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론(9)
사주 공부를 막 시작하는 사람은 ''임신일주(壬辛日柱)는 완벽하다'라고 말하곤 한다.
이론 상으로도 실전으로도 얼추 맞는 말이다.
더불어 그런 말을 자양분 삼아 자기 잘난 맛에 자아도취 된 채 사는 것도 임신일주의 숙명이다.
반면 이런 칭찬을 듣지 못할 정도로 팔자 구조가 좋지 않거나, 어려서부터 평균과 다르다는 이유로 자신감이 결여되어 있을 수도 있다.
너무 잘나도 문제, 그렇지 않아도 문제이니 세상살이에 있어 나름대로 근심이 클 것이다.
아는 지인 중 40대 중후반 임신일주가 있다.
임신일주라 그런지 대학 졸업 후 직업 변경만 서너 번, 징하게도 안 망한다.
일주를 제외한 나머지 년주, 월주, 시주와 조합도 나쁘지 않으니 좋은 팔자를 가졌다.
그 친구의 문제는 꿈이 너무 많았다.
대학교 땐 작곡을 전공하였고, 해외봉사를 갔다 동남아에서 한국어 선생님, 귀국 후 부동산으로 공부를 하다 보니 공인중개사가 되었다고 한다.
지금은 피아노 사업을 시작하려고 한다면서 잘 해낼 수 있을지 임상을 봐달라고 했다.
임신일주가 자기 잘난 맛에 살아간다는 것을 가장 잘 보여준 사례인 것 같다.
임(壬) 수 천간은 일단 생각이 많다.
게다가 신금이 편인으로 들어와 명민한 성향과 결단력이 강하다.
때문에 여러 가지에 관심을 갖고 시도하려고 한다.
특히 신금의 편인, 편관이 남들이 하는 일 말고 독특한 분야에서 성공하고 싶어 한다.
게다가 자신의 이런 성향을 스스로가 잘 안다.
자만하거나 건방 떤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임신일주는 완벽에 완벽을 추구하는 성향이다.
하지만 이 사람은 직업을 바꾸지 않는 것이 좋다.
그간 뭘 해도 좋을 거라는 답을 들어왔으니 당황했을 것이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라고 볼 수 있다.
임신일주는 여러 방면에 재능이 있지만 한 분야에서 오래 종사하는 것이 성공의 핵심이다.
또한 재물과 크게 관계되어있지 않은 사주이다.
대부분의 임신일주는 일을 여기저기 벌려놓고 마무리 매듭을 짓지 못한다.
앞서 말했듯 그 지인은 팔자가 좋아 별 탈 없었지만, 만일 작곡을 오래 했더라면 지금쯤 대한민국에 알만한 사람은 모두 아는 작곡가가 되었을 것이다.
게다가 기본적으로 편인의 성향이 강해 재물과 인연이 없다.
그러니 재물과 관련된 공인중개사는 중계를 해주는 거긴 하나 크게 흥미를 가지지 못했다.
그래서 틈만 나면 계속 다른 일을 모색하려고 했을 것이다.
자기 잘난 맛에 사는 임신일주이지만 여기저기 찔러보다가는 좋은 시절 다 지난다.
좋은 사주여도 마음 가는 대로 살다 간 안정적인 삶을 도모'만'하게 된다.
내 글을 꾸준히 읽어왔다면 알 것이다.
남자에게 인성(印星)은 부모님의 간섭을 의미한다.
다른 일주들은 결혼 생활이 순탄하지 않을 거라 했지만 임신일주는 조금 다르다.
원체 자기 확신이 강하다 보니 결혼을 결심하면 어떻게든 하고 마는 것이 임신일주 남자이다.
확신이 있는 성격이지만 웬만하면 고집스러운 일은 거의 없다.
오히려 활동적이라 이성에게 인기가 많다.
그리고 야망이 크다 보니 가정이 뒷전이 될 수가 있다.
이와 반대 성향인 배우자를 만나게 되면 갈등이 생길 우려가 있다.
임신일주 여자는 임수의 기운으로 인기가 많다. 그래서 모순적이게도 외로움을 잘 타니 이성이 많아도 성에 차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는 결혼을 하고 나서도 마찬가지다. 편관의 기운으로 배우자에게 쉽게 불만을 가질 우려가 있다.
게다가 신금이 역마로 온다. 그로인해 활동성이 강해져 배우자에게 불만을 가지는데 한 몫한다.
남편과 타협점을 찾지 못한다면 가정에서 남편과 아이에게 화풀이를 하는 경우도 많다.
앞서 말했듯 기운을 펴지 못하고 무시당하는 게 지속될 경우 심하면 정신적으로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그러니 임신일주는 배우자를 만날 때 궁합이 잘 맞는지 꼭 확인해라.
하나 일러주자면 보통 임수는 정화와 만나면 정임합으로 목을 만든다.
그래서 좋은 궁합으로 보고 정신적인 측면보단 육체적으로 궁합이 좋은 경우가 많다.
눈만 마주치면 싸워도 밤이 되면 반대로 눈만 마주쳐도 금실이 좋아진다.
임신일주를 대표하는 유명인으론 JYP엔터테인먼트의 대표로 있는 박진영 씨와 배우 하정우 씨가 있다.
두 사람 모두 끼와 능력이 출중하다.
또한 자신의 일에 있어서는 완벽해지고자 꾸준히 노력한다.
특히 박진영 씨는 가수에서 최정상을 찍고 자신의 이름으로 회사를 설립했다.
하정우 씨도 배역을 가리지 않고 여러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 내는 연기자이다.
출중한 끼와 재능을 발산할 수 있는 직업이니 팔자와 아주 잘 맞는다. 그래서 배우 중에 임신일주가 많다.
자기 능력을 아는 것도 능력이 되는 시대이다.
발명가 제임스 와트와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이 임신일주이다.
이처럼 능력이 많은 임신일주에게 자기 확신은 또 다른 능력이 되는 것이다.
지나치게 자기를 과신하지만 않으면 성공할 사주이다.
임신일주인데 이 글이 공감되지 않는다면 지나치게 자기를 불신하는 건 아닌지, 재물을 최우선시하고 있지 않은지 꼭 체크해 보길 바란다.
이 두 가지만 면밀히 살펴도 어떤 일주보다 좋은 일주이다.
자기 자신을 너무 믿는, 또는 너무 불신하는 임신일주에게 플로리안 헨켈 폰도너스마르크 감독의
<타인의 삶>이라는 영화를 추천하며 마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