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단편] 두 개의 달

by 유이지유

[단상단편] 두 개의 달


어둠이 드리워지기 시작한 정원 낮에는 볼 수 없었던 방문객들이 찾아들었다.

밤의 도래를 축복하는 작은 녀석들이 소란함을 더해 갔다.

이글대던 서산의 열기가 아차 하는 사이에 몰락하고 만다.


몰락과 재생을 반복하는 영겁 앞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경이를 눈에 담는 것이 고작인 찰나 속에서 눈 먼자로 현혹되지 않는 것이다.


찰나를 영겁으로 이으려 나는 익숙한 세계를 놓는다.

밑이 보이지 않는 구덩이에 발을 쑥 담근다.

나의 사지는 조각조각 분해 되고, 피와 살과 뼈는 암흑으로 흩어진다.


얼마나 흘렀을까, 찰나인가 영겁인가?


미토콘드리아 단위로 끊어졌던 것들이 모여들어 다시 형상을 조합한다.

카오스를 가로지른 입자들이 덩어리를 빚어낸다.

드러난 형상은 어제와 다를 바 없는 나를 하고 있다.


하나의 세계를 파괴한 내가 달라진 것은 무엇인가?


방문객들의 소리가 여름밤의 정원에 울려 퍼진다.

툇마루에서 올려다보는 하늘에는 두 개의 달이 떠 있었다.

크고 창백한 달의 그림자 속에 이저껏 보지 못했던 푸르고 창백한 작은 달이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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