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의 작은 기도

나를 잃지 않기 위한 고백

by 글쓰는 한큐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무엇이냐고

내게 묻는다면

나는 나를 마주보는 일이라 대답할 것이다.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사람처럼

누구보다 잘나 보이려 가면을 쓰고 살아왔기에

그 가면을 벗은 나를 마주보는 일이

가장 두려웠다.


헐벗은 나는

너무나도 보잘것없는 사람일까 봐

나약한 나를 들여다보는 것이

그리도 무서웠다.


나의 약점을 들킬 새라

일기장에조차 거짓말을 쓰는 사람이

바로 나였다.


아무렇지 않은 척

괜찮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되뇌던

그 수많은 시간 동안

나는 단 한 번도 괜찮았던 적이 없었다.


미움받는 것이 두려워

늘 괜찮은 척, 좋은 척했다.


아무리 남들에게 인정받아도

끝없이 갈증이 났다.

내 안은 계속 텅 빈 것 같았다.


빈 속을 인정하기 싫어서

악을 쓰듯 허영심을 끌어모아

껍데기만 꾸몄다.


우습게도

그럴수록 나는 녹슬어갔다.


화려한 가면을 쓰고 멋지게 꾸몄는데도

조금도 행복하지 않았다.


사실 나는 내가 너무 미웠다.

나를 미워할수록 더 외로워졌다.


내 추한 진짜 모습을 보이면

손가락질받을까 두려워

아무도 모르게 숨겨두고 혼자 삭힐수록

상처는 점점 곪아 악취를 냈다.


어느 날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머릿속이 텅 비어

가면을 쓰는 법조차 잊어버렸다.


내가 누군지

여기가 어딘지조차 흐려진 채

3평 남짓한 방 안에서

세상으로부터 나를 숨기려 이불을 뒤집어썼다.


가장 좋아하던 글조차도 읽을 수 없었다.

이러다 나를 영영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온몸이 떨릴 만큼 두려웠다.


아무래도 좋다며, 아무런 미련도 없다며

염세적으로 굴던 내가

실은 정말 살고 싶었다.


너무너무

잘 살고 싶었다.

그래서 사랑받으려 이를 악물고 용을 쓰며 살았다.

나는 잘해보려고 이렇게나 노력했는데

왜 나를 잃어버린 걸까.

무엇을 잘못한 걸까.

끝없이 나에게 물었다.


무한한 질문과

원망과

슬픔 속에서

나는 방황했다.


그 방황의 끝에서

진짜 내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여기까지 오길 기다렸다는 듯

나는 나에게 조심스럽게 손을 내밀었다.


너는 나인데,

그런 너를

내가 이토록 미워하고 외면했구나.


내게 너무 미안했다.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아서 나를 잃었구나.

나를 사랑하지도 못하면서 감히 세상의 사랑만 욕심냈구나.


나를 마주보고 인정하는 시간이

다시 나를 되돌려 놓았다.


오직 나만이

나를 살릴 수 있었다.


오늘도 기도한다.

나를 투명하게 마주 볼 용기를 잃지 않기를.

그리고

나를 사랑하는 내가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