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다독을 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항상 가방에는 시간 날 때 읽을 책을 넣어 다녔습니다. 한 달에 적어도 한 권정도는 읽는 습관을 가졌고, 머리말을 쓰는 이 순간, 지금까지 읽은 책들을 써 내려가신 모든 작가분들에 대한 존경의 마음을 다시 한번 가지게 되었습니다. 머리말을 쓰는 과정이 이렇게 어려울지는 상상도 못 했습니다. 그동안 읽은 책들의 머리말들은 정말 그 책의 내용을 기대하게 해 주었고, 심지어는 빨리 책을 읽고 싶은 기대감을 가지게 해 준 적도 많았습니다.
철제로 된 하얀 부엌 식탁에 앉아 식탁과 같은 색깔의 모니터만 바라본 지 1시간의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머리말을 완성하지 못한 스스로의 모습을 보니 글에는 소질이 없다는 의문이 점점 확신이 되었습니다. 책장에 있는 책들을 다시 꺼내 머리말들을 천천히 읽어나가고, 검색도 해보면서 그저 있는 그대로의 내용을 머리말의 내용을 담기로 스스로 결심하자 다행히 조금씩 글이 쓰이기 시작합니다.
머리가 복잡하거나 힘들 때 노트에 끄적인 문장들이 문단이 되고, 이 문단들이 글이 되었습니다. 노트 한 권을 채워갈 때 즈음 이 글들을 더 가꿔보고 싶었습니다. 의례적인 말일 수 있지만, 첫 글을 봐준 사람의 칭찬을 듣고 스스로의 생각 정리를 위해 쓴 글들을 공유하자는 새로운 목표를 세울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쓰고 싶은 글들을 작성해 브런치 작가에 지원하였고 운 좋게도 작가가 되어 이렇게 글을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 이 브런치 북에는 매주 내가 느낀 감정과 그걸 풀어나가는 과정, 나의 생각 혹은 그저 소소한 일상에 대한 글이 발행될 것입니다.
글은 스스로를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끔 글을 쓰다 보면 저도 모르는 제 감정을 알게 될 때가 종종 있습니다. 친하고 편한 사람과 대화를 하다 보면 나도 모르는 나의 모습을 보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이 브런치 북에 올리는 글들은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일 수 있습니다. 너무 치우쳐지지 않기 위해 여러 자료를 찾아보고 깊은 생각을 하려 노력하지만, 결국 제가 탄생시킨 글들이기에 저의 개인적인 생각이 보태지는 현상은 불가피하다고 생각합니다.
2019년 TISTORY에 제가 공부한 내용을 정리하는 블로그를 개설하였습니다. 이 블로그의 목적은 '스펙'이었습니다. 당시 개발자를 꿈꾸던 저는 좋은 회사에 취직하고 싶었고 이렇게 좋은 회사에 취직하기 위해서는 좋은 스펙이 많아야 했습니다. 자신이 공부한 내용을 정리하는 블로그가 있다면 서류평가 시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말을 세미나에서 듣고 블로그를 개설했습니다.
그렇게 2년이 지났고 제가 쓴 글에 한 댓글이 달렸습니다. 그 댓글은 예의상 쓴 댓글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구체적인 칭찬과 함께 공부하는데 이 블로그가 큰 도움이 됐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 '스펙'을 목적으로 만든 블로그는 어느새 '지식 공유'의 역할을 하고 있었고 누군가에게 내가 가진 것을 공유했다는 경험은 생각보다 저의 자존감과 만족감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습니다.
제가 브런치 북에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을 공유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누군가는 저의 글을 보고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있습니다. 저는 심적으로 정말 힘들 때 저와 똑같은 경험을 한 사람을 찾고 인터넷에 비슷한 사례를 검색하였습니다. 무(無)의 공간에서 혼자만이 유일하게 존재한다는 생각은 공허함과 괴로움을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느끼게 하였습니다. 이런 부정적인 존재들을 이겨내기 위해, 어둠 한가운데서 유일하게 빛을 내는 존재인 아이폰을 환하게 켜고 지인들에게 도움을 청하거나 유튜브에 의미 없는 검색을 하며 이 감정에서 벗어나고자, 조금의 위로를 얻고자 발버둥치곤 하였습니다. 그리고 제가 이런 행위를 한 이유는 힘든 마음에 '공감'이 필요해서라는 것을 얼마 전에 깨달았습니다.
저와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에게 공감을 주고 싶습니다. 공감은 주는 사람이 정하는 것이 아닌, 받는 사람이 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공감을 줄 수 없다면 작은 도움이라도 되고 싶습니다. 거창한 '대의'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먹은 뒤 서로를 완벽하게 '다른' 즉, '독립적으로 분리된 존재'로 인식하게 된 사회에서 그저 제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다는 사실에 저는 만족감을 얻습니다. 그저 그 감정 하나로 글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로......
나이가 많아질수록 저를 짓누르듯이 밀려오는 경제적인 문제들 속에서 가끔 벗어나,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로 경제적으로는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 글을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신 부모님, 제목과 표지를 같이 고민해 준 하나뿐인 동생에게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마지막으로 브런치 북에 지원할 수 있는 용기를 준 친구에게 고마움을 표하면서 항상 평안이 함께하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기도와 함께 머리말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