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평론
벌써 어느덧 2025년 절반에 와있다.
신년은 아니지만 역시 이쯤에서도 한탕해 먹으려는 역술인, 운세업체들이 기승을 부리는 경우를 더러 본다.
사주나루 브런치를 읽어왔다면 그 정도는 이미 가려내는 사람도 많으리라.
요새는 사주풀이 전에 최소 만세력 정도는 살피는 추세인 것도 한몫한다.
이 정도로도 대한민국 특유의 사주사랑이 남다른 걸 알겠지만,
언론 통계에 따르면 한국 성인 50%는 어떤 방식으로든 사주팔자를 본다.
막 초등학교 입학한 어린아이부터 외국 유학학생들도 내 팔자야 정도는 알고 있지 않은가.
당연히 역학의 대중화를 반기지만 악의를 가진 사람들이 퀄리티 낮은 간명을 비싼 값을 부르곤 한다.
아랫사람들이 속이는 몇 가지 대표적인 유형이다.
사주팔자 보기 전 속으면 안 되는 대표적인 상황 3가지, 한번 훑어보길
제일 잘 알려진 유형이다. 조상님이 노했다는 예시가 이해가 쉬울듯하여 적었다.
살(殺)이 있어서 안 좋다, 삼재니까 삼재풀이 하라, 이런 풀이 전부를 말한다.
이런 풀이가 올바른 풀이가 아니라는 건 이미 알려져 있지만 죽지 않고 계속 살아나는 방법이다.
사주를 볼 때 기본적으로 힘겹다거나 중요한 선택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조금만 마음을 흐늘어도 쉽게 흔들리는 상태다 보니 자연스럽게 역술인에게 의지하게 되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이미 겁을 먹었다면 다음은 쉽다.
고액의 간명비도 꾸준히 상담을 종용하며 의미 없는 상담을 받게 만들 수도 있다.
간혹 부적이나 굿을 권유하는 경우도 있는데, 정녕 사주로 승부 보는 역술인이라 할 수 있나?
최소한의 양심마저 저버리다 못해 정직하게 체득해 가는 역술인을 욕보이는 일이다.
사주나루 사주 평론을 보면 알듯하나 사주팔자는 조상을 운운하거나 살이 와서 팔자를 망친다거나 하는 상황이 드물다. 설령 그런 상황이라 한들 충분히 풀어나갈 수 있다.
이런 속임수에 넘어가지 않으려면 무작정 상담을 받는 게 아닌 어떤 역술인인지 꼼꼼하게 알아보고 풀이를 받아야 한다.
명리 공부를 오래 해도 이상하리만치 손님을 못 받는 술사에게 풀이를 받을 때 이런 상황이 생기곤 한다.
사주팔자를 풀어야 할 문제로만 바라본다는 거다.
쉽게 말하자면 수학문제처럼 팔자를 푸는 데에 급급하다.
그렇게 풀어낸 팔자를 해결 사례로 자랑스레 인터넷에 올리는 경우도 있다.
사주 명리학은 역학을 기반으로 두다 보니 이론적 깊이가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이론이 삶을 뛰어넘을 순 없다. 결국 사주를 풀어내는 건 사람이 세상에 태어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는가? 에서 출발하기에
인생과 팔자를 함께 바라봐야 의미가 있다.
이론에 너무 매몰되다 보면 풀이가 과하게 이론 중심이다.
어렵고 복잡한 명리개념을 설명하기에 정신이 팔려있기도 한데, 내담자는 어리둥절한 거다.
그럴싸한 풀이 같은데 실제 삶과는 괴리가 큰 교과서적인 풀이만 남는 거다.
자강(⾃疆) 선생, 제산(霽⼭) 선생과 그다지 명리학적 대화를 하지 않았지만 해답을 찾아갔던 일화 역시 이 때문이다.
팔자는 여덟 글자로 단순하게 구성된듯하지만 평생을 걸쳐 읽어내는 건 결단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기에 앉은자리에서 인생 모든 부분을 풀이하는 게 쉽지 않을뿐더러 한계도 있다.
물론 이왕 보는 김에 지금부터 죽을 때까지 알고 싶다며 끝장을 보고 싶은 사람도 분명 있다.
하지만 당장 필요한 부분을 풀이해야 제대로 된 역술인이 아닐까.
작은 고민으로도 몇 시간씩 풀어줄 수 있는 게 사주팔자다.
그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우선순위가 밀리는 풀이를 듣는데 시간낭비를 하지 않길 바란다.
가능하다면 고민을 단편적으로 나눠할 때 풀이받는 게 좋다.
하지만 상담에 급급한 역술인들은 앉은자리에서 끝장을 보고 추가 간명비를 받아가며 오랜 시간 잡아두는 경우도 있다. 한건의 상담에 최대한 수익을 내야 하는 역술인의 상황에 휘둘리지 마시라.
말이 되면 평소 관심이 없는 사람도 사주팔자에 관심을 가지곤 한다.
그 사람들의 가이드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가볍게 쓰기 시작했는데 결국 글이 길어졌다.
덕분에 기존에 사주팔자를 자주 보러 다니는 사람도 한번 짚고 넘어갈 수 있는 글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