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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맛있는초코바 Jan 23. 2019

첫번째, 혼자, 일본여행5

시모기타자와와 일본우표 겟!

다음으로 찾아 간 곳은 시모기타자와였다.
일본에 가기 전 조사해둔 몇 안되는 가고 싶은 곳이였다. 분위기는 홍대와 비슷하고 맛있는 가게가 많고 연극인들이 많은 곳이라는 설명도 언뜻 봤다. 일본어를 배우기 전, 나는 지금 흔히 말하는 뮤지컬 배우를 덕질하는 뮤덕이였다. 그렇기에 소극장이 많다는 그곳을 지나칠 수 없었다.

도서관에서 신주쿠역까지는 걸어서 어찌어찌 왔것만 시모기타자와로 가는 길은 일본 초보인 내겐 거대한 도전이였다. 조사해둔대로 오다큐선이란 노선을 타야 했다. 일본은 지하철 노선마다 관리하는 회사가 다르다고 했다. 그렇기에 내가 가진 스이카는 쓸 수 없다고 내멋대로 생각해버렸다. '어쩌지....' 몇번이나 망설인 끝에 이대로 되돌아 갈 순 없다고 생각했다.

개찰구마다 역무원 실이 함께 있어서 어설픈 일본어로 물어보니 jr카드가 어쩌구 저쩌구... 들고 있던 스이카를 보이며 "스이카?" 했더니 그렇다고 했다. 소심하게 교통카드를 개찰구에 터치하니 삐빅- 별문제 없이 통과했다. 들어 왔다는 안도감도 잠시, 급행과 보통으로 가는 전철을 구분해서 타야 했다. 그때 적어둔 메모장을 몇번이나 봤는지 모를 정도였다.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시모기타자와는 상당히 작은 동네였다. 남쪽과 북쪽으로 나뉘어진 길을 쭈욱 걸어가면 그곳이 시모기타자와. 홍대도 낯선 내가 시모기타자와를 제대로 만끽했는지는 지금도 의문이였다. 지금 기억나는 건 일본의 유명한 돈키호테를 방문하기 전 들어간 빌리지 뱅가드라는 잡화점과 연극인의 성지라는 혼다 극장이 전부였다.


생각했던 것보다 허름?했던 시모기타자와. 빈티지는 그런건가?



다행히 일본에 오면 해보기로 한 세번째 숙제를 풀 기회가 생겼다. 우체국에 들어가서 우표사기였다. 일본어 교재의 회화는 일본에서 산다는 가정하에 여러 상황을 테마로 삼고 있었다. 그 테마중 하나가 우체국에 가서 대화하기였다. 교재의 주인공은 우편물을 보내기 위해 이것저것 물어보것만 나는 우표를 얻기 위해 우체국을 방문했다. 나중에 알았지만 우표나 관제엽서는 편의점에서도 구매가 가능했다.


처음은 무조건 깡으로! 일본의 공공기관에 언제 들어가보겠는가?




우체국 풍경은 한국이나 일본이나 그다지 차이는 없었다. 대기 번호표 뽑는 기계도 있었고, 소포를 포장하는 장소도 따로 있었다. 다른 건 몰라도 우표 하나만은 몇번이나 연습하고 왔으니 무사히 구매하리라 생각했는데 창구 여직원 물었다. 어디에 쓰는 우표냐고.

내 머리 위로 물음표가 뜨는 걸 직원도 눈치 챘는지 손으로 네모를 그리면서 "하가키? 테가미?" 라고 했다.
당황해서 도서관 재활용센터에서 샀던 편지지를 보여주자 그제서야 직원이 "난마이데스까?"라고 했다.
손으로 2개를 표시하자 내 손에 쥐어진 건 일본 우표 82엔짜리 2장과 영수증이였다. 친절하게 대해주신게 감사해서 하나 남은 우체국 한정 원피스 편지지도 덩달아 구매했다.

그런데 원하는 것을 손에 넣었음에도 왜 그리 자신감은 사라졌는지......
첫 일본 여행은 그렇게 자신감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하며 막을 내렸다.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일본어 회화를 어떻게 해야 자연스럽게 될까를 몇번이고 생각했다. 1년이라는 준비기간을 둘 수 있는 일본 워킹 홀리데이 비자가 살아있기 때문이였다. 하지만 마음 먹은대로 일이 흘러가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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