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작가세징 Nov 17. 2022

핫한 인계동에서 나홀로 독서실행

술집들이 즐비한 인계동 나혜석 거리에서 나는 독서실로 향했다.


1. 다시 돌아온 나


오랜만에 브런치 계정으로 로그인을 했다. 쌓여있는 알람들을 보니 이전에 작성한 글들이 몇개의 '라이크'를 달성했는지 마치 광고가 팝업되듯 나에게 소리치며 외친다. 하지만 지금의 나에게 이전 글들의 조회수와 좋아요수가 크게 다가오지 않는다. 2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글을 쓰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오랜만에 브런치에 글을 작성하니 마치 긴 여행을 다녀온 후 집에 돌아온 느낌이 난다.


그동안에 브런치에 글을 작성하지 않았던 이유를 핑계를 조금 보내어 이야기하자면, 최근의 나는 처음으로 해보는 직장, 사회생활에 치여서 살고 있었다. 취직에 성공했다는 이유로 그동안 누르며 살곤했던 '놀고 싶은 욕구'를 적극적으로 해방했고, 적응이라는 이유로 퇴근후엔 선후배, 동료들과 시간을 보내곤 했다.


그렇게 비슷한 하루를 보내던 어느날, 침대에 지친채로 누워 가만히 생각을 하다 문득 어떤 한 생각이 들었다.

'과거에 내가 세웠던 목표들을 어떻게 되고 있는거지?', '지금의 내 모습을 나 스스로 만족하고 있나?'

그리고 나는 그 질문에 '지금의 내 모습이 유지된다면 나는 더 성장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무언의 깨달음과 같이 다가온 나의 결론은 다른 어떠한 생각과 함께 다가왔다.

그것은 바로 지금의 생활 환경에서 벗어나 무작정 독서실에 가보는 것이었다.

그렇게 나는 지금 이곳에 돌아왔다.




2. 젋음이 모이는 인계동 나혜석 거리에서 난 독서실로 발걸음을 옮긴다.


내가 중학교에 입학할 즈음, 나는 어머니 손에 이끌려 도서관 열람실이라는 곳을 처음 가봤다.

처음에는 열람실에서 공부하기가 너무나 싫어 지하 1층에 있는 도서관에서 내가 관심가는 책을 손에 집히는 대로 읽었고, 그마저도 하기 싫었던 날에는 어머니가 사주시는 짜장범벅을 먹으며 시간을 보내곤 했다.


처음으로 가본 도서관 열람실에서는 많은 것들이 굉장히 어색했다.

가방만 두고 놀러 나간 학생들, 책 폴더를 집게로 찝어 자기만의 공간을 만들어 공부를 하던 수험생, 그리고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것은 그 당시의 나 정도 아이가 있을것 같아 보였던 어떤 아저씨가 공부하던 모습이 아직까지 생각난다.


참 신기한 것은 그토록 열람실이 어색하고 불편했던 내가 이제는 어엿한 직장인이 되어 퇴근 후에 자발적으로 독서실로 발걸음을 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연 이런 현상은 어떻게 시작될 수 있었을까 나의 지난날을 되돌아보았다.


- 밖에서 노는걸 너무나도 사랑하는 나


나를 잘 알고 있는 친구들은 너무나 깊이 이해하고 있겠지만, 나는 기본적으로 노는 일에 굉장히 진심이다.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공간을 방문하면 나또한 그 들뜨는 느낌에 가슴이 설레고, 놀고싶은 마음이 더 강하게 올라온다. 취업에 성공하고 입사하기 전에 주어진 시간들 중에서는, 3일동안 4시간만 자고 내내 음주를 하며 여러 친구들과 번갈아가며 놀았던 적도 있다.


하지만 나는 기본적으로 열심히 공부한 것을 통해 성취들을 이루었고, 그 성취를 통해 지금의 커리어가 있었기에 내가 지금으로써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은 학습이며, 이를 더 잘하기 위해서는 학습을 할 수 있는 절대적인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서 나는 어느 환경에서도 내 마음을 잘 조절하는 방법을 생존수단으로 찾았다. 사람들이 많은 곳이 재미있을것 같아 살고 있는 곳을 수원에서 놀기 좋은 곳으로 유명한 인계동으로 방을 구하였지만, 생활 와중에서도 항상 평온한 마음을 유지하는 법을 연습했다.


