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행성] 택배 데이

2월 17일- 오늘의 삶그림

by 유이지유


오늘은 눈 뜨자마자 택배 업무로 시작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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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서울대병원 검사가 9:30인데 아직도 이불에 누워 있었다.


“무슨 소리냐, 10시 30인데.”


밥 먹듯이 드나드는 병원인데, 이제는 진료시간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아빠.

추가 검사 몇 개가 겹친 게 원인이기도 하지만... 헷갈렸겠지...


나도 밥먹듯이 다니는 병원이라

내가 출발한다면 도착까지 아직 충분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아빠의 인지력과 이동 속도로는 검사시간에 맞출 수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벌떡 일어나 아빠를 지하철까지 실어 나르기로 했다.

한 시간에 몇 대 없는 차시간에 맞출 수 있겠다.

병원까지 데려다 주고 싶지만 이 시간에는 자가용이 더 걸린다.

문제는,

‘시동이 걸려야 하는데...’

저번에는 밧데리가 방전되는 바람에 제 시간에 쓰지 못하고 밧데리를 교체해야 했다.


눈 덮힌 커버를 벗기고 걸어보니 다행히 잘 걸린다.

역에 도착하니 차 시간까지는 아직 7분 전이었다.

혹시나 싶어 확인 전화를 했더니, 겨우 탔다고 한다.

왜?

‘충분하지, 여유롭지’였는데!

알 수가 없네...


몇 번이나 안내 종이를 보고도 진료 시간을 틀리지 않나.

같은 병원을 가는데 나와 달리 두 배나 걸린 다던가...

노인이 되면 내가 알 수 없는 시간잡아 먹기가 발생하나 보다.


아무튼 노인의 세계는 아직 늙지 않은 나로서는 아직 잘 이해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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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2차전은 친구한테 물건 보내기였다.

평소에도 이고 지고 하는 가방과 도시락이 한가득인 난데,

자전거에 택배보낼 물건까지 실으니 진기명기 쇼가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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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어제 눈에 길까지 미끄럽다.

혹시나 싶어 평소보다 10분 일찍 집을 나섰다.

거의 길은 녹아서 다행인데 손은 시리구나.



아침부터 약간의 헤프닝과 고생스러움이 겹쳤으나,

무사히 진료를 받았을 아빠와

물건을 받고 좋아할 친구를 생각하니

보람찬 택배 데이였다.


오늘의 삶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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