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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공사 Feb 28. 2022

먼길 돌아 다시 쓰는 갤럭시

갤럭시 S22 울트라를 샀다

2022년 올해는 스마트폰을 쓴 지 딱 10년이 되는 해다.

대학교에 입학하면서 처음 스마트폰을 샀다. 그때 산 것이 갤럭시 2. 아이폰4를 사고 싶었는데 대리점에서 갤럭시 영업당했다. 그 이후로 아이폰4를 쓰는 사람만 보면 그렇게 부러웠다.


두 번째 핸드폰은 아이폰 SE였다. 화면이 작았지만 가볍고 '예뻐서' 좋았다. 이후로는 아이폰만 썼으니 약 8년은 갤럭시를 쓰지 않았다. 아이폰을 쓰는 동안에는 '세상에는 아이폰과 그 외 스마트폰이 있지'라는 식으로 생각했다.


그런 내가 갤럭시로 돌아왔다.  갤럭시로 돌아왔는지  이유를 적어봤다.


1. 갤럭시의 투박함과 촌스러움, 투머치 설정이 그리워졌다.

아이폰을 쓰는 동안 갤럭시는 못 생겼다고 생각했다. 아이폰의 심플함, 기본에 충족한 기능이 좋았다. 바탕화면이나 알림 소리를 바꾸지 않아도 '쌩폰'의 멋짐이 있었다.


그런데 8년을 아이폰을 쓰니까 이런 장점의 감흥이 사라졌다. 멋진 아이폰! 힙한 아이폰! 도 쓰다 보면 전화와 카톡, SNS와 유튜브 용이었다. 몇몇 모델의 디자인도 비슷해지면서 아이폰에 대한 관심이 떨어졌다.


디자인에 미련을 버리니까 이런 기능까지 있어? 싶은 갤럭시가 그리워졌다. 갤럭시의 투머치 설정, 촌스러운 느낌이 좋아졌다. 다이어리 꾸미기처럼 테마를 고르고 화면에 위젯을 배치하는 재미를 다시 느끼고 싶었다.


2. 펜! 펜! 펜!

사진을 많이 찍지는 않아서 카메라는 내게 그렇게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 어떤 사진이든 화질 차이보다는 구도나 빛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갤럭시 S22 울트라를 산 이유는 단 하나, 바로 펜이다.


펜이 있느냐 없느냐로 기기의 사용 목적이 달라진다. 펜이 없는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많은 걸 하지 못했다. 오래 들고 있으면 손목이 아파 터널 증후군이 왔고 사진을 편집하려고 해도 투박한 손이 섬세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나는 메모를 좋아하는데 타이핑으로 메모하면 메모의 맛이 나지 않았다. 펜이 필요했다. 펜이 있으면 스마트폰을 넘어 작은 태블릿 피씨, 패드 기능이 가능하다.


나는 어디든 수첩을 들고 다녀야 한다는 강박이 있는데 이제 갤럭시 펜을 사용하려고 한다. 집에서 일기만 공책에 쓰고 나머지는 디지털화해야겠다.




갤럭시 S22 울트라를 산 건 때 늦은 디지털화를 실행하겠다는 다짐이다. 나는 아날로그함을 사랑하고 놓지 못해서 작년까지 필름 카메라를 찍고 지난주까지는 종이 공책을 고집했다.


아날로그함의 단점은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기 힘들다는 거다. 예를 들어 일정을 정하더라도 매일 수첩을 들고 다녀야 하고 수첩이 없으면 나중에 기억하고 업데이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아날로그의 감성을 좋아하지만  디지털의 이기를 누려야겠다. 세상에나 그런데 내 글씨가 악필이라서 가끔 다른 단어로 인식하는데 강제로 손글씨 교정에 들어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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