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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맛있는초코바 Jan 04. 2019

벌써 1년, 그래도 여전히...

인내심이 필요하거늘!

마법과도 같은 책으로 공부를 시작한지 벌써 1년.
처음엔 멋모르고 시키는대로 한다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3개월도 채 안되서 나는 내 식으로 일본어 공부를 하고 있었다.

듣는 게 중요하다해서 아침, 저녁으로 짐을 정리하는 두시간씩을 꼬박 듣기에 투자했다. 책에서 소개해준대로 한과에 5문장이 넘지 않는 그림책으로 시작했것만, 반복해서 듣고 또 들어도 뭔가 허전했다.

하는 일은 단순 노동이긴 해도 체력이 부족해서 집에 오면 잠들기 일수였다. 그러니 퇴근 후 그날 들은 일본어를 쓰는 일은 생각처럼 되질 않았다. 하루, 이틀 미루다보니 쓰기는 어느새 뒷전이 되어 버렸다.

그렇게 6개월이 흐른 뒤로 듣는 건 습관이 되어 익숙했지만 여전히 말하고 쓰기는 어색했다. 이러다가 지쳐 떨어지는 건 시간 문제였다. 히라가나, 카타카나는 어느정도 익숙해졌지만 들은 내용을 반복하는 것만큼 지루한 일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나마 집근처가 관광지로 유명한 동대문 시장이라서 여행 온 일본인들의 대화를 간간히 엿듣을 수 있었다.
작은 목소리에 말하는 속도가 빨랐다. 겨우 한 두개의 단어 밖에 알아듣지 못했지만 그럴땐 뿌듯했다. 동시에 초조했다.

일본어 책에서는 절대로 배운 것 이상 말하면 안된다고 했다. 한일 사전을 보고 멋대로 문장을 만들어서도 안된다 했다. 그런데 나는 그 지루함을 견디지 못해 자꾸 다르걸 원했다. 그렇게 1년이 지났다.

일단 내 실력이 어느정도인지 궁금해졌다.
쓰기는 한없이 부족하지만 듣기라면, 말하기라면 가능하지 않을까? 그래서 일본 워홀을 다녀온 지인에게 주1일로 과외를 부탁했다.

첫날 나에 대해, 가족에 대해 소개하는 건 그럭저럭 말을 했다. 하지만 두번째 과외부터는 말하는 게 소심해졌다. 이유는 역시 아는 게 별로 없어서 말할 수 있는 화제가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지인의 말로는 첫날보다 점점 퇴화되는 기분이라 했다.

그 무렵 일드에 빠진 다른 지인이 말했다.
"귀를 트이려면 일드 보는 게 최고야. 좋아하는 연예인을 만들면 드라마 보기도 쉽고."
이때까지 내게 일본어는 공부였는데......
좋아하는 연예인? 그런게 도움이 되겠냐고 되묻고 싶었다. 허나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어서 지인의 말을 따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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