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테현] 20.아카부

북부 지역

by 아루히 ARUHI

잿더미 속에서 피어난 붉은 무사의 진심, 아카부(AKABU)

강렬한 붉은 투구 라벨이 주는 첫인상은 서늘할 만큼 날카롭지만 그 속에는 동일본 대지진의 잿더미를 뚫고 일어난 젊은 양조사들의 뜨거운 숨결이 뛰고 있다. 이와테현의 부활을 상징하는 '아카부(赤武)'다. 아카부의 라벨을 마주하면 무사의 투구 문양이 주는 위압감에 잠시 멈칫하게 된다. 부활하기 위한 노력과 정렬은 멋있으나 라벨 디자인인 무사 투구는 한국인 정서상 다소 위화감이 있는 브랜드다. 명랑, 노량해전에서 많이 본 사무라이가 쓰는 투구인데 라벨만 보면 선뜻 손이 가지 않는 술임에는 틀림없다.

기존 손그림 스케치 병을 AI로 재탄생시킨 [아카부]

하지만 이 강렬한 로고 뒤에 숨겨진 서사를 알게 되면 그 붉은색은 위협이 아닌 '재건의 열정'임을 알게 된다. (이건 일본인의 생각인 거고요 ) 2011년 관동대지진 여파로 거대한 해일이 100년 넘는 역사의 양조장을 휩쓸고 갔을 때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2013년에 젊은 양조 책임자 코다테 류노스케를 필두로 한 20대 청년들이 모여 '부활의 술'을 빚기 시작했다. 그들이 조준한 곳은 전통의 관습이 아닌 현대적인 감각과 타협 없는 품질이었다. 아카부는 오늘날 니혼슈 정점이라 불리는 '주욘다이(十四代)'나 '지콘(而今)'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단기간에 급부상했다.


잔에 따르면 사과와 포도의 싱그러운 향이 마치 잘 만들어진 화이트 와인처럼 피어오른다. 한 모금 마셨을 때 느껴지는 우아한 단맛과 세련된 산미의 균형은 감탄을 자아내며 마지막에 칼로 베어내듯 깔끔하게 사라지는 '키레(깔끔한 뒷맛)'는 아카부(赤武)의 특징이기도 하다. 무사의 투구는 적을 베기 위함이 아니라 잡미를 베어내고 오직 순수한 술의 맛만을 남기겠다는 청년 장인들의 선전포고일지도 모른다.


● 아카부(赤武 ) '호적 등본'

브랜드: 아카부(赤武 - AKABU) 준마이긴죠 야마다니시키

특징: 정미율 50%, 도수 15도

일본주도 ±0, 산도 1.4

가격대: 720ml 2,860엔 / 1.8ℓ 4,840엔


● 아카부의 화려한 검무를 받쳐주는 '미식 페어링'

과실 향이 화려하고 주질이 깨끗한 아카부는 현대적인 일식이나 세련된 서양식 요리와도 근사하게 어울린다

참치 등살(간장에 살짝 절인 참치 등살은 아카부 준마이긴죠의 과실 향과 기막힌 궁합)

연어알과 관자(가리비 관자의 부드러운 단맛과 톡톡 터지는 연어 알의 풍미는 아카부 주질과 잘 어울림)

치킨 스테이크 (바질 페스토를 곁들인 치킨 스테이크는 아카부 산미와 찰떡궁합)


무사의 투구 뒤에 가려진 청년들의 순수한 열정이 스며들고 있는 아카부 한 잔으로 오늘 하루를 승리처럼 장식해 보는건 어떨까? @알쓸사잡 (알면 쓸데없는 사케잡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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