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도 놀라는 중. 내가 그렇게 끈기 있던 사람이었던가? 혹시 나 아닌 다른 사람이 쓰는 건 아닐까? 별의별 상상을 해보는 와중에 챌린지가 하면 할수록 중독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처음 시작은 이 한 달 한편 완성 글쓰기 모임과 100일 동안 하루 1번 글 쓰고 단편소설 읽는 모임이 전부였다. 그걸 지속하기 위해 스스로를 다잡기 위해 연결시킨 것이 바로 도전 어플 챌린저스였다.
처음엔 인증도 100프로를 찍기 위해 늘 하던 일부터 건들기로 했다. 내일 계획 3개 세우기, 하루 느낌 적기 등등 단순하고 쉬운 걸로.
그러다가 넘어간 것이 하루 1회 플랭크. 그런데 1만 원이 부담스럽다고 내가 만든 건 단돈 1천 원! 최소 30초 버티기를 목표로 100일 목표한 게 벌써 9일째 완수! 물론 꾀도 부린다. 나도 간사할 땐 한없이 간사한 사람이니까. 그래도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찍는 순간엔 '그깟 1분인데 뭐...'라며 운동을 실천하고 있더라. 그깟 1분으로 하늘 꼭대기에 있는 허들을 발 한번 들면 넘을 만큼으로 끌어내린 것이었다.
그 덕분일까? 일어나면 세수하고 본업에 필요한 물건 사러 나가기 바쁜 내가 미리 일어나는 진심 기적까지 일으키고 있다.
기초 스킨로션도 귀찮다고 건너뛰기 일수였는데 주 5일 인증으로 16일 뒤 끝! 못난 얼굴 피부라도 좋아진다면 바랄 게 뭐가 또 있겠냐! 이 인증은 다시 30일로 재도전할 가망성이 컸다.
채린저스에는 정말 신기한 챌린지가 차고 넘치는데 하루 1번 하늘 보기는 거기서 보고 따라 했다. 글쓰기 모임도 밴드라는 어플을 사용해서 기간 설정 미션을 설정할 수 있기에 두 손 들고 건의했더니 빠르게 개설! 벌써 10일째 시간 박힌 하늘 사진이 모이고 있다.
기왕 챌린저스의 도움받는 거 값싸게 습관 한번 혹은 삶의 질 한번 올려보겠노라 담주부터 시작할 새로운 인증은 이 두 가지!
5분 명상하기와 주 3회 악기 연습하기였다.
명상도 흔하고 악기도 흔한데 그게 뭐가 색다르냐 하겠다. 맞다. 난 명상을 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흔한 것들 가운데 내게 맞는 방법이 뭘까 스스로 찾아야만 한다. 인증방법으로 너튜브 시청도 가능하다길래 일단 그쪽으로 똑똑, 문을 두드릴 생각이었다. 다음 주부터의 2주. 새로운 9월 후반이 시작될 거다.
스스로 챌린지 개설하기는 어플 챌린저스의 큰 장점 중 하나이기도 한데, 주로 혼자 하거나 비공식으로 자물쇠 채워서 하는 게 보통이었다.
그래서 운동은 비공개로 스킨로션은 공개로 돌렸지만 전부 나 혼자 하는 도전 인증이었다.
동시에 집에서 놀고 있는 해금이 생각나서 적은 비용 1천 원으로 도전 인증을 공개로 뚝딱 만들었다. 이번에도 혼자 하겠거니 싶어 힘들질 담주 걱정에 만든 챌린지를 삭제하려고 들어가 보니 웬걸, 신청자가 있었다.
참가인원 1이 익숙한 내게 지워버리려고 마음먹은 내게 다른 사람의 참가는 쇼킹 그 자체였다. 그리고 뒤따르는 책임감! 악기 연습 인증도 12주로 잡았다. 한두 달 가지고는 연습은커녕 사진만 찍다가 끝내기 바쁠 거라 생각해 무리하게 잡은 일정이었다.
챌린저에도 가성비를 따지는 스스로가 얄밉긴 했지만 내가 만든 챌린지를 믿고 따르겠다 도전하는 사람이 있어서 솔직히 너무 기뻤다. 함께 같은 길을 간다는 기분이 이런 건가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