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단편]김칫국 마시기

by 유이지유

[김칫국 마시기]


일이 되기도 전에 한껏 기대감에 부풀어 온갖 상상의 나래를 편다.

자신의 실력이나 능력도 제대로 모르고 자신이 도전한 것의 얼마나 높은 턱걸이 인지도 몰라서 펼치는 착각의 파티다.


근거 없는 자신감은 착각의 나래를 펼치는 자양분이고,

옥석을 구분할 줄 모르는 안목과 미숙함은 이카로스의 날개다.


훨훨 끝 간 데를 모르고 창공을 날아본 자는 지상에 발을 붙이고 살 수 없다. 중력의 무게를 견뎌낼 수 없다.

단꿈에 춤췄던 시절을 잊지 못해 스스로 목을 조른다.

지상에 발붙이고 사는 자들의 서러움이 발을 타고 올라 숨통을 끊는다.



살아남을 방법은 무엇인가?


김칫국을 더 마셨어야 한다. 사발로 들이키는 것이 아니라 통째로 드리킹을 해야 한다.

꿈꾸는 자는 어차피 어리석은 자이다. 착각에 빠져 기대감에 춤추는 것이 어리석은 자의 특권이다.


현명한 자들의 말처럼 모든 것에는 끝이 있어서 현실을 마주할 수밖에 없다.

단꿈도 악몽도 있겠지만 참혹하지 않은 것은 현실이 아니다. 달콤한 현실이란 있을 수 없다. 달콤한 현실을 믿는 자는 아직도 단꿈에 빠진 자이다.


눈을 뜨고 맞이할 결과는 참혹한 것뿐이다.

그러니 실망에 눈물 흘릴 결과를 디폴트 값으로 놓는다.

어차피 참혹함이 현실이라면 그 참혹함을 맞닥뜨리기 전에 한시적일지라도 제대로 달콤함을 맛보는 것이 어떠한가.


기대감에 한껏 부푼 채로 결과를 맞이하고 기본값으로 받아들인 참혹함을 오래 실망하지 않는다.

당연함으로 받아들이고 또다시 김칫국을 드리킹 하는 것이다.


이카로스의 날갯짓의 단꿈들이라 해도 김칫국의 시간은 쌓이고 쌓인다.

새 김칫국 마시기에 빠져 보내는 시간과 감정이 참혹함을 부술 세계로 조금씩 자라난다.

작가의 이전글[단상단편] 계절앓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