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기현] 23.하쿠라쿠세이

북부 지역

by 아루히 ARUHI

● 스스로 빛나기보다 요리를 빛내는 조연의 미학, '하쿠라쿠세이(伯楽星)'

가끔 어떤 니혼슈의 이름들은 그 속에 담긴 겸손함 때문에 오히려 더 빛이 난다. 미야기현의 명주 하쿠라쿠세이(伯楽星)가 바로 그런 술이다. 하쿠라쿠(伯楽)란 중국 고사에서 유래되었는데 천리를 달리는 명마를 단번에 알아보는 감정사를 뜻한다. "세상에 명마는 늘 있지만 그를 알아봐 주는 하쿠라쿠는 드물다"라는 말처럼 소비자가 이 술의 진정한 가치를 알아주길 바라는 양조장의 진심이 브랜드명에 오롯이 녹아 있다.

23.하쿠라쿠세이.png 기존 손그림 스케치 병을 AI로 재탄생시킨 [하쿠라쿠세이]

이 술의 매력을 확인하는 법은 간단했다. 미야기현 출신 동료에게 슬쩍 "고향 술 중 맛있고 괜찮은 니혼슈 하나만 추천해 달라"라고 물었더니 일말의 고민도 없이 "하쿠라쿠세이데쇼!(하쿠라쿠지요!)"라는 답이 돌아왔으니까. 지역 현지인도 망설임 없이 내놓는 이름만큼 확실한 보증수표가 또 있을까?


하쿠라쿠세이가 스스로를 지칭하는 별명은 궁극의 식중주(일반 식사와의 궁합을 최우선이다)라는 것이다. 주인공이 되어 무대를 장악하기보다는 함께하는 요리의 맛을 최정점으로 끌어올리는 최고의 조연이 되겠다는 선언이다. 실제로 잔에 따르면 은은한 바나나향이 수줍게 스치고 입안에서는 날카롭지 않은 산미가 입맛을 돋운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에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입안을 깨끗하게 씻어내며 사라지는 드라이한 피니시는 감탄 그 자체다. JAL 퍼스트 클래스와 G7 정상회담 만찬주라는 화려한 수식어는 잠시 잊어도 좋을 것 같다. 그저 좋은 사람과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두고 이 술을 한 잔 곁들이는 게 최고이지 않나 싶다. 왜 이 술이 명마인지 그리고 당신이 왜 이 술을 알아보는 백락이 되었는지 자연스럽게 알 수 있을 거니까


●하쿠라쿠세이(伯楽星) '호적 등본'

브랜드: 하쿠라쿠세이(伯楽星) 특별 준마이 히야오로시

특징: 정미율 60%, 도수 15도

일본주도 +3, 산도 1.7

가격대: 720ml 1.690엔 / 1.8ℓ 2,900엔


●하쿠라쿠세이(伯楽星)의 맛을 빛내는 '안주 궁합'

음식의 맛을 덮지 않고 오히려 살려주는 하쿠라쿠세이의 특성은 섬세한 일식 요리에서 정점이 찍힌다.

생선 초밥 & 사시미 (생선회는 담백함은 살리고 샤리(초밥에 사용되는 식초로 간을 한 밥)의 초 맛과 하쿠라쿠세이의 산미가 만나면 완벽한 미식의 고리를 완성)

미야기현 특산 규탕(우설) 구이 (쫄깃하고 고소한 우설 구이와 곁들이면 안성맞춤)


하쿠라쿠세이는 갓 짠 듯한 신선함이 생명이다. 집에서 즐길 때도 냉장 보관했다가 꺼내 마셔야 진가를 알 수 있다. 잔을 비울 때마다 요리의 새로운 맛이 보이기 시작할 거다. 회사 동료가 지역에서 넘버원이라는 이 술을 미야기현의 한적한 바닷가에서 한잔 기울이면 무릉도원이 따로 없겠다. @알쓸사잡 (알면 쓸데없는 사케잡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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