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하 Dec 13. 2023

밥 로스 아저씨가 인스타그램을 한다면?

인스타그램 그림계정의 세계


그림계정을 만든 지 며칠도 안 돼서 굉장히 다양한 그림계정들을 만날 수 있었다. 나의 계정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인스타그램 상의 그림계정 세계에 대하여 정리해보고자 한다.


인스타그램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저마다의 관심사에 따라 다양한 게시물을 업로드하고, 게시물 종류에 따라 일종의 '분야'가 만들어진다. 예를 들면, 먹스타그램(맛집, 먹방 콘텐츠), 냥스타그램(고양이, 집사 콘텐츠), 북스타그램(독서, 리뷰 콘텐츠) 등등이 있다.


그리고 그림과 일러스트 콘텐츠를 업로드하는 계정을 통틀어 이른바 '그림계정'이라 부른다(혹은 '그림스타그램', '일러스트그램' 등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같은 '그림계정'으로 불릴지라도 세부적으로 파고들면 모두 다르다. 목적에 따라, 콘텐츠에 따라 방대한 그림계정의 세계를 나누어볼 수 있다.



캐릭터/인스타툰 계정

출처: 스누피 인스타그램 @snoopygrams

인스타그램 그림계정의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카테고리는 바로 캐릭터와 인스타툰 계정이다. 작가들만의 귀엽고 개성 있는 캐릭터를 일상의 이야기나 트렌드와 결합하여 콘텐츠를 보여준다. 특히, 작가가 창조한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짧은 웹툰을 연재하는 '인스타툰'은 인스타그램에서 매우 인기가 많다.


일상에서 공감할 만한 스토리를 귀여운 캐릭터로 센스 있게 전달한다. 인스타툰을 보는 것은 무료인 데다가 귀엽고 공감 가는 콘텐츠로 힐링받을 수 있기에 꾸준히 잘 운영하면 두터운 팬층이 형성된다. 따라서, 좋아하는 일(그림)을 금전적 보상 없이 시작하더라도 인기가 많아지면 작업 의뢰, 기업 콜라보, 굿즈 사업, 이모티콘 등으로 수익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다. 스누피처럼 클래식한 카툰 스타일부터 카카오톡 이모티콘으로도 출시되고 있는 망그러진 곰(유랑 작가)처럼 요즘 핫한 스타일까지 다양하다.



일러스트 계정

출처: 모모에 나라자키의 인스타그램 @momoenarazaki

주로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이 자신의 작업물과 협업 결과물을 올리리는 계정이다. 일러스트 작가의 서브 홈페이지이자 러프한 포트폴리오라고 봐도 무방하다.


작가는 자신의 작업물을 꾸준히 업로드하여 기업으로부터 작업 의뢰나 협업 제안을 받기도 하고, 자신의 일러스트를 굿즈(달력, 포스터, 엽서 등)로 제작하여 직접 홍보하고 판매하여 수익을 내기도 한다.


소재나 분야로 보면 식물 일러스트, 음식 일러스트, 인물 일러스트, 캐릭터 일러스트, 동화 일러스트, 북커버 일러스트, 그래픽 일러스트, 로고 일러스트 등 다양한 세부 카테고리로 나뉜다.








작품 계정

출처: 사이먼 베일리 작가의 인스타그램 @simonbailly

인스타그램 게시물 자체가 작가의 일러스트 '작품'인 계정이다. 이들은 대부분 따로 상업적인 커미션을 받지 않고, 개인 작업에 몰두한다. 작가가 삶에서 발견한 정신적 그리고 심리적인 가치나, 사회에 대한 풍자, 시사 등을 '일러스트'라는 형식에 담는다.


그런 점에서 상업 일러스트레이터보다는 순수예술 작가에 가깝다. 이들은 자신의 인스타그램 프로필 링크에 프린트 에디션 작품을 구매할 수 있는 사이트를 올려두어 직접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에게 인스타그램 계정은 곧 자신의 개인 전시장이며, 관람자는 작가가 올려둔 프로필 링크를 통해 아주 편리하게 작품을 구매할 수 있다.







튜토리얼 계정

출처: 해시태그 검색(#pencildrawing)을 통해 찾은 연필드로잉 튜토리얼 계정 @michaeljoshua_artwork

그림을 그리는 스킬이 뛰어난 사람들이 그림 그리는 방법과 팁을 가르쳐주는 계정이다. 하나부터 열까지 그림을 그리는 방법을 직접 설명해 주는 친절한 튜토리얼 계정도 있고, 별다른 설명 없이 그림 그리는 과정만을 보여주지만 너무 잘 그려서 넋 놓고 '그림멍'이 가능한 계정도 있다.


재료에 따라 수채화, 유화, 오일파스텔, 연필드로잉, 펜화 등 세부적으로 나뉘기도 한다. 옛날옛적, 유화 그리는 법을 알려주던 '참 쉽죠?' 밥 로스(Bob Ross) 아저씨가 이 시대를 살았다면, 분명 이 유형의 인스타그램 셀럽이 되었을 것이다.











취미 그림 계정

위의 분류가 아마추어부터 프로까지 그림을 업으로 삼을 정도로 그림에 진심인 사람들의 계정이라면, 정말 가볍게 그림일기를 쓰듯이 취미와 기록용으로 계정을 운영하는 사람들도 있다. 상당히 가벼워 보이지만 이런 유형의 계정 중엔 미대 출신 실력자들도 상당히 많다.





SNS의 활성화로 일러스트레이터는 마케팅, 영업, 전시를 할 무형의 장소를 얻게 되었고, 회사나 화랑 없이도 이름을 알릴 수 있게 되었을뿐더러, 자신의 작품과 상품을 직접 판매할 수 있게 되었다. 단순히 그림을 알릴 작은 창구를 넘어서서 1인 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기에 많은 작가들이 인스타그램을 선택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인스타 그림계정, 참 쉽죠?

That Easy!


사하 @saha.ffff

아날로그 로맨스, 디지털 드로잉



매거진의 이전글 사하 닷 프프프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