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금을 배운다. 이제 레슨은 3번째이고 기한은 20일 정도 지난 상태. 일주일에 한 번씩 받는 게 보통이라는데 나는 두서없이 내 스케줄대로 받는 중이다. 이번에도 10일 정도의 기간을 보내고 3번째를 맞이한다. 어디서 듣기로는 제대로 된 소리만 제대로 내는데 3회~4회가 걸린다 했는데 내 진도는 도레미파솔라시도를 배울 차례. 아무래도 선생님께서 진도를 급하게 나가시는 건 아닌가 싶다.
취미라는 건 가벼운 생각에 '나도 한번?'이라는 마음가짐이면 될 텐데, 하다 보면 대충이라는 사실을 납득 못하는 내가 있다. 완벽을 추구하는 사람은 아니다. 다만 틀렸다는 게 싫을 뿐이다. 자기만족이 약한 사람. 그게 나다.
애초에 해금 선생님도 그리 말씀하셨다.
"해금 때문에 스트레스받으실 필요는 없어요. 스트레스 풀려고 하시는 건데 도리어 스트레스 받으시면 즐길 수 없으니까요."
들을 땐 옳으신 말씀! 맞장구를 쳤다. 하지만 하다 보니 좀 더 정확히, 여기서는 이렇게, 저기서는 저렇게...... 신경 쓸 곳이 늘어나다 보니 즐겨야 하는 나는 온데간데없다.
속상한 마음과 이것밖에 못하냐고 꾸짖는 마음, 자기 비하를 하는 마음 등등, 내게 득이 되는 이야기는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 괴롭다. 이대로라면 또 도망갈 테다. 힘들다고, 싫다고, 자신 없다고.
취미의 경계는 내가 만든다. 조이는 것도 나요, 풀어내는 것도 나다. 즐기려고 했던 일이다. 잊지 말자. 행복한 취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