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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lla Feb 01. 2021

취미가 뭐에요?


취미란 돈벌이와 상관없이 스스로가 좋아서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시간 여유가 생기면 자연스럽게 찾게 되는 일. 물론 취미로 시작한 일을 목숨 걸고 하기도 하고, 그러다 돈벌이도 되고, 직업이 되기도 한다.


나에겐 어떤 취미가 있을까?

호기심이 많아서 이것저것 많은 것들을 배우고 도전해 봤는데, 목숨을 걸거나(?), 돈벌이가 되거나, 아쉽게도 직업이 된 취미는 아직 없다.


우선 취미가 뭐에요? 라는 질문에 가장 많이 나오는 답이 '독서'였던것 같다. 책 읽는 거, 좋아한다. 아마 가장 오래 해오는 취미 생활이 아닌가 한다.


다음은 운동이다. 운동이 취미가 될 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오래전엔 달리기를 꽤 했었고(마라톤도 완주했지만 무릎이 아파 지금은 달리지 않는다), 등산도 좋아한다. 이사 후 가까이에 산이 없어 자주 가지는 못했다. 하지만 언제든 다시 산을 타리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지리산의 대피소에서 이틀을 보내며 종주를 했던 기억은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것이다. 그 높은 곳에서 구워 먹는 삼겹살의 맛은 정말이지 상상을 초월한다. 자전거 타기도 즐기는 운동 중 하나지만, 겨울이라 잠시 멈춘 상태다. 발을 구르며 바람을 가르는 기분은 타본 사람만이 있는 희열이다.

요즘은 꾸준히 걷는다. 걸으며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 단순히 운동을 위한 걷기가 아니라, 주변과 함께 하는 산책이라는 단어가 더 적합하다. 걸으며 보고, 느끼고, 생각하고, 머릿속으로 적어 가는 일들이 많기 때문이다.  



쓰기는 아직 취미의 단계는 아닌 것 같다. 뭔가 강박이 있다. 많이 써야 할 것 같고, 잘 써야 할 것 같고, 꾸준히 써야 할 것 같다. 여유를 즐기기에는 아직 내공이 부족하다.


지난 여름부터는 코바늘을 독학하고 있다. 언제나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배우기를 미뤘는데, 코로나가 만들어준(?) 좋은 취미이다. 인터넷에 파는 패키지를 구매해 동영상을 보며, 이것저것 소품들을 만들고 있다. 특히 인형을 만드는 게 재미있다. 아직까진 모르는 부분은 동영상을 찾아가며 겨우 뜨는 수준이지만, 언젠가는 원하는 대로 원하는 것들을 자유롭게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 단순한 실이 모여,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 낸다는 사실에 마음이 설렌다. 설레는 일, 그게 취미로는 최고가 아닐까.



지금 가장 해보고 싶은 취미활동은 그리기이다. 이것 역시 몇 번을 도전하다 실패했다. 그림을 배우러 가면 왜 그리 잘 그리는 사람들만 모여 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저렇게 잘 그리는데 뭘 배우러 온걸까, 질투가 느껴졌다. 하지만 미술클래스에서의 실패담이 늘어가도,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욕망에는 변함이 없다. 하루에 한 장만 따라하면 잘 그릴 수 있다는 책을 사서 하루 한 장씩 그리다가 포기했다. 이렇게 어려운데 어떻게 매일 그리라는 거지. 정해진 색을 칠하는 컬러링 북도 해봤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걸 그리지 못하는 건 마찬가지였다. 어떻게 하면 잘 그릴 수 있을까? 많이 그려야 한다고? 매일 그려야 한다고? 


취미에 목숨 걸지마, 그거 말고도 할 게 얼마나 많은데, 마음속 게으름이 자꾸 유혹한다.   

그래서 일단은 어떤 결심이 서기를 기다리는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해보자' 라는 각오가 생길 때까지 말이다. 책상 서랍 깊숙히 숨겨진, 오래된 미술도구들이 나를 기다리는 건, 애써 외면하고 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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