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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글사글 May 22. 2020

마음을 열고 편견에서 벗어나기

- 노인 혐오 없는 세상을 위하여 

  틀딱충, 너무나 익숙해져 버린 대표적 혐오표현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연금충, 할매미 등 눈살이 찌푸려지는 새로운 혐오 표현은 나날이 늘어가고 있다. ‘틀니 2주간 압수’, ‘홍삼젤리 2주간 압수’와 같은 표현은 하나의 밈으로 자리잡아 가벼운 유머로 소비된다.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유머’는 결코 유머러스하지도 않고 가볍지도 않음에도 말이다. 대한민국은 노인 비율 약 16%의 고령사회인만큼 만연한 노인 혐오는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한다. 보건복지부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노인 5명 중 1명은 우울증 증상을 겪는다고 한다. 왜 이렇게도 심각한 노인혐오의 늪에 빠지게 됐을까?


  가장 큰 이유는 노인 세대는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생각, 굳게 자리잡은 노인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다. 세대 간 갈등은 언제나 어느 시대에나 늘 존재해왔고, 세대 간 가치관과 생활 방식의 차이는 당연하다. 특히나 압축성장을 일군 한국의 특성상 현 시대 대한민국의 노인들과 청년들은 더욱 다를 수밖에 없다. 그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 젊음은 영원하지 않다. 현재 노인혐오를 일삼는 누군가도 언젠가는 나이가 들고, 젊은이들과 대화가 잘 통하지 않는 날이 올 것이다. 역지사지의 태도로 입장을 바꿔 생각해봐야 한다. 


  또한 노인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단편적인 사례 때문에, 소수의 노인 때문에 생긴 것을 아닐까 생각해 봐야 한다. 혹자는 노인 혐오가 이유 없는 맹목적인 혐오가 아니라 말한다. 지하철에서 몸이 너무 아픈 날이라 자리를 비켜 드리지 않았는데, 할아버지 한 분이 다가와 사정도 들어보지 않고 호통을 치셨을 수 있다. 아르바이트 중 실수를 하자 할머니께서 먼저 ‘요즘 애들은’하고 혀를 차셨을 수도 있다. 광화문을 지나다 마주한 집회 현장의 과격함에 거부감이 생겼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절대로 노인 혐오를 정당화하는 이유가 될 수는 없다. 이는 지나친 일반화이고 소수의 사례로 전체 노인을 정정해버리는 잘못된 이미지화다. 일부의 사례를 이유로 전체 노인층을 비방하고 상처를 주는 혐오 표현은 정당하지 못하며, 노인 계급 자체를 소외시키고 차별하는 결과를 낳는다. 또한, 갈등 때문에 생긴 혐오표현이 더 큰 갈등을 낳는다. 애초에 표현이 생겨나는 이유가 대립과 갈등이지만, 일단 그 표현이 만들어지고 널리 쓰이면 그 표현 자체가 갈등을 심화시킨다. 말은 행동을 결정하는 강력한 힘을 갖는다. 긍정적인 말의 습관화가 긍정적인 행동으로 이어지듯, 처음에는 별 생각 없이 또래를 따라 쓰는 혐오표현은 어느새 혐오와 부정적 편견을 굳게 자리 잡게 한다.



뉴시스, 박영주 기자, CGV 시니어 일자리 창출, 보건복지부 장관이 공인했다


  필자는 생각지도 못한 아르바이트 현장에서 여느 때보다 많은 노인들을 만나고 대화를 나눴다. 영화관 아르바이트였는데 함께 일하는 동료 중에 할아버지 세 분이 계셨고, 평일 단골 손님 중에는 노인 분들이 다수였다. 일하면서 노인들에 대한 편견은 대개 일부의 사례에서 굳어진, 말 그대로 진짜 ‘편견’임을 느꼈다. 가끔 노인 분들 중 소위 말하는 ‘진상’고객이 있었으나, 이는 어느 연령층에나 마찬가지였고, 비록 키오스크를 잘 다룰 줄 모르시고 표의 작은 글씨가 안 보여 부탁하신다는 점은 우리와 달랐으나, 대부분은 고맙다며 환하게 웃어 주셨다. 함께 일하던 할아버지와 나누던 대화는 노인들의 지혜, 연륜, 경험을 여실히 느끼게 했고, 영화괸 퇴사 후 버킷리스트를 이야기하시던 행복하고 생기 넘치던 눈에서는 젊은이들과 다를 바 없는 열정을 엿볼 수 있었다. 노인들을 멀게만, 나와 다르게만 생각하던 필자의 생각이 바뀐 결정적 계기였다.  


누구에게나 이런 마음에 와닿는 계기가 있다면 변화는 더욱 쉬울 것이다. 마음을 열면 그 계기는 더욱 쉽게 다가올 것이다. 세대 간의 통합을 위한 만남의 장을 마련하는 사회적인 노력도 필요하다. 진심으로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하게 되는, 그렇게 혐오가 사라지고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사회를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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