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부 지역
밤하늘이 짙은 보라색으로 물드는 그 신비로운 찰나를 술병에 담아낼 수 있을까? 이와테현의 시와 주조(紫波酒造店)에서 빚어낸 시소라(紫宙, SHISORA)를 마주하면 그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보랏빛 하늘' 혹은 '우리를 둘러싼 천공'이라는 뜻을 지닌 이 브랜드는 라벨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마치 수채화 물감이 우주 공간에 번져나가는 듯한 오묘한 터치와 신비로운 보라색 향연으로 내 손 안의 작은 우주를 탐험하는 듯한 감성적인 만족감을 선사하는 니혼슈다. 사케 랭킹의 숫자가 주는 권위보다는 감성적인 메시지가 더 아름다운 술이다.
이 아름다운 술을 빚는 사람은 젊은 여성 토지(양조 책임자)인 오노데라 사오리상이다. 전통적인 난부 토지의 엄격한 기술 위에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현대적인 감각을 덧입혔다. 그래서인지 시소라는 한 모금 마셨을 때 첫인상이 매우 입체적이다. 무여과생원주 특유의 신선함이 마치 별가루처럼 입안에서 톡톡 터지고 뒤이어 쌀의 은은한 단맛과 상쾌한 산미가 마치 은하수처럼 부드럽게 흘러간다. 전국구 사케 랭킹 최상단에 이름이 없다고 서운해할 필요도 없다. 오히려 나만 알고 싶은 숨은 우주를 발견한 것 같은 짜릿함이 있으니까.
브랜드: 시소라(紫宙, SHISORA) 준마이긴죠 긴오토메
특징: 정미율 55%, 도수 15도 (이와테현 쌀 긴오토메로 단맛을 포함한 꽃향)
일본주도 -2~0, 산도 1.7~1.9
가격대: 720ml 기준 약 1,870엔 / 1.8ℓ 기준 약 3,630엔
시소라의 생동감 넘치는 산미와 과실 향은 단조로운 안주보다는 개성이 뚜렷한 요리와 잘 어울린다.
석화(굴)와 레몬(시소라의 상쾌한 산미는 신선한 해산물의 바다 향을 더욱 화사하게 만듦)
크림치즈와 견과류 (견과류와 크림치즈의 녹진함이 만나면 마치 우주를 유영하는 듯한 부드러움)
시소라는 사용하는 쌀 품종에 따라 라벨의 색상이 달라지는 매력이 있다. 초록, 파랑, 빨강, 보라 등 밤하늘의 색이 매일 다르듯 취향에 맞는 하늘색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이와테현의 대표 니혼슈인 '미인'- 난부비진과 '우주'-시소라를 만나봤다. 오늘 밤 우주의 기운을 가득 담은 시소라 한 잔으로 지친 마음을 무한한 보랏빛 하늘로 보내보는 건 어떨까? @알쓸사잡(알면 쓸데없는 사케잡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