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단편]‘때문에’와 ‘불구하고’의 어디쯤에
내 인생에 얼마나 많은 ‘때문에’가 있었을까?
때문에를 달았기에 잃어버린 것 속에 네가 있다.
예를 들어 이런 것들이다.
‘너와 나는 나고 자란 환경이 너무 달랐기 때문에...’
우리가 함께 할 수 없는 이유를 달았다.
너와 함께 했던 시간 속에서 이 말을 얼마나 많이 달았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너와의 거리를 재기 위해서 습관처럼 붙였던 말.
네가 듣고 싶어 했을
‘너와 나는 나고 자란 환경이 달랐음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있어 싶어. 너를 사랑하니까.'
이런 말들을 자주 해주지 못했다.
'불구하고'로 이어지는 말들을 얼마나 듣고 싶어 했는지 알고 있었어.
네게 듣고 싶었던 말들도 그랬으니까.
나는 하지 말았어야 할 '때문에'와 '불구하고'를 말하고 말았다.
‘너를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너를 보낼 수밖에 없어.’
‘너를 너무 사랑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기까지인가 봐.’
지금에야 너와 나 사이에 놓여있던 ‘ 때문에’와 ‘불구하고’를 떠올리고 있어.
그때 바꿔야 했을 ‘ 때문에’와 ‘불구하고’ 사이에 우리가 있었다.
‘사랑’을 ‘이별’로 상치했기 때문에 갈라진 마음들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나는
'때문에'와 '불구하고'의 사이를 헤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