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 시장 골목은 메인길 보다도 사람이 많다.
젊은 사람과 나이 든 사람 그리고 커플과 가족단위 너나 할 것 없이 다양한 연령층이 이곳을 만들어 냈다.
여기에 맛집이 많다는 걸 아는 사람들만 오나 보다.
지나가는 길목의 메뉴판들은 지금이 완연한 겨울이 라는걸 알려주었다.
석화나 굴 방어 등 내가 잘 찾지 않는 음식들이 마치 사람들이 조로록 줄서있는 모양새 마냥 메뉴판에 즐비하게 써 내려가있으니.
그중 한 곳을 너의 손에 이끌려 들어갔다.
특이하게도 막창을 팔면서 동시에 석화 낙지 소라 등 해산물을 파는 곳이었다.
들어가는 동시에 해산물 특유의 비릿한 향이 났고 앞치마를 두른 직원들이 반가이 맞이해 주었다.
가게는 꽤 넓었고 손님도 적잖이 있었지만 시끄럽지는 않았기에 우리는 착석 후 바지락술찜과 석화 하나를 주문했다.
어울리는 유자사와 한잔을 주문 후 짧은 스몰토크를 주고받는 사이 안주가 나왔다.
고소한 버터가 녹아 달큼한 와인향이 나는 바지락 술찜은 말 없이도 술 한잔을 생각 나게 하는 맛이였다.
함께 나 온 석화 위엔 올리브 오일에 레몬즙을 곁들인 뒤 소금이 살짝 올라가 있었다.
해산물을 좋아하지 않는 나에게도 거부감이 없는 맛이었다.
그래도 사실 비릿한 맛을 즐기지는 못했다.
그저 잘 먹는 내 모습을 보며 흐뭇해 하는 네 모습이 예뻐 잠시 비릿함을 잊었던 것뿐.
너의 예쁜 모습이 보고 싶어 , 수십년 간의 입맛을 바꾸다니 나는 지금도 네가 참 좋은가 보다.
그렇게 정작 하고싶은 말은 꿀꺽 삼킨채 시답지 않은 이야기로 주제를 넘긴다.
때로는 의미 있고, 때로는 흘러가는 이야기 들을 석화 한입과 유자사와 한입에 털어 보낸다.
이렇게 너와 함께 하는 나른한 하루가 편지처럼 써내려 지고 있는 지금 순간이 나에게는 행복이라는 걸.
언젠가는 너에게 꼭 말해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