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론(59)
그간 3000명의 임술일주를 보면서 느꼈다.
갑자기 떠날 생각을 하는 경우가 유독 많았다.
당연히 반복적인 일상을 탈피하고 싶은 사람이 어딨겠냐만은 임술은 결이 조금 다르다.
일상을 뒤로한 채 사라지고 나서 돌아와서 하는 말.
떠난다고 만사 오케이라면 몇 번이고 권유하겠지만, 일탈은 회피가 될 때가 있다.
이유조차 모르고 무작정 떠나버리기 때문이다.
떠날 때 떠나도 종착지는 정하라는 말이다.
임술일주는 유독 삶의 편차가 큰 임술일주인만큼 선택에 따라 삶의 방향의 낙차가 크다.
그 기로에 서있는 임술일주를 위해 글을 썼다.
임술일주는 임수(壬水)와 술토(戌土)로 이루어져 있다.
타인과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타인을 위해 희생하여 살아야 한다는 말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겉보기에는 온화하고 인자한 사람이다.
본래 임수(壬) 일간이 지혜롭고 사교적인 데다 술토 편관(偏官) 역시 타인의 인정으로 움직이다 보니 이런 기질이 더 두드러진다. 그렇다 보니 임술을 친구로 두면 일평생 든든한 내편이 되어준다.
이게 임술이 삶의 뿌리고 거두는 결실이기도 하다.
스스로 나서기보다는 판이 깔리면 주위 사람을 위해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이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겉모습이다.
사실 임술은 마냥 선하고 좋은 사람이라고 보긴 어렵다.
이런 성향은 전부 임술일주 본인만의 생각과 의도대로 발휘된다.
알려진 바와 달리 맹목적인 충성보다 판을 짜서 움직이는 게 자신의 능력을 잘 발휘하는 방법이란 걸 아는 거다.
대개 그 능력은 재물과 연관된 경우가 많다.
임일간이 가진 현실적, 물질적인 면모 때문인데 술토에 있는 지장간 정화(丁火)와 만나 기운이 강해진다.
정리하자면 타인을 위해 산다는 임술일주라도 궁극적으로는 스스로 야망을 이루기 위한 일이다.
일차원적으로 헌신적, 희생적이라고 말하기엔 임술을 이해하기 힘들다.
성공의 목적이 같아도 주위에 선한 사람이 있으면 선하게,
약한 사람이 있다면 약하게 이를 이룬다.
CEO가 될 팔자와 백수건달이 될 팔자를 동시에 가지는 사람인 거다.
여기까지가 임술일주를 실관 했을 때 엿보이는 기질이다.
특이하게도 이런 삶을 살다가 어디론가 훌쩍 사라지는 임술일주가 많다.
이유는 앞서 말했듯 모든 것에 지쳐버리기 때문이다.
임수와 술토가 기운을 마무리하는 성향을 가져서인데,
타인의 인정과 먹고살고 재산을 모으는 모든 행동이 어느 날 허무하게 느껴지는 거다.
이때 선택하는 방향은 크게 3가지다.
종교에 심취하거나 특정 학문이나 기술에 심취하는 것, <원국에 인성(印星)이 많을 때
그리고 마지막은 갈피를 못 잡고 무너지는 것,
주변에 도와주는 사람이 없다면 대부분 세 번째를 택한다.
임술일주 남자는 일지 편관을 두고 있어 사회적 성공에 큰 뜻을 둔다.
또한 사회적 성공이 아니라도 주변인과 커뮤니티를 중요시하기에 결혼이 늦어지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또 자신을 꽉 휘어잡는 기센 여자를 만나면 불현듯 결혼을 결심하기도 한다.
결심만 하면 가정에 충실한 편으로 아내의 능력 또한 좋다 보니 아내에게 의지하는 경우도 많다.
임술일주 여자의 경우 괴강 백호 영향을 받아 남자를 만나기 힘든 편이다.
호방하고 자유분방한 기질을 갖고 있기도 하고 똑똑한 사람이 많다 보니 능력에 맞는 남자를 엄격하게 고른다.
최근 여자가 경제권을 갖고 가정을 꾸리는 경우도 많다 보니 남자를 밟고 올라서려 한다는 말은 크게 신경 안 써도 된다.
본인이 인정할만한 남자를 고르고자 하는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눈은 낮추는 게 이롭다.
내용이 방대하다 보니 읽기가 쉽지 않았을 거다.
그럼에도 임술일주가 좋은지 나쁜지 감을 잡기엔 부족하지 않은가?
그게 정답이다.
일주에는 좋고 나쁨은 없다.
하지만 확실한 건 임술일주는 현시대를 살아가는데 유리하다.
주변에서 인정을 받아도 끝없이 자아실현을 고민하기 때문이다.
현재 다 포기하고 떠나고 싶은 생각이 크겠지만...
임술일주에게 어울리는 자리가 분명 있다는 것만 알고 가라.
그것만 알아도 이글의 목적은 다한 거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