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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맛있는초코바 Jan 11. 2019

일본 워킹 홀리데이 비자 합격!

언제든지 갈 수 있다, 일본!

컴퓨터 화면을 천천히 아래로 내렸다.

기대는 안했지만 합격자 발표는 뭐든 두근거렸다. 내가 가기로 마음먹은 일본 배우의 라이브는 7월이었고 워킹 홀리데이의 비자 합격자 발표는 5월이었다.

접수를 마치고 검색해보니 다른 신청자들은 일본어 면담까지 신청했다고 했다. 그것이 비자 합격률을 높여주는 하나의 팁이라고. 일본어 회화는 커녕 듣기조차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내게 면담은 무리였다.

한번은 남산 도서관의 빌린 책을 반납하려 노란버스를 탄 적이 있었다. 버스 정류장에는 서울 N타워를 가려는 관광객들이 많았다. 그중 한분이 불안한듯 주변을 두리번 거렸다. 배낭을 맨걸보니 관광객이 틀림 없었다.

중년 부인이 버스를 기다리는 나와 눈이 맞았다.
간단한 영어로 묻긴 했으나 혼잣말은 일본어였다. 영어도 뜻을 알아 들은건 아니였지만 서울 타워를 가는 거냐 묻는 듯 했다. 나는 나도 모르게 "하이(네)"라고 대답했다. 중년 부인과 나는 도착한 버스에 함께 탔다.




버스는 무사히 남산을 올라 정거장에 멈췄다.

지금은 읽을 수 있는 사탕, 그때는 맛봐야 아는 사탕!

사람들이 전부 내리자 중년부인도 나를 따라 내렸다. 서울 타워는정거장에서 조금 더 오르면 되는 거리. 부인이 내게 일본어로 "이카나이?" 라고 물었다. 대화를 이어갈 능력도 없고 목적지도 달라서 고개를 가로저었다. 부인은 웃으면서 길을 가다가 부랴부랴 내 손에 뭔가를 쥐어줬다. 사탕이였다. "아리가또 고자이마스"라고 처음 일본사람에게 일본어로 인사를 했다.



화면의 숫자가 점점 손에 쥔 내 수험번호와 가까워졌다. 하나씩 천천히 훑어가던 손가락이 한지점에서 멈췄다. 수험번호 하나하나를 비교하며 읽었다. 그리고 마지막 숫자가 수험번호와 일치한 순간, 머리속이 텅 비었다. 일본 워킹 홀리데이 비자 합격이였다.


헉! 하던 순간.


이거 받고 실감했다.




비자 신청은 의외로 간단했다.

다만 내가 알고 있던 일본 대사관에서 받는 게 아니라 신청서를 냈던 바로 그 빌딩이었다. 신분증과 신청증, 여권을 챙겨 갔고 그 뒤에 다시 방문하자 여권을 받을 수 있었다. 여권엔 내 여권 사진과 같은 빨간 재류 허가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워킹을 갈 수 있는 기한은 합격후 1년까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나는 일본에서 일할 자격이 생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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