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론(7)
경오일주는 남에게 흠보이는 걸 가장 싫어한다. 그만큼 행실이 흐트러질까 완벽주의를 추구한다.
어찌 보면 마음 가는 대로 막사는 사람에 비해 바르게 살아가고자 치열하게 노력하지만 과유불급, 뭐든지 과하면 화를 부르는 법이다.
경오일주라면 착한 사람이 되려다가 크고 작은 리스크를 감수한 적이 여럿이지 않은 가?
뜨끔했다면 이번 글에서 한 번쯤 짚고 조심해야 할 것들을 알려주도록 하겠다.
오늘 칼럼에서 말하는 것만 조심해도 리스크를 줄여나갈 수 있다.
대체적으로 경금은 완벽주의 성향이 강하다. 타인에게 욕먹는 걸 극도로 싫어하는 천간이기 때문이다.
약속시간에 지각하기는커녕 먼저 와서 기다리는 사람이 경금이다.
때문에 제목을 보고 흠칫해서 들어왔다면, 경오일주뿐 아니라 경금(庚金)을 일간(日干)에 가진 일주들이 많으리라 예상한다.
경금의 완벽에 완벽을 더하는 면모를 가장 살려주는 지지가 오화(午火)이다.
오화는 정관(正官)으로 들어와 경금의 이미지를 더 견고하게 만든다.
다행인 것은 지장간 기토(己土)가 화기를 중화시킨다.
경금의 단점인 완벽을 추구하는 성향을 기토로 중용을 맞춘다고 보면 된다.
한시도 긴장을 늦추지 않아 숨통이 막힐뻔한 경오일주에게 기토가 숨 쉴 틈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애석하게도 시대가 개인화 시대로 변화했다. 그에 따라 정의관도 제각각이다.
요즘 사람들은 착하기만 한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바른 인자, 착한 인자라 평가받던 모든 요소가 답답한 인자, 손해 보는 인자, 흔히 '호구'로 해석되는 이유다.
그렇기에 경오일주는 너무 착한 사람이 되고자 희생할 필요 없다.
특히 정관의 영향으로 계급 체계를 따르는 집단(공무원, 경찰, 군인 등)에서 생활하는 경우가 많을 텐데, 그럴수록 착하기만 한 성격은 본인에게도 소속집단에게도 마이너스 요소가 될 것이다.
모든 사람에게 동시에 착하려고 해도 착할 수는 없다. 생존에 있어서 이기심은 필수로 작용된다.
어쩔 때는 소속된 집단을 위해 이기적으로 생각할 줄도 알고, 타인과 손익경쟁을 할 줄도 알아야 한다.
어떤 면에서 한없이 선하고 바른 심성을 시기하고 질투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이마저 무시 못하는 게 경오일주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으려면 우선 자신부터 챙겨야 남을 챙길 수 있다.
경오일주는 재물이 새어나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더군다나 남들에게 호감을 사기 위해 과소비가 습관이 되었다면 반드시 고쳐야 한다.
그것만 제외하면 재물 또한 정직하게 모아가는 스타일이라 헛돈이 새나가는 것만 막으면 차곡차곡 재물을 쌓을 수 있다.
재테크를 생각 중이라면 수익성은 낮아도 안정성이 보장된 투자가 유익하다.
부동산은 좋은 투자 방법이나 대한민국 부동산이 투기성이 짙으니 유의하길.
보수적인 성향 때문에 세상 물정 모른다거나 고지식하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다수가 정답은 아니지만 다수가 세상을 비추는 거울이 되기도 한다.
때에 따라 의도적으로라도 다수의 의견을 맞추려고 하면 좋다.
여기까지만 유념해도 경오일주로 살아가는 데에 큰 문제는 없다.
경오일주는 십이운성으로 목욕(沐浴)에 해당한다. 거기에 일지 오화에서 오는 도화의 영향이 크다.
이성과 만날 기회가 많고 연애나 애정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남자의 경우 특유의 듬직한 인상으로 '신수가 좋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성격조차 선하니 주위 평판이 좋은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정관의 기운으로 가정에서는 정반대의 평가를 받기 쉽다.
지장간에 정관과 편관이 함께 있으니 관살혼잡이다.
게다가 가부장적인 면모를 보이니 가정불화를 조심해야 한다.
이런 성향을 줄인다면 자식복도 있고, 좋은 인연을 만날 수 있는, 신수가 훤한 일주이다.
경오일주 여자는 눈이 높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그만큼 남자의 능력을 많이 따진다.
기준이 높으니 만족이 쉽지 않다. 이런 성향을 타협하지 못하면 결혼 후 외도 가능성이 있다.
남자와 마찬가지로 관살혼잡이니 나이가 어린 남성과의 인연을 특히 조심해야 한다.
특히 자(子)년에 해당하는 해나, 사주를 조심해야 한다.
자오충(子午沖)으로 변심과 갈등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대로 자기 계발과 적당한 타협이 이루어진다면 능력 있는 남편을 만날 수 있다는 말이다.
결과적으로 남, 여 모두 밖에서만큼 가정을 대한다면 배우자 복 자체는 있는 편이다.
경오일주 연예인으론 배우 유승호 씨가 있다.
유승호 씨의 경우 군 생활을 할 적에 조교를 한 것으로 화제가 될 정도로, 매사에 바르고 정직한 사람으로 정평 나있다.
유명인으론 충무공 이순신 장군님, 롯데그룹 초대 회장인 신격호 씨가 있는데, 지지 정관을 가진 사주답게 집단을 통솔하는데 두 분 모두 일가견이 있었던 듯하다.
마지막으로 경오일주들은 타인의 평가 때문에 스스로 매너리즘에 빠질 필요 없다.
앞서 말한 것처럼 모두에게 똑같이 착하게 대해도 모든 사람에게 착한 사람이 될 수 없다.
차라리 스스로를 타인만큼 대해주길 바란다.
현실과 이상의 괴리에서 괴로운 경오일주들에게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의 <버드맨>을 추천하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