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부 지역
흔히 한국에서 '남남북녀'라는 말을 쓰곤 하기에 처음 이 술 이름을 접했을 때 일본에는 남쪽 지역에 미인이 많아서 붙은 이름일까?라는 상상을 했다. 하지만 진실은 이 술은 남쪽이 아닌 북쪽 태생이고 남남북녀처럼 북쪽에 미인이 있다기보다는 묵직한 역사와 자부심에 맞닿아 있더라. 난부비진(南部美人)이라는 브랜드의 앞 글자는 일본 이와테현 모리오카시 일대의 옛 지명인 '난부번(南部藩)'에서 왔다. 척박했던 북부의 대지 위에서 묵묵히 술을 빚어온 장인들은 자신들이 만든 술이 담려 하고 깨끗하며 무엇보다 아름답길 바랐다고 한다. 그래서 '미인(美人)'이라는 단어를 더해 탄생한 이름은 이제 이와테를 넘어 전국이 사랑하는 명주가 되었다고 한다.
첫 잔을 마시면 왜 '미인'이라 이름 붙였는지 단번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화사한 과일 향이 코끝을 자극하고 뒤를 잇는 우아한 질감은 비단처럼 부드럽다. 2017년 IWC 챔피언 사케에 등극하고 JAL 퍼스트 클래스에서 제공하는 술로 선택받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입가에 미소가 번지는 술을 빚고 싶다"는 그들의 모토처럼 난부비진은 마시는 이의 마음까지 환하게 밝혀주는 힘이 있었다
브랜드: 난부비진(南部美人) 준마이긴죠
특징: 정미율 55%, 도수 15도
일본주도 +5, 산도 1.5
가격대: 720ml 기준 약 2,398엔 / 1.8ℓ 기준 약 4.290엔
난부비진의 깨끗하고 우아한 풍미는 원재료의 맛을 살린 요리와 만났을 때 가장 빛이 난다.
광어 & 성게알(난부비진 특유의 은은한 단맛과 깔끔한 산미는 흰 살 생선의 담백함과 안성맞춤)
봉골레 파스타(조개의 감칠맛과 올리브유 오일감이 과실 향과 만나면 마치 화이트 와인을 마시는 느낌)
난부비진은 차갑게 마셔도 좋지만 상온(약 15~20도)에서 마실 때 숨겨진 쌀의 감칠맛이 가장 잘 살아난다. 오늘 밤 이와테의 맑은 공기를 담은 미인 한 분을 집으로 초대해서 이야기를 나눠보는 건 어떨까? @알쓸사잡(알면 쓸데없는 사케잡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