라.
눈을 감고
마음을 조용히 가라앉힌 다음
내가 선택하려는 길을
가만히 떠올려 보는 것이다.
그때 어떤 선택은
머리가 아니라
마음이 먼저 대답을 해 줄 때가 있다.
그 작은 느낌을
너무 쉽게 지나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람들은 종종 행복을
어디엔가 도착해야 얻을 수 있는 것처럼 이야기한다.
좋은 대학, 좋은 직장, 안정된 삶.
하지만 아빠는 이제 이렇게 생각한다.
행복은 도달해야 할 목적지가 아니라
나를 소중히 여기는 순간들이 쌓여 만들어지는 과정이라고.
우리가 어떤 일에 몰입하고
무언가를 진심으로 즐기고
하루의 작은 순간들을 따뜻하게 기억할 수 있다면
그것이 이미
행복의 한 모습일 것이다.
가능하다면
물건보다 경험을 더 많이 선택했으면 한다.
새로운 옷이나 물건이 주는 기쁨도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감정은 금세 사라진다.
하지만 어느 날 떠났던 작은 여행,
우연히 발견했던 골목길,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걷던 저녁의 기억은
오래도록 마음속에 남아
우리 삶을 조금 더 깊고 풍성하게 만들어 준다.
멀리 떠나지 않아도 괜찮다.
지하철을 타고 낯선 동네를 가 보는 것도
작은 여행이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나에게 선물 같은 시간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인생에는 잘 풀리지 않는 시기도 있다.
그럴 때는
너무 큰 꿈만 바라보지 않았으면 한다.
작은 꿈 하나를 이루어 보는 것,
작은 약속 하나를 지켜 보는 것.
그 작은 성공들이
조용히 자신감을 만들어 주고
그 자신감이
다시 앞으로 걸어갈 힘이 되어 준다.
아빠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행복은 경험하는 순간보다
기억 속에서 더 깊어지는 것 같다고.
어느 날 문득
지나간 시간을 떠올렸을 때
그때의 내가
참 괜찮았다고 느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인생 아닐까.
그래서 지금의 너 자신을
항상 소중히 대해 주었으면 한다.
딸들아,
인생은 정답을 찾는 시험이 아니라
자기만의 길을 만들어 가는 긴 여행이다.
아빠는 너희가
세상에서 무엇이 되느냐보다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너희가 스스로를 아끼고
자신의 삶을 사랑하며 살아간다면
그것만으로도
아빠에게는 충분히 자랑스러운 삶이다.
혹시 길이 흔들릴 때가 있더라도
너희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라.
아빠는 언제나
너희를 믿고
너희 편에 서 있을 것이다.
사랑한다.
나의 딸들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