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퇴의 말 】- 남자가 은퇴할 때 후회하는 25가지
_한혜경 / 싱긋
“후회하라, 그리고 나아가라!”
‘은퇴’를 가슴 설레며 기다리는 사람이 있을까? 없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절대적으로 많지도 않을 것이다. 호모 헌드레드(Homo Hundred)시대의 은퇴는 예전과 사뭇 다르다. 마치 이제 막 후반전에 들어서서 의욕적으로 뛰어 볼 시간에 선수교체 사인이 떨어지는 느낌이 들것이다. 그나마 벤치에라도 앉아 있으면 다행이지만, 아예 보따리를 싸서 필드를 떠나야 하는 심정은 겪어본 사람만이 알 것이다.
그렇다면 은퇴할 때 고통스러운 후회를 하지 않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선 실제로 이미 은퇴한 사람들이 무엇을 후회하고 있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실제 본인도 은퇴자인 저자는 2001년 한국연구재단으로부터 연구비 지원을 받아 10여년에 걸쳐 1000명에 달하는 은퇴자를 조사했다. 특히 이 책을 쓰기 위해서 2010년부터 실시했던 베이비붐 세대 은퇴자 300여 명의 심층면접 결과에 대한 내용분석과 함께 10여 명에 대한 추가 인터뷰를 실시했고, 이를 통해 스물다섯 가지의 후회 목록을 추려냈다.
책은 크게 4파트로 편집되었다. ‘정말 일밖에 몰랐구나’, ‘나 자신을 너무 함부로 대했구나’, ‘나와 가족의 간격이 이렇게 넓었다니’ ‘내 남은 인생이 아직도 50년이다’. 이 타이틀만 봐도 은퇴자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달된다.
‘아무 데나 최선을 다하지 않았더라면’. 얼마 전 눈에 띄던 책 제목이 떠오른다.『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열심히 사는 것, 살아 온 것이 잘못 산 삶은 아니다. 그러나 무엇을 향해 무엇을 위해 그렇게 열심히 살았느냐가 문제다. 인터뷰이는 이런 말을 남겼다. “더 중요한건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할 시간이 너무 없었다는 점이예요. 나한테 무엇이 최선인지 생각해보는 일 없이 그냥 무작정 앞만 보고 달려왔으니, 지금 멍할 수밖에요. 요즘 애들 말대로 ‘멍 때리며’ 하루하루 보내고 있어요. 은퇴하면서부터 머릿속이 하얘진 것 같아요.”
각 챕터 끝부분에 저자 한혜경 교수의 은퇴 10년 전부터 준비해야 할 것들(1~4)도 유용한 자료이다. “은퇴 후에 당신은 어떻게 하루를 보낼 것인가? 당신의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는 또 다른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았는가?” 저자는 이를 ‘행복의 포트폴리오’라고 표현한다. 아울러 너무 위축되지 말고,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다가서라고 조언한다. 이는 낮아지려는 자존감을 상승시키는 계기도 될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을 은퇴를 얼마 남겨 두지 않은 세대들이 아닌, 3,40대를 염두에 두며 썼다고 한다. 이젠 은퇴 후 삶의 계획도 긴 호흡으로 준비해야 할 때가 왔다. 인터뷰이들이 남긴 말들과 사연들이 남의 일 같지 않다. 은퇴선배들의 후회는 후배들이 피해가야 할 지뢰밭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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