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프행어

2화 취업

by 헬렌



은행이 위치한 건물의 로비는 웅장했다.

대리석 바닥이 반짝였다.

'여기서 내가 일하는 거야.'

신기했다.

가슴이 뛰었다..


총무회계파트에서 함께 일하게 된 4명은 나를 포함해 모두 신입이었다. 나만 취업재수생으로 1살이 많고 다 같은 나이였다., 전혀 직장경험이 없던 우리는 관리부 총괄매니저 Mr.Mcney 에게서 함께 우리가 담당할 직무에 관한 교육을 받았다. 휴가일 경우 서로 대신 업무를 백업해 주는 시스템이므로 서로의 직무에 대해서도 함께 배워야 했다.


모두 원하던 직장에 취업한 감격에, 같은 나이에, 새로운 문화와 환경에서 새로운 일을 배우는 일에 우리는 모두 즐겁고 행복한 나날들을 보내며, 여러 해프닝에도 불구하고 점차 업무에 익숙 해져 갔다. 젊은 영국인 매니저는 정말 인내심 있고 현명한 사람으로, 뛰어난 유머 감각으로 우리를 웃기며, 어려울 수도 있는 업무지시를 정말 쉽고 빠르게 가르쳐주었다.


우리는 마치 학교에서 선생님과 함께 공부하는 학생들처럼 서로 경쟁하며 즐거운 나날을 보냈다. 일이 끝난 후에는 빌딩뒤의 분식집에서 함께 모여 서로 그날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하며 어린 학생들처럼 수다를 떨기도 했다. 다들 착하고 순수한 성격이라, 1살 차이지만 나를 언니라고 부르며 친하게 지냈다.




6개월이 지나자, Mr.Mcney가 우리를 모이라고 했다. 미팅의 핵심은 자기는 1-2년간 한시적으로 파견된 사람이다. 이곳 업무시스템을 문제없이 정착시키고 떠나야 한다. 그래서 너희들 중, 2명을 인도에 있는 우리은행 연수기관에 보내 교육을 시키려고 한다. 너희 모두 여태껏 정말 잘해주었으므로 앞으로도 잘해주길 바란다. 1번째 팀으로, 먼저 2명을 추천했으니 준비를 하기 바란다.


미처 놀랄 사이도 없이, 나와 미혜의 이름을 호명하며, 갈 수 있느냐고 물었다. 나는 머리가 빨리 도는 편이 아니다. 머뭇거리고 있는 사이, 미혜가 먼저 “갈 수 있다. 가서 열심히 하겠다” 하고 대답했다. 그러자 그는 OK, 하고는 나를 바라보았다. 나도 갈 수 있다고 따라 말하면서 속으로 “월급은 나오겠지..”하고 생각했다.


6개월 후 우리는 1달간의 해외연수를 마치고 돌아왔다. 우리는 즐거운 마음으로 업무에 복귀했고 Mr.Mcney 는 6개월 후 본국으로 돌아갔다. 후임으로는 한국인 매니저가 임명되었고 미혜는 관리부에서 승진하고 나는 심사부 쪽으로 차출되었다. 그 이유는 연수에서 본시험에서 내가 2등을 했는데 특히 환율 관련 복잡한 산식계산에서 만점을 받았다는 이유였다. 나는 수포자였는데 우연히 그 문제를 풀게 되었을 뿐인데.. 속으로 떨면서도 의연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심사부로 발령을 받자, 또 배워야 할 일이 산더미 같았다. 고개를 파묻고, 일보다는 공부를 더 많이 하면서 월급을 받았다. 그러자 또 지점장이 나를 공부하고 오라고 2개월 여신심사과정에 연수를 보냈다. 2번째 해외연수를 받고 왔을 때, 사람들이 나를 대하는 태도가 싸늘함이 느껴졌다. 심사부로 발령을 받고서도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것을 느끼곤 했는데..


일에만 파묻혀서 보내는 날들이 지나갔다. 20-30명 정도의 작은 인원이었고 함께 친하게 지냈던 사이였던지라, 얼어붙은 분위기는 무심한 내게도 정신적 부담이었다. 업무적 정체도 함께 왔다. 4년 차가 되자, 결국 나는 이직을 결심하고 그곳을 떠났다. 그럼에도 끝까지 나를 지지해 준 지점장이 너무도 고마웠다.


그가 말했었다.

한국인은 우수하다.

한국여자는 더 우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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