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작가세징 May 17. 2020

상대방의 과거를 전부 알게 된다면? feat.완벽한타인

나와 상대방의 프라이버시에 관하여


1. 난 너의 모든 것을 알고싶어


영화 '완벽한 타인'에서는 저녁식사 시간에 모두가 핸드폰의 내용을 공개하는 장면이 나온다.


'완벽한 타인' 주인공들의 관계는 서로 부부와 예비부부, 그리고 친구들이다. 사실 사랑하는 사람들, 친한사람들과는 내 숨겨진 마음들을 공유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하지만 영화의 내용은 우리의 예측과는 전혀 다르게 흘러간다. 사실 예비신랑에게는 내연녀가 있었고, 친구들 중 한명에게는 자신이 게이라는 비밀이 숨겨져 있었다.


저녁식사 도중 게임을 통해 핸드폰 내용을 전부 공개하며 벌어지는 사건들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영화 '완벽한 타인'


나는 최근 한 친구로부터 "나는 내 여자친구의 모든 것이 궁금해. 여자친구의 처음부터 지금까지 모든 것을 알고싶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는 이 이야기를 들으며, 내 친구가 본인의 여자친구를 얼마나 아끼고 사랑하는지 느낄 수 있었다. 한편, '과연 상대방의 모든 것을 아는 것이 좋은 일이까?'라는 생각과 함께 나 스스로가 아닌 타인의 모든 것을 아는 것이 실제로 가능한 일인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2. 상대방의 모든 것을 아는 것이 가능할까?


나는 스스로 성장하고, 내 자신을 돌아보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책을 읽는다. 책을 읽다보면, 어느 순간 내 스스로가 어떤 것에 대해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을 때가 있다. 독서를 통해 내 생각을 더 넓히고 그것을 관찰함으로써 내 자신을 살펴보는 것이다.


나는 이러한 과정을 몇차례 반복하며 내가 나에 대해서 완벽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조차도 나를 잘 모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나는 내가 나조차 완벽히 알지 못하는데, 상대방을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만약을 가정하여,  내가 상대방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다면 그것이 어떤 의미를 갖게 되는지에 대해서도 더 생각해보도록 하겠다.


영화 '완벽한 타인'을 살펴보면, 상대방의 모든 것을 아는 것은 서로를 불행해 빠뜨리는 것처럼 생각될 수 있다. 표면적으로 보여지는 모습으로는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하는 것처럼 보여졌지만 실삭 그 내막에는 불륜관 질투 그리고 밝히고 싶지 않았던 비밀이 숨겨져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고 관심가는 사람의 모든 것을 알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을 때 페이스북이나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을 통해 상대방에 대해서 알아보려 하기도 한다.


우리는 오랜 친구라면 함께해온 긴 시간들을 통해서, 연인이라면 대화를 통해서 서로에 대해서 알아간다. 하지만 상대방이 어떤 비밀을 가지고 있는 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우리는 전혀 알지 못한다. 그렇다면 상대방의 프라이버시를 우리는 어디까지로 인정해야 할까?



3. 프라이버시에 관한 나의 생각


내가 아무리 상대방이 좋다고 한들, 절대 밝히고 싶지 않은 비밀들은 언제나 존재한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나의 첫사랑 이야기를 밝히는 일, 부모님께 내가 얼마나 힘든 생활을 하는지 밝히는 일과 같이 우리는 종종 비밀을 솔직히 밝힘으로써 상대방과의 관계를 곤란하게 만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기고는 한다. 물론 상대방과 비밀을 공유함으로써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도 하고, 때로는 비밀을 공유하며 둘만의 돈독한 유대감이 생길 수도 있겠지만 모든 것을 밝힘으로서 항상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나는 상대방이 말하고자 하는 것 이상의 것을 묻지 않는 것이 예의일 것이라고 생각하단. 물론 호기심에 사소한 것들에 대해서는 질문할 수는 있지만, 내가 상대방의 모든 것을 알고싶다고 생각하는 것은 나의 욕심이며, 판도라의 상자일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상대방이 숨기고 있는 비밀이 있다면 언젠가 상대방은 나에게 말하고 싶다는 생각을 들 때가 있을 것이고, 나는 그때에서야 그런 정보를 받아들일 권리가 있는 것이다.



내가 무슨 대단한 비밀이 있고, 그것을 말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이러한 글을 작성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에게는 굳이 꺼내고 싶지 않은 기억이 있고, 그러한 것들을 공유하는 것은 본인의 선택에 달려있다.


따라서 우리는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며 상대방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지 않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