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생각하는 재즈에 관하여
최근 유튜브로 음악을 감상하는 새로운 습관이 생겼다. 그 시작은 유튜브에서 제공하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1개월간 무료로 체험하면서 생기게 된 것인데, 내가 좋아하는 음악들의 뮤직비디오들을 검색하다 보니 유튜브의 추천 알고리즘으로 인해 많은 음악을 유튜브로 감상하기 시작했다.
추천 알고리즘이란 것이 존재하지 않았을 무렵에는 내가 좋아하는 아티스트와 같이 협업한 아티스트의 앨범을 들어보고 거기에서 또 다른 아티스트를 발견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음악을 찾아내곤 했다. 그러나 이제는 유튜브에서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검색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추천 동영상에 내가 눌러볼 만한 제목을 가지고 있는 노래 영상들이 정말 많이 등장한다.
최근엔 집에서 혼자 공부하는 날이 많아 차분히 학습을 진행하기 위해 재즈를 많이 들었다. 그리고 유튜브에서는 자동으로 비슷한 느낌의 재즈 음악들이 묶인 플레이리스트를 추천해주었고, 나는 그 플레이리스트가 마음에 들어 열심히 감상했다. 그러던 도중, 나는 유튜브 댓글에서 몇몇 눈에 띄는 댓글들을 발견했다.
재즈를 좋아하는 사람들이기에 그 플레이리스트로 들어와 노래를 듣고 댓글을 남겼겠지만, 대부분의 반응이 주변에서 재즈를 촌스러운 장르라고 생각하며 과거의 음악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그래서 나는 '재즈'라는 장르에 대해서 더 생각을 해보기로 했다.
나의 아버지께서는 많은 취미를 가지고 계신다. 과거에 하셨던 취미 중 하나로는 'LP판 모으기'가 있었다. 나는 내가 너무 어려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예전 아버지 방의 한편이 LP판으로 꽉 채워져 있었던 것을 보면 아버지는 꽤나 음악을 많이 들으셨던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으며, 그 음악의 대부분이 재즈였던 것으로 생각한다.
아버지께서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감상하시기에 재즈를 위주로 음악을 들으신 것은 아니어서, 내가 재즈를 들을 기회는 많이 없었지만, 내가 아버지 방에서 아버지와 함께 있으며 무의식적으로 들은 재즈 노래가 나의 첫 재즈가 아니었나 싶다.
어린아이였던 나는 그렇게 한동안 재즈라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른 채 대학교에 진학한다.
내가 재즈라는 장르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나의 친한 친구 때문이다. 그 친구는 나와 중학교 시절부터 만나게 되어 같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현재까지 내가 정말 아끼고 좋아하는 친구이다. 이 친구는 어려서부터 기타와 드럼에 관심이 있었는데, 현재는 본인의 전공이 음악과는 거리가 있는 학문이지만 매일 기타 연습을 하고 종종 재즈 공연을 하며 재즈 아티스트가 되길 희망하고 있다.
나는 이 친구를 통해 재즈를 접했다. 처음엔 유명한 노래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내가 새로 나오는 재즈음악 또는 과거에 연주자들이 연주했던 재즈 연주곡들을 찾아서 듣기까지 한다.
하지만 내가 재즈를 듣는 이유는 단지 재즈라는 음악이 듣기 좋아서만은 아니다.
나는 내 친구의 집에 갈 때마다 친구로부터 재즈 아티스트 또는 재즈 역사에 대한 설명을 종종 듣고는 한다. 그리고 재즈라는 장르의 역사와 전통을 알게 될수록 재즈에 매력에 더욱 빠진다.
재즈는 본래 아프리카에서 건너온 흑인들이 미국에 정착하며 그들의 흥과 끼를 주변의 도구들을 사용하여 음악을 시작한 것이 그 시초이다. 따라서 재즈 안에는 그들의 애환과 슬픔이 녹아있다. 그리고 재즈는 점점 발전을 거듭하며 여러 장르와 악기들로 구성된 노래로 발전한다.
나는 재즈의 아름다움은 악기들과의 조화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나는 어린 시절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배웠기에 클래식 음악과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연주하는 음악들을 많이 들었다. 그런 음악들의 정돈된 소리들도 매력적이지만, 재즈의 애드리브와 악기들 간의 소통하듯 연주하는 방식은 나의 기분마저 자유롭게 만들고 새로운 여러 생각들이 떠오르게 만든다.
유튜브의 댓글처럼 많은 사람들이 재즈와 클래식을 위스키나 칵테일을 판매하는 바나 호텔 로비에서 나올 것과 같은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장르의 역사와 전통을 이해하고, 그 장르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하다 보면 재즈를 포함한 모든 장르의 음악들은 촌스러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