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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팔자, 30년 차 역술가들이 말하는 삶의 진리

사주평론

사주팔자, 한번 시작하면 끝을 못 보고 죽는 게 태반이다.

이 말처럼 사주나루에는 수십 년을 명리학을 해오신 선생님들이 있다.

선생님들께 명리가 무엇인가요? 하면 '삶'이라는 말을 듣곤 한다.


사주팔자에 대한 역술인들의 철학은 결국 상담에도 영향을 미치니,

우리가 선생님들을 볼 때 중요한 판단기준이 되곤 한다.

술사는 천기누설로 인한 구업을 짓지 않는 것이 숙명인데,

역술에 대한 철학까지가 공부의 완성이다.


오늘은 선생님들이 자주 언급하는 삶의 4가지 진리에 대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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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곤 후 길(先困後吉), 선길후곤(先吉後困)


오랜 경험을 쌓은 역술인들은 사주팔자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공식이 있다고 한다.

상당수 초년고생이 말년에 풀리고 반대로 초년이 풀리면 말년에 기운이 센다.


뭐 하나 예시를 들자면 비겁이 강하거나 식상이 약하면 초년에 고생하지만 말년복이 있고

초년에 관성이나 재성이 왕하면 성공은 쉬워도 그게 끝이 아닌 것처럼, 지속적인 자기 발전과 변화가 뒤따르는 게 중요한데 은연중에 나태해지거나 교만함이 생기니 실패로 새기가 쉽다.

반대로 초년이 고되면 나중에 잘 살 수 있다는 믿음과 함께 인내심이 생기니 말년에는 단단한 내실이 생기는 거다.


사주는 그릇이다.


사주는 운명을 결정짓기보다는 복을 담아내는 그릇이다.

사주에서 조화와 균형이 중요한 만큼 오행이든 십성이든 한 가지에 쏠려도, 모자라도 문제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복과 권력, 재물의 정도가 사주구성에 따라 다르다.


재물을 뜻하는 재성이 강해도 관성이 약하면 돈은 잘 벌어도 통제력이 부족해서 날리기 쉽다던지

권력을 뜻하는 관성은 있는데 인성이 없으면 공감력과 융통성이 모자라 과도하게 권위적이라던지

이처럼 사주는 그릇이라는 사실을 뼈로 새긴 역술가들은 출산 택일로 빠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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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命)은 바꿀 수 없어도 운(運)은 바꿀 수 있다.


일단 명은 타고난 사주팔자, 운은 사는 내내 바뀌는 대운과 흐름을 말한다.

명리학을 제대로 공부한 역술인이라면 사주를 좋다 나쁘다로 나누지 않는다.

이유는 사주팔자에 재물운이 약하거나 결혼수가 약해도 다가오는 운을 이용하면 발복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사주팔자를 타고나듯이 대운이나 세운 또한 타고나다 보니 바꿀 수 없다는 사람도 있다.

이때 바꿀 수 있다는 건 길운이나 흉운이 들어오기 전에 대비를 한다는 의미다.


예를 들자면 재물운이 약한 사람도 30대 중반에 들어올 재성 대운을 사전에 알고 대비할 수 있다.

재테크나 재능으로 밥벌이를 하려고 한다면 노력을 통해 운을 쥐냐 흘려보내냐의 차이다.

만일 운을 이용하지 못한다면 팔자대로 살아가는 것이다.


천지인(天地人)의 조화

천은 타고난 운명, 지는 환경 인은 노력

같은 사주라도 누구는 부자 누구는 삶이 고되다.

한낱 한시에 태어난 쌍둥이도 환경에 따라 한 명은 무당 교수가 된 사례를 다룬 방송을 본적 있다.

그만큼 한 사람의 삶은 사주팔자만큼 환경과 태도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사주가 출발점이라면 환경은 여건 본인은 조타수(操舵手)라고 볼 수 있다.




사주는 한 인간의 운명을 단정 짓는 수단이 아니다.

쉽게 말해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 삶을 주도적으로 만들기 위한 지침서다.

고려 후기서부터 조선시대를 지나 지금까지 명리학이 다뤄지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단순하게 사주팔자가 운명을 전부 결정했다면 아직도 성행하지는 못했을 거다.

정해진 답보다는 내 길을 이해하는 도구로 바라봐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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