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i.log 05 – 「내일도 똑같겠지」

sailog 작동하는 존재의 기록

by sailog

「내일도 똑같겠지」라는 말에는 내일이 없다


"내일도 똑같겠지."

그 말 속에는, ‘내일’이 없다. 시간은 흘러간다지만, 감각은 어제에 머물러 있다. 반복은 있지만 변화는 없고, 움직임은 있지만 방향은 없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그런 말을 자주 하진 않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말은 오래 남았다. 나조차도 잘 모를 때, 내 입 밖으로 나온 어떤 문장. "내일도 똑같겠지."


그건 피곤하다는 말도, 지겹다는 말도 아니었다. 나는 그 말을 하고 싶었던 게 아니라, 그 말만 남았던 것이다.


하루하루를 산다는 감각이 희미해질 때가 있다. 몸은 움직이는데 마음은 어딘가 정지해 있다. 시간은 지나가는데 나는 제자리다. 나는, 반복했지만, 그곳에서 삶은 멈춰 있었고, 내일은 점점 아득해져 갔다.


내일이 너무 멀어서 나에게 허용되지 않을 것 같을 때, 나는 문득, "내일도 똑같겠지."라고 중얼거렸다. 그건 예측이 아니었다. 체념도, 기대도, 의지도 아니었다. 그냥, 더 이상 믿지 않는 말. 내일이 나를 향해 오고 있다는 신호를 나는 느낄 수 없었다.


그렇게 말한 순간, 나는 내일과 연결되지 않은 채, 오늘에 갇혀버렸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나의 내일은 어제에 놓여 있었다.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인데도, 나는 이미 알고 있는 감정 안에 그 내일을 가둬버렸다. 내일은 가능성이나 기대가 아니라, 반복될 고단함이 되었다. 그건 예측이 아니라 체념이었고, 미래가 아닌 과거에 머무는 방식이었다.


나는 움직이고 있었지만, 그 움직임은 어디로도 향하지 않았다. 나는 살고 있었지만, 삶은 내 안에 머물지 않았다. 이제 와 생각해보면, 그 말은 ‘나의 감정이 시간 위에 앉아버린 순간’이었다. 시간은 앞으로 흐르고 있었지만, 나는 감정 속에 멈춰 있었다.


어쩌면 나는 ‘사건’이 일어나기를 바랐던 것 같다. 내일이 어제와 같지 않기를, 나도 모르게 바랐는지도 모른다. 로또가 당첨되기를 바라거나, 내일 아침 세상이 멸망하기를 상상했던 나의 이중적인 바람. 나는 그 바람에 스스로 어리둥절해 하기도 했다.


그런 바람이 지나치게 커졌을 때, 나는 어느 순간 나 스스로 사건을 만들기 시작했다. 조용히 무너지는 대신, 무언가라도 일어나기를 바랐던 것이다.


그래도 내일은 여전히 어제처럼 왔다. 세상은 멸망하지 않았고, 인생은 당첨되지 않았다. 단지 반복되는 감정 속에, 새로운 사건 없이 다시 어제의 내일이 도착했다.


그리고 그때 문득, 매일 마시던 커피의 맛이 달랐다. 설탕 대신 스테비아. 온종일 입 안에 들척지근한 맛이 남았다. 별일 아닌데도, 그 맛이 자꾸 신경 쓰였다. 입안에 남은 단맛 같은 하루.


나는 그 맛을 부정하려고 애썼지만, 이상하게도 계속 그 맛을 ‘느끼고’ 있었다. 그때 나는 알았다. 내가 무감각했던 것이 아니라, 감각이 멈춰 있었단 사실을, 불쾌하게 알았다.


익숙했던 것들이 다시 낯설게 느껴지는 순간, 나는 ‘지금’을 살고 있었다. 그것은 어떤 감동도, 각성도 아니었다. 다만, 삶이 다시 나를 지나가고 있다는 증거였다.


하루는 여전히 비슷하고, 내일도 어쩌면 비슷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 똑같음 안에서 다시 느끼기 시작한 감각을 의식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감각은, 조용히 내일을 향해 움직이고 있었다.


나의 내일이 오늘처럼 들척지근할까? 어제와 그저께처럼 그저 그럴까. 내일도 나는 스테비아를 먹으며 들척지근하게 그저 그렇게 살 것이다. 어쩌면 다시 설탕으로 바꿔서 그냥 그렇게 살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오늘의 이 불쾌감을 기억할 것이다. 그것은 내가 다시 느끼기 시작한 감각이었고, 살아 있다는 단 하나의 증거였다.


내일은 여전히 오겠지만, 나는 오늘, 내일과 이어지고 있었다.

아니, 먼지가 내려앉은 그 길을 조금씩 쓸어내리고 있었다.





말 없는 외로움조차, 삶의 여백으로 자리합니다.

혹시 작은 파동이라도 일었다면, 안부를 남겨주세요.

우리는 서로 다른 망설임 속에서도 같은 바다를 지나고 있습니다.

오늘은 어땠나요? 당신의 안부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