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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맛있는초코바 Jan 02. 2020

취미의 경계

해금을 배운다. 이제 레슨은 3번째이고 기한은 20일 정도 지난 상태. 일주일에  번씩 받는 게 보통이라는데 나는 두서없이  스케줄대로 받는 중이다. 이번에도 10일 정도의 기간을 보내고 3번째를 맞이한다. 어디서 듣기로는 제대로  소리만 제대로 내는데 3~4회가 걸린다 했는데  진도는 도레미파솔라시도를 배울 차례. 아무래도 선생님께서 진도를 급하게 나가시는  아닌가 싶다.

취미라는  가벼운 생각에 '나도 한번?'이라는 마음가짐이면 될 텐데, 하다 보면 대충이라는 사실을 납득 못하는 내가 있다. 완벽을 추구하는 사람은 아니다. 다만 틀렸다는  싫을 뿐이다. 자기만족이 약한 사람. 그게 나다.

애초에 해금 선생님도 그리 말씀하셨다.

"해금 때문에 스트레스받으실 필요는 없어요. 스트레스 풀려고 하시는 건데 도리어 스트레스 받으시면 즐길  없으니까요."

들을  옳으신 말씀! 맞장구를 쳤다. 하지만 하다 보니   정확히, 여기서는 이렇게, 저기서는 저렇게...... 신경  곳이 늘어나다 보니 즐겨야 하는 나는 온데간데없다.

속상한 마음과 이것밖에 못하냐고 꾸짖는 마음, 자기 비하를 하는 마음 등등, 내게 득이 되는 이야기는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 괴롭다. 이대로라면  도망갈 테다. 힘들다고, 싫다고, 자신 없다고.

취미의 경계는 내가 만든다. 조이는 것도 나요, 풀어내는 것도 나다. 즐기려고 했던 일이다. 잊지 말자. 행복한 취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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