그리고 이제는 사람들의 왁자지껄 소리가 더 이상 내 귀에 설렘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나는 내가 놀 수 있는 시간과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는 시간을 어느정도 구별할 수 있게 되었고,

그러한 마음가짐을 바탕으로 인계동에서도 독서실로 향할 수 있었다.



- 나만을 위한 공간의 필요성


내가 존경하는 멘토님이 한 분 계신다. 그 분은 나이가 80대에 얼핏보면 흔한 동네 할아버지라고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몇십년간 엄청난 독서를 꾸준히 하고 계시고 책 기부사업도 동시에 진행중이시다.


멘토님께서는 나에게 항상 사무실의 중요성을 강조하셨었다. 사실 그 말을 들었을 당시에는 '물론 사무실이 있으면 내가 할 수 있는것을 편하게 하기 쉬우니 좋겠지' 라고만 단순히 생각을 했지만, 지금에 와서는 그 의미가 조금은 다르게 다가온다.


나의 평상시 생활환경에 안주하다보면 나의 평소 습관들이 그대로 나온다.

하지만 이러한 환경에 변화가 일어나고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습관을 만든다면, 나의 생활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끄는 것에 도움이 될 것이다.


나는 인계동으로 이사를 한 이후로 내 방에서 주로 잠을자고, 요리를 하고 영화도 보는 휴식의 공간으로 사용했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학습과 계획의 공간'의 부재가 생겼고, 이는 자연스럽게 내가 이전에 하던 방에서의 공부 습관과 블로그 습관을 사라지게 만들었다.


따라서 나는 이 모든 것을 기회삼아, 이번 독서실의 방문을 내 인생의 큰 전환점으로 삼아 보기로 했다.




3. 처음 와보는 독서실, 이제부터 무엇을 할것인가


사실 이번 독서실 방문은 내 인생에서 첫 경험이다.

고등학교때엔 기숙사 생활을 하는 탓에 학교 학습실에서 공부를 했었고, 중학교/대학교 때엔 카페 또는 학교 도서관에서 주로 공부하는 시간을 보냈다.


오랜만에 책상 앞에 앉는 것이기도 했고, 새롭게 독서실에 가보는 것이었기에 첫날엔 많은 준비물을 챙기지 않았다. 노트 한권과 볼펜 하나. 그것이 전부였다.


독서실 구석 한켠에 앉은 나는 솔직히 무엇부터 해야할지 몰라 지금의 내가 드는 생각들을 노트에 쭉 적어보았다. 아래의 글은 내가 작성한 글의 내용이다.



독서실에 온 첫날이다.

사실 지금까지 많은 시간 공부를 했지만, 도서관이 아닌 독서실에 와보는 것은 처음이다.

주변 몇몇 사람들에게 퇴근 후 독서실에 가볼거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돌아오는 대답은 '가서 뭐하게?'라는 질문이었다.

그 질문을 듣고 나는 스스로 생각해보았다.

나는 왜 독서실에 왔는가?


1. 지난 2년간 회사를 다니며 입사 후의 기쁨, 

그리고 적응이라는 이름하에 퇴근 후 생산적인 시간을 보내기를 피하고 있었다.

오늘은 기회삼아 낭비되는 시간을 바로잡고자 한다.


2. 나에겐 더 큰 목표와 꿈이 있다.

그 동안은 눈앞의 일들, 예를들면 좋은 성적과 취직을 위해 공부를 했다.

하지만 취업이라는 큰 목표를 이룬 나는 지금에서 멈추지 않고 더 나아가보고자 한다.


오랜만에 펜을 잡고 노트에 글을 쓰니 손도 아프고,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감이 안온다.

하지만 꾸준함의 힘을 믿자.

나는 더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다!


그렇다. 나는 더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 나 자신을 믿고 무엇이든 해내보려 퇴근 후 독서실로 향해볼 예정이다.

내 생활 습관을 바로 잡고 내가 해야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을 실현해보고자 한다.


앞으로 그 과정에 대해서 브런치를 통해 더 이야해보도록 하겠다.



작가의 이전글 국내여행의 즐거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