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기회와 특별한 기회

BU Questrom부터 MIT Pitch-2-Match 행사까지

by 작가세징


1. Nucleate Korea

하버드에서 창업클럽에서 시작하여 현재는 전 세계적으로 Chapter가 뻗어나가 있는, Nucleate이라는 Bio-tech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이 있다. 나는 대학생 시절에도 대기업 취직을 희망했지만, 미래를 대비하여 여러 감각을 키우기 위해 창업 관련 과목들을 수강하고는 했는데 대기업 취직 이후 당시 가지길 원했던 넓은 시야와 사업적 감각을 놓치고 싶지 않아 Nucleate과 같은 프로그램의 참가를 희망했다.


그래서 미국으로 출발하기 이전, 현재는 Boston에 있지만 Nucleate의 한국 Chapter 론칭을 준비하는 운영진 분에게 미리 연락을 드려놓아 약속을 잡았다. 사실 Nucleate는 대학생/대학원생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지원을 해주고 있고 그 운영진들도 대학생/대학원생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나도 미래에 다시 학생으로 돌아갈 것임을 밝히며 Nucleate 한국 Chapter 운영진으로 참가하고 싶다는 의견을 밝혔다. 운이 좋게도 나의 열정을 좋게 봐주신 운영진 분께서는 모집된 인원들 중 유일하게 예외를 두어 한국 Chapter 운영진으로 선발을 해주셨고, 현재 Finance&Partnership 팀에 소속되어 퇴근 후, 주말을 이용해서 틈틈이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많은 것이 네트워킹으로 이루어진다던데, 미리 DM으로 연락을 주고받고, 실제로 만나 나를 Pitch 하고, 원하는 것을 이루는 과정을 겪으며 내가 향후 미국에서 생활하게 된다면 어떤 식으로 일들을 헤쳐나가야 할지 미리 생각해 볼 수 있었다.


*Nucleate에 관심이 있을 사람을 위하여 : https://www.nucleate.xyz/​ ​



2. Boston University : Questrom School of Business

Nucleate 한국 Chapter를 준비 중이신 운영진으로부터 받은 도움은 이것뿐이 아니었다. 운영진분께서는 Boston University의 MBA(Questrom) 졸업생이셨는데, 내가 Boston의 MBA 탐방을 위해 왔다는 사연을 들으시고는 즉석에서 BU(Boston University) MBA 담당자 분과 연결시켜 주셨다. 내가 운영진 분과 만난 곳도 Boston의 북쪽 Cambridge가 아닌 남쪽 Downtown 쪽이었는데, 이곳에서도 그리 멀지 않은데 위치해 있던 학교여서 근처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곧바로 발걸음을 향했다.


사실 한국에서 MBA에 대해 알아보다 보면, 어렸을 때 들었던 아이비리그 대학들을 주로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각 단과대학별로 유명한 대학은 따로 있듯, MBA들 중에서도 내가 어렸을 때는 잘 몰랐지만 훌륭한 학교가 많이 있다. 예를 들면 TOP MBA 순위에 꼭 포함되는 Northwestern University (Kellogg), 일반 주립대학교의 이름을 하고 있지만 MBA의 시초라고도 할 수 있는 University of Chicago (Booth). 그리고 Global TOP MBA에 포함되는 또 하나의 학교가 Boston University (Questrom)이다.


Boston이라는 도시가 미국의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도시이며 오래된 도시이기에 이 지역에 위치한 Boston University의 캠퍼스 또한 정말 클래식했다. 작은 길을 중심으로 양쪽으로 유럽풍 벽돌집이 쭉 늘어져있었고, 해당 건물들은 수업을 위한 공간들과 기숙사 건물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 길의 끝에는 현대적으로 아주 높게 지어진 건물이 있었다(Computer Science를 위한 건물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BU의 MBA가 진행되는 경영대 건물의 경우 다양함을 중시함을 나타내는 듯 세계의 국기가 걸려있었고, 넓은 1층 로비에 다양한 사람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또 Nucleate 운영진분의 도움으로 BU MBA Admission desk에서 근무하는 직원분과 사무실에서 1:1 면담을 진행했는데, 평소 궁금했던 사항을 직접 물어볼 수 있어서 너무 유익했다. 이렇게 사람도 만나도 학교도 직접 둘러보다 보니, 내가 가장 원하던 학교가 아니더라도 Boston이라는 도시에 꼭 있고 싶다면 이곳에 도전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3. Boston = Bio-tech?

