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부 지역
식탁 위에 놓인 술잔이 넘실거리는 풍요로움으로 가득 차는 순간을 상상하면서 네이밍 한 아오모리의 숨은 진주라 불리는 '호우하이(豊盃)'다. 아오모리현에서 1930년부터 96년 고집으로 묵묵히 술을 빚어온 미우라 주조의 문을 두드리면 세상 어디에도 없는 특별한 쌀을 만나게 된다. 바로 전국구에서 오직 이곳만이 계약 재배하여 사용하는 전용 주조미인 '호우하이마이(豊盃米)'가 있다.
'풍요로운 술잔'이라는 이름처럼 호우하이는 첫 모금에 화사하고 프루티 한 단맛을 선물하지만 그 마무리는 마치 칼로 베어내듯 깔끔하게 떨어지는 반전의 매력을 지니고 있다. 입안을 감싸는 고급스러운 방순향과 부드러운 감칠맛 사이로 오묘하게 고개를 내미는 산미는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술의 결에 입체감을 더해준다. 아오모리의 쟁쟁한 명주(덴슈, 무츠핫센, 키쿠이즈미) 들 사이에서도 당당히 랭킹 Top 50 이내의 자리를 지키는 이유는 가족 중심의 소규모 양조 방식을 고수하며 한 방울마다 쏟아붓는 철저한 품질 관리 덕분이다.
브랜드: 호우하이(豊盃) 준마이긴죠
특징: 정미율 55% (전용 주조미 호우하이마이 100% 사용), 도수 15도
일본주도 +1~+3, 산도 1.4~1.6
가격대: 720ml 2,200엔 / 1.8ℓ 4,340엔
생산량이 적어 현지에서도 줄을 서거나 추첨을 통해 구하는 경우가 있음
프루티 한 단맛으로 시작해 깔끔하게 끝나는 호우하이의 주질은 식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담백한 요리들과 기막힌 조화를 이룬다.
생선회 (흰 살 생선인 광어, 도미는 술의 부드러운 감칠맛이 생선의 단맛을 감싸 안으면서 입이 즐거워짐)
구운 명란 (살짝 구운 명란의 짭조름과 톡톡 터지는 식감은 프루티 한 단맛과 어울려 즐거운 변주를 만듦)
채소 스틱 (호우하이의 미네랄감을 극대화하고 싶다면 채소의 수분감과 부드러운 질감이 금상첨화)
잔을 비울 때마다 풍요로움이 채워지는 역설적인 즐거움. 오늘 밤 호우하이의 깔끔한 끝맛처럼 깔끔하게 하루를 마무리해 보는 건 어떨까? @알쓸사잡 (알면 쓸데없는 사케잡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