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굴과 터널사이 ep.06
“우리 뱅킹 입출금 알림
[입금] 장갑 비용 지급 500원”
오후에 일을 하던 중 핸드폰 알림이 왔다.
스쳐 지나가지 못하고
한참을 들여다봤다.
그리고 우리은행 앱을 열었다.
어디서 들어온 돈인지
잠시 기억이 나지 않았다.
곧 알았다.
다이소 알바 관리를 맡은 곳에서
보낸 돈이었다.
‘음, 나는
500원짜리 빨간 목장갑 대신
1,000원짜리 3M 코팅 장갑을 쓰는데…’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알바를 하면서도
이런 걸 따지는 게 맞나?’
퇴근 후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
7시 40분, 다이소에 도착했다.
앱으로 출근 버튼을 누르고
가방을 내려놓은 뒤
3M 코팅 장갑을 꼈다.
입구 쪽을 한 번 훑어본다.
혹시 서성이는 사람이 있나 싶어서.
‘오늘도 알바는 나 혼자겠구나.’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게
가볍게 스트레칭을 했다.
이제는 이마저도 습관이 됐다.
그때
예전에 받았던 카톡이 떠올랐다.
“부점장님께서
고생해주고 계신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알바 관리 업체에서 보낸 카톡이었다.
그런데
위로가 되어야 할 말인데
이상하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왜 나는 이렇게까지 하고 있지?’
다이소 하차 알바는
물류차 도착 시간이
곧 근무 시작 시간이다.
내가 7시 40분에 와 있어도
차가 8시에 오면
8시부터 일한 게 된다.
그전에 하는 일들
카트 꺼내놓기,
물품 레일 깔아놓기,
그건 근무 시간에
포함되지 않는다.
오늘은
7시 50분에 차가 도착했다.
물론 나는 그전에 와서
레일도 깔고
카트도 다 준비해 놨다.
며칠째 혼자 하다 보니
다이소 직원분들이 도와주신다.
다만 대부분 여성분들이라
무거운 물건을 받거나 내리는 데
시간이 더 걸린다.
보통이면
9시쯤 끝나야 할 하차 업무가
오늘은
9시 반이 되어서야 마무리됐다.
아직 무거운 박스들과
끝이 보이지 않는
단프라 정리가 남아있다.
시간은 계속 흘렀고
어느새 9시 50분.
나도 모르게
핸드폰으로 시간을 확인한다.
그때
머릿속에서 누군가 말한다.
‘그래도 아직 정리가 많이 안 됐잖아.
조금만 더 하고 가지?’
숨을 한번 쉰다.
10시에 나가면
지하철을 놓치게 된다.
그러면
20분을 더 기다려야 하고
집에 도착하면
11시가 넘게 된다.
알면서도,
결국 나는
10시 2분에 다이소에서 나왔다.
집에 가는 길에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알바조차
칼퇴를 안 하는 나.
오지람일까?
아니면 모지람일까!!