Boston에는 하버드와 MIT라는 명문 학교가 두 개나 있다는 것이 특징이지만, 또 하나의 특징은 Bio-tech로도 굉장히 유명하다는 것이다. 실제 MIT의 넓은 캠퍼스 부지를 돌아다니다 보면 코로나 시절 이름을 들어본 세계적인 제약 회사들의 건물을 전부 볼 수 있었다. 이와 같은 특징을 반영해서인지, MIT MBA의 수업 중에는 Healthcare Finance라는 수업이 있고 나는 이전 연락해 둔 회사 선배를 통해 해당 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


수업은 인기를 반영하듯 이전 청강을 했던 강의실보다 훨씬 넓은 곳에서 진행되었으며, MBA 학생들 외에도 해당 수업을 듣고 싶어 하는 학생이 많아 청강생을 위한 신청표를 따로 받는다는 이야기를 선배 통해 들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내가 수업을 잘 따라갈 수 있는 실력을 갖추었나를 초점 두고 강의를 듣던 중 유머와 함께 재미있게 강의를 진행해 주시는 교수님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자연스럽게 내용이 파악되었다.


전후 맥락을 알지 못하고 들은 내용이라 완벽한 이해는 불가했으나, 그날의 강의 전반적인 내용은 일반 기업들과 Bio-tech 기업들의 성장 패턴이 어떻게 다른지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내가 속한 반도체 업계와는 너무나도 다른 이야기였기에 더욱 재미있게 들을 수 있었다. 또한 Bio-tech 업계 이야기를 듣다 보니 어쩌면 세계의 미래가 Bio-tech에 달려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과 함께 그 흐름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Bio-tech의 중심인 Boston에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4. Pitch-2-Match

Healthcare Finance 수업은 2개 Part로 나누어진 3시간짜리 강연이었는데, 초반 1개 Part가 마칠 때쯤 확인한 MIT에서 박사를 하고 있는 친구의 메시지를 보고 나서, 나를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준 선배에게 인사를 전하고 강의실을 빠져나왔다.


친구의 메시지 내용은 MIT에서는 종종 스타트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열정적으로 Pitch를 진행하는 행사가 있다는데, 그게 당장 지금 진행 중이라는 것과 내가 그 행사에 꼭 참여해 봤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강의실을 빠져나온 뒤 행사가 열리는 강의실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고 다행히 강의실에 도착했을 때, 행사는 절반정도 지나있던 상황이었다. Pitch-2-Match라는 행사는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사람들과 스타트업에 참가하기 희망하는 사람들이 각자 Slide를 준비하고 1분 정도 본인을 Pitch 하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었는데, 실제 이 과정을 통해서 Match가 성사되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프로그램을 지켜보며 특징적인 것 중 하나는 MIT에서 진행하는 행사였지만 주변 학교인 Harvard의 학생들도 많았다는 것이었다. 하나의 학교에만 국한하지 않고 공개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또 다른 인상 깊은 점은 MBA 졸업생도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대부분 창업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나 또한 창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점이 이 학생들이 창업을 경험해 보게 된 이유와 비슷할 것 같다는 생각에 내 생각을 지속해 가야겠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사실 이 프로그램에 참석하는 날은 나의 여행 마지막 날의 바로 전날이었다. 그다음 날은 아침 일찍 공항으로 향해야 했었기에 사실상 마지막 날이었다고 해도 무방하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프로그램 말미에 오늘 행사에 감명받은 사람 혹은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본인을 Pitch 해볼 사람이 있느냐는 사회자의 말에 나는 나도 모르게 손을 들었다. 나가서 무슨 말을 했는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내가 가고자 했던 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한 것이 생각난다. Harvard, MIT 재학생 앞에서 준비되지 않은 채 그것도 영어로 나를 설명하는 것이 꽤나 무서운 일이었지만, 이번 여행을 통해 냈던 용기들로 인해 더 용감하게 행동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용기를 내 발표를 마치고 내 자리로 돌아오는 길에, 나를 신기한 눈으로 쳐다보던 Harvard, MIT 한국인 재학생들의 눈이 생각난다. 그들은 행사가 마무리된 후 나에게 찾아와 어디서 왜 왔는지를 물었고, 서로 링크드인 추가가 되기를 원했다. 나의 발표 경험은 정말 짜릿했고, 향후 내가 어떤 긴장되는 상황에서도 힘을 낼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주게 되었다. 며칠간 Boston에 머물며 얻은 용기가 나의 앞날에 큰 무기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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